-정부·지자체·시장별 독자행보…차별화 없다면 비효율의 극치

인바운드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우수관광상품 인증제’가 봇물 터지듯 늘었다. 외래객 유치를 촉진하고 양질의 방한 관광상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우후죽순처럼 엇비슷한 제도가 운영되면서 자칫 혼란만 가중시키고 신인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서울시가 ‘서울 우수관광상품 인증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부산시도 같은 맥락의 인증제를 도입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4일 “고품격 관광상품 발굴을 위해 부산 소재 인바운드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3월부터 ‘부산시 우수관광상품 인증제’를 시행한다”며 “고품질의 부산관광상품을 개발해 외래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시간을 늘리게 하는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부산 소재 1~3급 호텔 2박 이상, 유료 체험 2개소 이상, 부산 전일관광 2일 이상(1일 8시간 기준) 등의 조건을 충족한 상품을 대상으로 별도 심사과정을 거쳐 우수상품을 인증한다. 우수관광상품에 대해 해외 현지 광고비(500만원)와 모객 실적에 따른 지원금(최대 2,000만원)도 제공한다. 

서울시 역시 2013년 처음 도입했던 우수관광상품 인증제를 올해도 지속한다. 3월부터 12월까지 격월 단위로 서울 체류 일정 등이 포함된 외래객 대상 단체 관광상품 중 우수한 상품을 서울시 인증 우수관광상품으로 선정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상품개발비(1인당 2만원), 골든인센티브(최대 800만원), 해외 판촉활동 지원 및 공동광고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지난해 골격을 대부분 유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총 15개의 서울시 우수관광상품이 탄생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마케팅은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명동 M플라자에서 인바운드 여행사를 대상으로 ‘2014년도 우수관광상품 인증제’ 사업설명회를 개최, 여행사 지원사항 등을 알릴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02년부터 매년 시행해온 ‘우수여행상품 인증제’ 역시 인바운드 뿐만 아니라 아웃바운드, 국내여행 상품도 인증대상으로 한다는 점만 다를 뿐 기본적인 운영내역은 비슷하다. 올해 역시 4월 경 우수여행상품 인증신청 공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증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는 서로 비슷한 인증제를 양측에서 각각 시행하는 데 따른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인바운드 부문을 서울시가 통합해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한 바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중국 인바운드 상품만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인증제도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우수업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양질의 중국 인바운드 상품을 발굴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지난 6일 중국인바운드위원회를 개최, 중국 인바운드 상품만을 대상으로 한 인증제 도입을 위한 현장의견을 수렴했다. KATA 관계자는 “기존 제도들과 차별화된 방식과 형태로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시행주체와 내용이 다르고 기존 제도들과도 차별화를 꾀했다지만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을 우려하는 시선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다. 모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여행사들 입장에서야 고마운 일이고 밑질 일도 없지만, 제도의 희소성과 대외 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제도마다 차별화된 특징을 갖춰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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