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관광청에서 매년 주최하는 미디어마켓, 고미디어(GoMedia)는 올해 벌써 12번째를 맞았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여행미디어가 초청돼 캐나다의 지역관광청, 관광지 운영자 등 관광 관련 기관과 최소 25개 이상의 일대일 미팅을 진행해야하는 이번 행사는 캐나다 관광시장 트렌드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시간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펜틱턴 글·사진=윤지민 객원기자 취재협조=캐나다관광청 www.keepexploring.kr

-캐나다 전국의 관광 홍보 전문가 총집합
-투숙객 세금 등 재원 마련 방법도 다양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 따라 홍보도 진화
 

소규모 커뮤니티도 자발적 관광 홍보
 
이번 행사에서 캐나다관광청을 비롯해 주(Provincial), 도시(Municipal), 커뮤니티(Community) 등 각 지역별 관광청 20여 곳을 인터뷰 하면서 확인한 공통점은 각각의 조직이 지역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도시나 작은 커뮤니티가 직접 관광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 중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부분은 지역의 호텔 등 관광사업자가 고객에게 2~3% 정도의 룸 택스(Room tax)를 부과해 공동의 관광홍보 예산을 마련하는 방법이 보편적이지만, 이 외에도 매년 정해져있는 정부지원금 프로그램에 지원하거나, 협회 형태로 회비를 모으거나, 공공 골프장이나 박물관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의 크기는 관할하고 있는 지역의 규모에 따라 상이하지만, 소도시 같은 경우 직원이 1명 뿐인 작은 규모라도 별도의 조직이 있고 대부분은 지역 민간사업자들의 수요에 의해 시작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넬슨(Nelson·인구 1만명 소도시)을 중심으로 쿠트니 호수 주변 지역의 관광홍보를 담당하는 넬슨쿠트니호수관광청의 다이아나 둑스(Dianna Ducs·사진) 이사는 “관광 홍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지역 관광사업자들에게 생겨나면서 호텔 투숙객마다 추가 2~3% 정도의 세금을 부과해 총 금액을 관광청의 예산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그 방안에 대해 지역 호텔들을 다니며 50% 이상의 찬성을 받아내 주 정부에 발의하여 법안으로 직접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관광 홍보를 직접 조직화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보니 주 정부 관광청은 지역(Regional)관광청을 따로 운영하면서 중간자 역할을 부여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관광청(Destination BC)의 경우 주 내에 6개의 지역을 구분해 쿠트니 록키, 해안산간지역 등 6개의 중간규모 관광청을 운영 중에 있고, 노바스코샤(Nova Scotia)나 뉴펀들랜드 앤 래브라도(New Foundland and Labrador) 주 등도 유사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유콘(Yukon) 주 같이 주 전체 인구가 3만 명 정도인 소규모의 주는 주 정부 내에 관광을 한 부서로 운영하며 전담토록 하기도 한다.

캐나다의 이러한 환경을 반영하듯 전국의 많은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를 포함해 다양한 관광사업자들에게 맞춤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비즈니스도 있다. 타르탄그룹(Tartan Group)의 케이트 로저(Kate Roger·사진) 이사는 “지역에 숨어있는 스토리를 필요로 하는 관광청들에게 에코투어리즘이나 토속문화(Aboriginal Culutre)와 같이 테마 있는 관광 콘텐츠를 제안하고 연결해주는 컨설팅을 하며 브리티시컬럼비아관광청 등을 클라이언트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기반시설 관광홍보 기능 강화
 
국가 기반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캐나다의 국립공원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파크 캐나다(Parks Canada)의 기 테리유(Guy THERIAULT·사진) 마케팅 전문가는 본인의 기관을 ‘캐나다 전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화와 자연 관광 공급자’라고 소개했다. 캐나다의 공공기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파크캐나다는 115만명의 트위터 팔로워와 9만2,000명의 페이스북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국립공원의 지정, 운영, 관리 및 환경과 문화, 역사 보존 등의 역할이 일반적이다. 또한 “점차 직접적인 마케팅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홍보 효과가 각 지역의 여행사와 관광청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지역의 유닛별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캐나다의 철도 운영자인 비아레일(VIA Rail Canada) 역시 관광 홍보의 역할을 키워가고 있었다. 아시아지역 세일즈를 담당하고 있는 미쉘 굿윈(Michelle Goodwin)은 “현재 모든 서비스를 약 7~8개의 언어로 안내하고 있으며, 토론토와 오타와 지역을 잇는 주요 철도를 제외하고는 80% 정도의 고객이 관광객”이라고 전했다. 이어 “관광 홍보 기능을 강화하면서 열차 내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천장이 돔 형태로 만들어진 특별열차를 운행하는 등 관광 편의도 증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통적으로는 유지보수, 운영, 연구 등 행정적인 기능이 중심이 되었을 국가 차원의 기관들도 관광 수요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홍보마케팅의 기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또한 기관 차원에서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홍보하면서 지역 여행사들이 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운용할 수 있도록 협업한다. 
 
소비자 욕구 맞춰 공급도 세분
 
여행미디어 역시 다양한 미디어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 세분화되어 1인 미디어가 성장하고, 규모나 접근성과 관계없이 더 새롭고 다양한 관광지를 가보고 싶어하는 수요자가 많아지면서 예전에는 딱히 관광홍보가 필요 없던 소도시와 커뮤니티까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조직과 예산을 만들었다. 또한 점점 다양해지는 관광자원과 소비자를 연결해줄 수 있도록 국가 기반 기관 차원에서도 관광과 홍보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게 되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고, 관광을 소비하고자하는 수요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진다. 그렇게 시장이 변화하면서 여행미디어, 관광사업자, 공공기관 등 공급자의 역할도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전망이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에 참석한 여행 미디어의 절반은 개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에 글과 사진을 기고하는 프리랜서이거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며 영향력을 키운 1인 미디어가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북미를 비롯한 영어권 국가는 영어로 작성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크기에 더욱 1인 미디어가 우세했다. 1인 미디어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러한 트렌드를 활용한 스타트업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미디어(Immedia)는 전 세계의 미디어와 홍보 담당자가 필요에 따라 서로를 찾을 수 있는 미디어 키티(Media Kitty)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인 미디어나 저널리스트들이 본인을 커뮤니티에 등록하면 연간으로 일정 비용을 지불한 홍보 담당자들이 원하는 미디어를 검색해 취재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이미디어의 헤더 커크(Heather Kirk) 대표는 “미디어 키티는 현재 1만2,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점점 글로벌한 서비스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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