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봄과 가을 2차례에 걸쳐 진행돼 온 ‘관광주간’이 올해는 ‘여행주간’이라는 새 이름을 달았다. 여행주간 총감독도 선임하는 등 변화를 줬지만 여행업계는 올해 역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여행 수요 창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여행업계도 수혜를 입기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인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편집자주>
 
-성수기 할인여지 좁고 체감효과 낮아
-“가을 여행주간처럼 비수기로 옮겨야”
-비수기 파격할인 등으로 신규수요 창출
 
명칭 바꾸고 새로운 요소 가미 
 
국내여행 수요창출 및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처음 도입된 ‘관광주간’은 올해부터 ‘여행주간’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올해부터는 국민들이 다가가기 쉽고 더욱 편안한 느낌을 주는 ‘여행주간’으로 이름을 바꿔 봄과 가을에 추진하며, 여행주간 진행 총감독을 최초로 선임해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봄 여행주간은 5월1일부터 14일까지 ‘떠나세요, 봄이 있는 이 땅으로’를 표어로 진행된다. 한국관광공사와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함께 한다. 문관부는 전국 17개 대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 1만2,000여개 업소에서 다양한 할인을 진행해 여행비용 부담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 관광지와 관광시설 등은 무료개방 또는 요금할인으로 호응하며, 전국 76개 사찰은 1만원으로 템플스테이 체험을 할 수 있는 ‘행복만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등 유관 기관 및 기업과의 협업 이벤트도 다채롭게 전개된다.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5월 첫째 주 토요일인 5월7일을 ‘연인의 날’로, 둘째 주 토요일인 5월14일을 ‘아내의 날’로 지정해 여심을 공략하기로 한 점도 새로워진 요소다. 

여행주간을 계기로 봄 휴가 문화를 조성하는 노력도 펼친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학교 등에 국내여행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문관부는 교육부와의 협업을 통해 전국 초·중등학교 1만1,611개교 중 89%에 달하는 1만340개교가 봄 여행주간에 재량휴업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여행사 “피부에 와 닿지 않아”
 
정부의 설명대로면 그야말로 시끌벅적한 봄 여행주간인 셈인데 정작 국내 여행업계는 시큰둥하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여행사로서는 피부에 와 닿는 게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전문 A여행사 대표는 “국내여행 신규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여행사를 통한 신규수요’는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며 “여행사가 참여하는 이벤트나 행사도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동안 여행주간에서 여행사가 참여하는 이벤트는 ‘추천 내나라 여행상품’으로 선정된 상품을 할인해 주는 정도에 그쳤다. 여행주간 추천 여행상품으로 최대 1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고 홍보해주기는 하지만 성수기여서 가격 할인 여지가 적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A사 대표는 “여행주간 아니더라도 여행 수요가 넘쳐나는 그야말로 뜨거운 시기여서 여행주간 효과를 가늠하기도 힘들고 할인 여지도 적다”고 말했다.
 
국내상품 홈쇼핑 판매에 ‘기대’
 
그나마 올해는 홈쇼핑을 통한 우수 국내여행상품 판매를 지원하기로 해 기대를 높였다. 문관부가 지정한 ‘2015년 우수여행사’의 상품과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우수여행상품으로 선정한 상품 중 6개를 선정해 공영홈쇼핑(아임쇼핑) 방영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으로 국내여행상품을 홈쇼핑 판매한다는 점에서는 물론 중소기업 제품 판매 등으로 공공성을 갖춘 공영홈쇼핑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영상제작비용 등을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는 판매수수료 부담만으로 홈쇼핑 판매를 진행할 수 있다. 홈쇼핑 측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도 상품가의 5%로 최저 수준으로 책정해 부담을 낮췄다. 문관부는 상품 선정및 영상촬영을 마치고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 하루에 2개 상품씩 상품당 30분씩 홈쇼핑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한 선정 여행사 대표는 지난 13일 “정부 지원으로 국내여행상품을 홈쇼핑 판매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 의미가 있고 그래서 기대도 크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단발성으로 끝내지 말고 정례화해서 여행사도 지원하고 국내여행도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수기에 외국인으로도 확대하자 
 
3년째로 접어든 만큼 그동안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여행주간 실시 시기를 과감하게 비수기로 조정해야한다는 주장도 다시 불거졌다. 국내여행 신규수요 창출이라는 도입취지에서는 물론 사업체들의 할인혜택 제공여지도 훨씬 넓다는 이유에서다.  

B여행사 대표는 “성수기 때 할인혜택을 제공하라고 하니 어느 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느냐”며 “비수기에는 어차피 비어 나가는 방이고 좌석이니 ‘반값세일’처럼 파격적인 할인도 제공할 수 있으며, 그 정도는 돼야 신규수요 창출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 입장에서는 여행주간 동안의 국내이동 총량 등 실적이 중요하니 성수기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겠지만 그동안의 실적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가을 관광주간 시기를 기존의 10월초 성수기에서 10월말~11월초 평수기로 조정했다. 올해 가을 여행주간도 10월24일부터 11월6일까지 평수기에 진행된다. 봄 여행주간 역시 5월초 황금연휴를 피해 실시하자는 게 여행업계의 바람이다. C 업체 측은 “지난해 가을 관광주간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시기에 시행된 덕분에 크지는 않았어도 모객에 탄력을 받는 느낌이었다”며 “봄 역시 4월 하순에 실시해 국내여행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연스레 5월 황금연휴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대상으로도 여행주간 행사를 확대한다면 인바운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