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반 교육·금융·의료·관광산업의 시너지 … 관광 패러다임의 변화 주도, 각종 규제 완화 필요
산업과 산업 간의 경계가 나날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다. 의료관광, 공유민박도 역시 의료산업·IT산업 등이 관광산업과 함께 어우러져 탄생한 결과다. 지난 3일 (사)K-ICT 투어 포럼이 창립총회를 통해 공식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을 기반으로 교육,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을 융·복합해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관광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패러다임의 변화가 만든 신동력 산업
 
홀로서기의 시대는 지났다. 에어비앤비가 여행시장에 ‘공유민박’이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사례를 살펴보자. 에어비앤비의 성장은 IT산업과 공유경제가 만든 결과물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행자들의 숙박 이용 후기가 공유됐고, 이는 서비스 품질 보장과 신뢰 있는 상거래 문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지 않았더라면 에어비앤비가 시가총액 29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이루기란 쉽지 않았을 테다. 

관광산업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금융, 교육, IT, 의료 등의 산업군도 이제는 관광과 더 이상 구분 지을 수 없다. 특히 관광 패러다임의 변화가 산업 간의 융합 속도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호서대학교 이종원 교수는 “과거 여행의 목적이 ‘관광’이었다면 이제는 ‘경험’으로 옮겨진 영향이 크다”며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이 늘어난 것이 결국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탄생하게 만들고 시장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ICT산업을 기반으로 서비스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ICT 투어 포럼도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했다.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지능정보기술과 다양한 산업의 접목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고 추진하기 위함이다. 지난 3일 K-ICT 투어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차관<사진 아래>은 “지능정보기술을 바탕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 금융, 의료, 뷰티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논의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ICT란
ICT는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약자로 정보통신기술을 지칭한다. IT(Information Technology)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IT가 ‘기술’을 의미한다면 ICT는 통신의 개념이 더해진 산업이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산업을 분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 등이다. 소셜네트워크, 모바일콘텐츠, e-러닝, 원격수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패널 인터뷰 
이번 K-ICT 투어 포럼에는 초대회장 이봉규 연세대학교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차관, 한국관광공사 강옥희 관광산업 본부장,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승헌 교수, KB금융지주 김옥찬 사장,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황준석 국장이 참석해 산업 간의 협력을 약속했다. 또 SJ 파트너스 김상민 상무,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휴젤 심주엽 이사, 에어비앤비 이상현 정책총괄이 참석해 ICT&투어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콘텐츠 가공 속도 가속화 
한국관광공사 강옥희 관광산업 본부장
올해 방한 외국인관광객은 1,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 1988년 200만명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또 패키지여행으로 방문하던 과거의 여행 패턴과 달리 요즘은 전체의 70% 이상이 개별여행객으로 방문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여행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직접 예약하고 정보도 얻는다. 관광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졌으니 불편도 가지각색으로 발생하며 제공해야하는 콘텐츠와 정보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이러한 문제점과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ICT 융합 산업팀을 특별 조직으로 만들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여러 채널을 통해 효과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2015년 의료관광 수입 6,694억원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승헌 교수
최근 헬스 케어 분야에서 ICT를 비롯해 관광산업과의 결합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환자의 생채지능을 실시간 공유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통해 진료와 치료, 수술까지 가능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의료산업과 ICT가 협력해 방대한 양의 의료정보를 분석하고 연구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을 기대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시스템과 훌륭한 의료진을 기반으로 의료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고도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의료관광객은 2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26만6,000명 대비 11.4% 증가했으며 진료 수입도 6,694억원으로 20.2% 증가했다. 외국인 국적도 아시아·중동에서 미국·러시아로 다변화하고 있다. 의료관광 활성화와 질적인 성장을 위해 관광공사 및 지자체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산업 구조에도 변화 필요해…
호서대학교 이종원 교수
지난해 해외출국자수가 1,9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2,000만명을 바라보고 있으며, 2020년까지 2,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우리나라 경제인구가 2,700만명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규모다. 중국 인바운드를 겨냥한 서비스 산업의 기회도 무궁무진하다. 2014년 기준 ‘화장을 하는 중국인’의 비율은 전체의 10%라는 통계가 있다. 아직도 뷰티관광을 위해 방한할 중국인이 많다는 이야기다. 다만 인바운드 유치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도 많다. 예를 들어 한 명의 중국인이 성형을 위해 1억원을 지불한다면 그중 2,000만원은 의료진에게, 8,000만원은 브로커에게 돌아가는 수준이다. 브로커가 장악한 시장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아이디어 좋다면 투자 아끼지 않아 
SJ 파트너스 김상민 상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창조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 펀드 공모전을 진행했다. 그리고 SJ 파트너스를 선정했다. SJ-창조관광 벨류업 벤처조합이라는 이름을 결성, 총 8년간 존속하는 펀드를 개발했다. ICT와 융·복합 할 수 있는 기업이나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기간은 4년이다. 투자금은 문체부 한국모태펀드 130억원, 산업은행 30억원, 공제회 30억원, 개인 10억원, SJ 파트너스 20억원이 모여 총 220억원을 결성했다. 관광진흥법상 관광산업, 관광산업 특수분류상 연관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결성금의 60% 이상을 투자한다. 2015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220억원 중 창조관광분야에 19.7% 투자를 집행한 상태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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