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하와이…올해 20만명 이상 성적표 기대
-괌·사이판 항공 공급 폭발, 호텔 쏠림 현상 여전

캐나다·미국 동서분주
 
올해 캐나다와 미국은 각각 동·서부를 중심으로 여행 상품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주된 요인이었다. 신규 취항지를 기점으로 미국·캐나다 신상품 개발에 훈풍이 불었다. 

에어캐나다는 지난 6월 인천-토론토에 드림라이너 B787-9를 투입하면서 동부지역으로 항공 공급을 약 30% 늘렸다. 한국에서 캐나다까지 직항은 인천-밴쿠버가 유일했지만 에어캐나다의 취항으로 하반기부터는 토론토를 중심으로 퀘벡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 등 동부 상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캐나다 서부는 오로라 투어가 뜨면서 빛을 발휘했다. 올해 초 tvN 예능 <꽃보다 청춘>에서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여행이 방영되면서 ‘오로라 성지’로 불리는 옐로나이프가 반사이익 효과를 누린 덕분이다. 가장 큰 변화는 캐나다를 방문하는 연령층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캐나다는 친지 방문이나 유학생 수요가 높았지만 올해는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젊은 여행객들도 부쩍 늘었다”며 “안전한 이미지 때문인지 1인 여자 여행객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캐나다를 방문한 한국인은 19만6,677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했다. 캐나다관광청은 올해 총 한국인 방문객 수는 무난하게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하와이·로스앤젤레스 등 서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LA가 항공사들의 러브콜을 연이어 받았다. 싱가포르항공이 지난 10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인천-로스앤젤레스로 변경 운항하기 시작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노선에 A380을 투입, 대한항공도 일1회에서 일2회로 증편 운항 중이다. 또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등도 LA 노선으로의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B여행사 관계자는 “미국은 새로운 지역의 상품보다는 기존에 주목받던 지역에서의 다각화된 상품이 더 인기”라며 “LA를 중심으로 상품 개발 경쟁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와이는 올해도 고공행진 날아올랐다. 허니문은 물론 가족여행지, 인센티브 목적지로도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진에어가 인천-호놀룰루에 취항하면서 항공 공급도 뒷받침됐지만 한편으로는 저가 상품도 늘었다. C여행사 관계자는 “진에어가 취항하면서 하와이가 더욱 친근하고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항공은 물론 호텔마저 저렴한 곳으로 묶는 상품을 원하는 손님이 많아져 저렴한 목적지로의 이미지가 커질까 우려도 된다”고 설명했다. 하와이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하와이를 방문한 한국인 수는 17만9,928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8.4% 증가해 올해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FIT, 반갑거나 반갑지 않거나  
 
섬들의 승리다. 올해도 위풍당당 하와이에 이어 괌·사이판의 인기도 거셌다. 올해 1월부터 12월8일까지 괌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50만3,984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방문자 수가 약 42만7,900명이었으니 1년 사이 8만 명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일본인 방문객 수 69만5,526명에 이어 한국은 전체 마켓에서 2위를 차지했다. 마리아나제도를 방문한 한국인 수도 늘었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한국인 방문객 수는 20만8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괌·사이판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항공 공급이 한수를 뒀다. 인천-사이판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에 이어 올해만 6월 진에어, 10월 이스타항공, 12월 티웨이항공까지 합류하면서 4개 국내 LCC가 접전을 펼쳤다. 부산-사이판 노선에도 제주항공이 주4회 신규 취항했다. 마리아나관광청 정종윤 팀장은 “12월23일 티웨이항공까지 가세하면 항공 좌석 월 4만석을 공급하게 된다”며 “평균 로드율이 70%라고 가정하면 2017년 한국인 방문객 수는 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괌 하늘길도 넓어졌다. 특히 괌-부산 노선에 대한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에 이어 진에어가 지난 4월 취항하면서 공급을 확대했다. 

하지만 여행사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괌·사이판 여행객들이 대부분 자유여행객인지라 상품 자체가 실질적인 수익을 얻는 구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D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은 직접 따로 구매하고 OTA에 요금이 풀리지 않은 한국 마켓 인기 호텔만 따로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두짓타니 괌 리조트, 켄싱턴 호텔 사이판 등 신규 호텔이 오픈했지만 특정 호텔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괌은 FIT가 증가하면서 항공사들이 여행사에 공급하는 시리즈 좌석을 줄이거나 그룹 요금을 인디비 요금보다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늘었다. E여행사 관계자는 “그룹 요금마저 경쟁력이 없어지니 여행사를 이용하는 손님은 오히려 줄어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호주도 순항했다. 호주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호주를 방문한 한국인 수는 22만7,7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대한항공이 인천-시드니 노선에 A380을 투입하면서 좌석 공급을 늘렸고, 올해는 아시아나항공도 A380을 교체 투입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테러’라는 악재에 발목을 잡힌 유럽이 고전하면서 기저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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