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뜬다>가 떴다. 지난 1월31일에 방영된 11회차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5.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자유여행을 콘셉트로 한 여행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패키지여행’에 집중한 <뭉쳐야 뜬다>가 흥행 반열에 오른 것이다. 흥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패키지여행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뭉쳐야 뜬다>는 패키지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편집자주>
 
-“구시대, 비호감 이미지 개선에 효과적”
-하나투어는 물론 여행사 전반 모객 영향
-관련 상품 및 홈쇼핑까지 마케팅 극대화
 
 
시청률 ‘쑥쑥’, 반응 각양각색

지난해 11월 JTBC에서 <패키지로 세계일주 - 뭉쳐야 뜬다>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미 여행을 테마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다수 방영되고 있었던 만큼 사전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특히 패키지여행은 여행시장의 트렌드인 ‘자유여행’과 판이하게 다른 속성이었기 때문에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상당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닐슨코리아 기준 2.9%의 시청률로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올해 1월31일 11회차에는 4.6%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기준에 따라 최대 시청률 5.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11회차)까지 나오고 있으니 흥행에 성공했다 보아도 무방하다. 

각종 블로그, 카페, SNS 등을 통해 입소문도 빠르게 퍼지는 모습이다. 같은 패키지를 이용했던 경험담을 공유하거나,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패키지 상품에 대한 토론도 벌어진다. ‘좋았다’ 혹은 ‘패키지가 편하다’는 긍정적 반응은 물론, 극단적인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반응이 교차되면서 패키지여행 자체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방송 지역 예약 문의 늘어나

실제 패키지 예약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방송을 협찬하고 있는 하나투어의 예약률 변화가 아무래도 가장 크다. 방콕/파타야 상품의 경우 방송 이후인 2016년 11월19일부터 12월16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66%(예약일 기준)가 증가했다. 장자제(장가계)는 2016년 12월17일부터 올해 1월6일까지의 예약이 전년 동기대비 475%(예약일 기준)가 늘었다. 

하나투어만 덕을 보는 것도 아니다. 패키지 여행의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여행사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역별로 체감 정도가 다르고 방송의 파급 효과라고만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큐슈와 방콕/파타야의 경우 문의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남아 지역 담당자의 경우 “문의도 문의지만 그보다 여행객 연령대가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며 “20~30대 여행자의 예약이 늘어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랑풍선의 경우 “아직 방송이 예약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편”이라고 평가하는 등 체감 변화는 업체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홍보 및 마케팅 효과 ‘톡톡’

마케팅적 효과는 보다 극적이다. 관광청의 경우다. <뭉쳐야 뜬다>의 스위스편 제작에 하나투어와 참여했던 스위스관광청은 “온라인 마케팅, PR, 프로모션, 세일즈 등 관광청의 주요 업무 4가지를 한 번에 해결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송 이후 자연스럽게 SNS 등 온라인 마케팅과 홍보가 해결되고, 관련 상품이 주요 여행사에서 개발돼 세일즈 및 프로모션 연계가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스위스관광청은 “방송 후 여행사들의 문의가 많이 늘고 홈쇼핑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며 “패키지가 좀 더 활성화 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협찬사인 하나투어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하나투어 IBC 전략총괄팀 박현정 차장은 “패키지를 다룬 방송은 처음이었고 공산품같이 보여지는 상품이 아닌 패키지가 제대로 보여질 지 반신반의 했으나, 결과적으로 효과가 있어 장기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다 효과적인 패키지 노출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박 차장은 “스테디셀러를 이용하는 것에서 패키지의 다양한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테마여행 등으로 방송 콘텐츠를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패키지 이미지 변화 상당”

지금까지 방송됐던 여행 프로그램 일체가 모두 ‘자유여행’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었다. 여행 프로그램의 흥행을 이끌었던 <꽃보다> 시리즈부터 시작된 자유여행 콘셉트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배틀 트립>, <수상한 휴가>, <원나잇 푸드트립> 등으로 이어져왔다. 굳이 따지자면 <뭉쳐야 뜬다>는 ‘패키지여행’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뭉쳐야 뜬다>의 의의는 ‘최초’에 있는 것은 아니다. 패키지를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막연한 비호감의 시선으로 쳐다보던 젊은층이 패키지여행에서 호감을 발견하고 실제 여행사 예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의 여행 콘텐츠는 대부분 자유여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상대적으로 패키지여행은 ‘구세대의 산물’ 즈음으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각종 옵션강매, 쇼핑강요 등 일부 부정적인 사례만 강조된 이미지도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이미지 변화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패키지의 이미지가 방송 이후 많이 개선되고 좋아진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또한 “비슷한 상품을 다녀왔던 여행자들이 자기가 갔던 곳을 생각하며 방송을 보는 것 같다”며 “패키지여행의 편리함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적중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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