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일주일 1~2건에서 하루 2~3건으로”
-소규모 출발, 자유여행 상품이 예약 높아

“페루 상품 문의가 정말 많이 늘었어요. 작년엔 일주일에 1~2건이었는데 요즘은 하루에 2~3건씩 들어옵니다.” (모두투어 중남미 담당자) “기존에 한 번도 판매한 적 없는 지역이어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즉각 나타나 놀랐어요.” (내일투어 마케팅팀 관계자)

국내에선 소수의 여행자만이 찾는 목적지였던 페루의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월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의 영향이다. 방송에 맞춰 ‘꽃보다 페루’와 같은 이름으로 새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기존에 남미 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던 여행사도 페루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하는 등 변화가 활발하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페루 상품 관련 문의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적게는 2배, 많게는 7~8배로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방송 예고편이 시작된 지난 7월1일부터 8월17일까지 인터파크투어의 페루행 항공권 발권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문의가 실예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상품 유형에 따라 격차가 크다. 대체로 일반적인 패키지보다 자유여행 상품, 1~4명 정도의 소규모 인원부터 출발이 확정되는 상품의 예약율이 높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한 홀세일여행사 미주팀 관계자는 “페루에 가고 싶다는 문의전화는 많이 오지만 예약 건수로만 보면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생각보다 비싼 상품 요금과 긴 여행일정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방송에선 300만원에 육박하는 항공요금이 노출되지 않았고 하루 7,000원짜리 숙소에 묵는 모습 등이 비춰져 페루여행이 저렴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페루 등 중남미 패키지 상품의 가격은 적어도 400~500만원 선이다. 미서부와 페루·중남미를 묶은 연합 패키지를 출시한 랜드사 관계자도 “아직 뚜렷한 예약 증가는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페루 여행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높아졌지만 높은 상품요금 때문에 망설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달리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은 문의가 예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페루 현지 랜드사와 계약을 맺고 자유여행 상품을 출시한 온라인투어 관계자는 “예약 고객 중에는 20대 후반~30대 여성의 비중이 가장 높고, 페루 1개국만 일주하는 상품이 페루와 다른 중남미 나라를 함께 여행하는 상품보다 더 인기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상품의 인기 요인으로 1명부터 출발이 가능하다는 점, 충분한 자유시간이 보장되면서 필요한 현지투어도 포함한 점 등을 꼽았다.

패키지 상품만 출시했음에도 4명부터 출발을 확정하도록 구성해 비교적 빠르게 모객을 올리는 곳도 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중남미 상품은 단가가 너무 높아 일반 패키지처럼 10명 안팎의 팀 생성은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8월27일에 첫 팀이 출발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장의 모객 숫자와 관계없이 ‘꽃청춘’의 배경으로 페루가 등장한 것 자체의 의미가 크다는 게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워낙 인지도와 수요가 낮았던 목적지였던 만큼 이번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장기적인 시장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페루관광청은 내년부터 한국 시장의 예산을 증액해 여행사들의 마케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페루관광청 최보순 대표는 “본청에서 이번 방송으로 인한 시장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빠르면 4사분기 말부터 여행사들에 마케팅 비용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여행사 대상 팸투어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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