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앞으로 꿈이 뭐예요?’‘지금처럼 늘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거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세요?’ ‘재미있고 즐거운 회사요’ 

‘직원이나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바라는 거 있으세요?’‘재미있고 즐겁게 살았으면 하는 거요’
‘좌우명 같은 거 있으세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고통까지도.’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은 기원전 고대 로마의 시에서 유래가 된 말이지만, 1990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경쟁에만 치여서 공부하는 사립학교 학생들이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길 바라며 외쳐서 더욱 유명해진 말이다. 영화에서는 현재의 이 학창시절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지금 당장 낭만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의 가치를 깨닫고 느끼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다.

우리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미래의 행복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지금의 고통만이 미래의 행복을 줄 것이라고 가르치곤 했다. 지금 행복하기 위해서 교회에 나가보기도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살아 있을 때 하나님을 믿고 고통과 억압을 참으면 죽은 후에 천국에서 보답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착실하게 교육 받은 대로 보답하기 위해서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올 행복을 기대하면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낸다. 좋은 대학과 직장 그리고 결혼을 위해서, 노후 때문에, 나아가 자식들 때문에 늘 지금 당장의 행복과 즐거움을 유보한 채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은 미래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서 희생 되어야할 도구로만 활용한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옷을 입고 정시에 출근하고 밤새 야근하는 게 힘들지만 이 순간만 참으면 곧 행복이 올 것이라고 한다. 회사가 존재하는 한 매일, 매년 오직 성장과 성과를 위해서 모든 직장인들이 개인의 사생활과 가치까지 오늘의 회사를 위해 바쳐야만 미래에 인정받고 소위 출세하는 지름길로 인식이 되어 있다. 

1999년, 24세의 토니셰이(Tony Hsieh)는 그의 친구와 함께 만든 링크익스체인지(LINKEXCHANGE)를 2억6,500만 달러(약 2,700억원)를 받고 마이크로 소프트에 매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회사를 팔면서 1년 안에 마이크로소프트사를 그만두면 그가 받기로 한 4,000만 달러(410억원)에서 20%를 받을 수 없게 되는 조건이었지만, 며칠 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사직을 한다. ‘내 인생에서 1999년은 이번뿐인데 100억원에 바꿀거야?’ 

링크익스체인지를 창업하기 전 대기업 오라클을 그만두고, 링크익스체인지를 매각하고,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년 만 출근하면 받을 수 있는 100억에 가까운 돈을 포기하고 그만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 행복하지 않아서’였다. 그때마다 그는 ‘내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알 지 못했지만, 하지 말아야할 것은 알았다’고 한다. 

크게 될 사람이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이렇게 할 수 있으니까 크게 된 인물인지 모르겠지만, 직장인이든 임원이든 오너이든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내 생활을 희생으로 담보 잡히기 것보다, 지금 당장 구성원들의 재미와 행복이 회사의 밝은 미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의 경영 플랜을 찾아보자.

기업이 잘 되면-> 오너가 돈을 벌고- > 회사 복지를 만들고-> 사회 환원이라는 고정관념화 된 공식에서, 구성원(고객과 직원)의 재미와 행복이 최우선이 되면 나머지는 그냥 따라온다는 공식은 토니 셰이가 꿈꾸는 재포스(Zappos, 세계 최대의 온라인 신발회사)에만 현실화되는 법칙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반면, 자살률이 높은 것은 오로지 물질적인 풍요에만 매달린 나머지 지금 당장의 즐거움과 기쁨을 유보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풍요로움보다 지금 당장 내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상들에서 감사하고 감탄하는 마음을 느낀다면 지금 바로 행복을 얻을 수도 있으리라. 카르페디엠.
 
신창연
여행박사 대표이사 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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