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바운드 “늘려도 모자랄 판에 없애”
-이란·카자흐스탄 지사 신설 쪽으로 가닥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사 폐쇄설로 일본 인바운드 업계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년 반 만에 겨우 회복 기미를 보이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개편설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부터다. 5월말 한국관광공사는 해외지사 폐쇄 및 신설을 골자로 한 개편안 마련에 착수했는데 최근 이의 윤곽이 잡혔다. 일본 나고야 지사와 터키 이스탄불 지사를 폐쇄하는 대신 이란과 카자흐스탄 지사를 신설한다는 게 개편안의 핵심이다. 개편 범위가 더 확대될 수도 있다. 일본 인바운드 업계는 “나고야 지사 폐쇄는 확정적이고, 추가적으로 후쿠오카 지사까지 폐쇄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개편 폭이 확대될 경우 ‘5개 폐쇄-5개 신설’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일본에는 도쿄지사를 비롯해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4개 지사가 있으며, 각 권역별로 일본인 유치 마케팅을 전개한다. 나고야 지사의 경우 일본 중부 지방을 책임지고 있는데 전체 방한 일본인의 15% 정도가 이곳에서 창출된다. 후쿠오카 역시 도쿄와 오사카에 이은 제3의 거점으로 16%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두 곳을 폐쇄하면 전체 방한 일본인의 30%를 책임지는 마케팅 거점이 사라진다. 

A 일본 인바운드 대표는 “3년 반 동안의 시장침체 끝에 2월부터 바닥을 치고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 이런 소식을 들어 어이가 없을 뿐”이라며 “더 늘리지는 못할망정 있던 지사를 없앤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또 “비록 중국에 제1의 시장 자리를 내주기는 했어도 일본은 우리나라 인바운드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근간이며 여전히 핵심 시장”이라며 “여행사는 물론 호텔, 쇼핑, 공연업체 등 수많은 관련 업체가 일본 인바운드 시장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신설 대상 지사로 거론되는 이란과 카자흐스탄의 시장성도 논란거리다. 핵심 시장의 힘을 빼서까지 지사를 설치해야 할 정도의 규모나 잠재력을 갖춘 곳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2015년 한국을 찾은 이란인은 5,700명, 카자흐스탄은 2만9,000명에 불과했다. 침체기 이전 일본 시장의 연간 방한 규모가 350만명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아도 너무 작은 셈이다. 
  
B 여행사 대표는 “관광공사 해외지사를 없애고 새로 만드는 일은 인바운드 정책상의 중대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청회를 통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지는 못할망정 단순 조직개편으로 얼렁뚱땅 처리하려는 것 같아 걱정일 뿐”이라며 “한국여행업협회(KATA) 등 여행업계 차원에서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6일 “해외지사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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