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어느덧 5월말인데 후지산을 닮은 요테이산(Mt. Yotei)에는 여전히 하얀 잔설이 흘러내린다. 초여름의 새파란 잔디와 어우러져 싱그럽다. 그 청백의 대조를 향해 빨간 셔츠 레이디 골퍼가 어드레스를 취한다. 청·적·백이 이룬 팽팽한 긴장, 가히 절경이다. 여름 골프의 대명사 홋카이도 루스츠 리조트(Rusutsu Resort)다운 면모다.

홋카이도 글·사진=김선주 기자   취재협조=루스츠 전문판매랜드 SJ투어 070-8854-5904
 
루스츠 리조트 골프코스는 홋카이도 여름 골프의 대표주자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우드코스 16번홀은 산과 숲, 페어웨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홋카이도, 그 청정함에 안겨
 
10여년 만에 다시 찾은 루스츠 리조트, 3개의 호텔과 롯지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숙박시설을 비롯해 4개의 골프 코스, 30여개의 스키 슬로프, 60여종의 놀이기구를 거느린 놀이공원까지 갖춘 홋카이도 최대의 사계절 종합 휴양 리조트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의 청정한 대자연 속에 살포시 안긴 모습이 예전 그대로다. 바뀐 점이라고는, 노스&사우스 윙(North & South Wing)과 함께 3개 호텔 중 하나인 타워 호텔의 이름이 웨스틴 리조트(The Westin Rusutsu Resort)로 변한 정도다. 자세히 보니 그게 다가 아니다. 그동안 리조트 곳곳에서 리뉴얼과 업그레이드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올해만 해도 호텔 침대를 시몬스 침대로 전면 교체해 보다 안락한 잠자리를 추구했다. 4월말에는 노스&사우스 윙과 웨스틴 리조트를 연결하는 모노레일도 새롭게 꾸몄다. 웨스틴 루스츠의 로비와 객실도 재단장 작업이 한창이다. 6월8일 그랜드 오픈을 앞둔 로비를 살짝 엿보니 웨스틴 브랜드에 걸맞은 고급스러움이 물씬하다. 커다란 통유리 천장은 밤마다 별들이 총총 쏟아져 내릴 듯 로맨틱하다.
 
 
 
 
‘골프 리조트 루스츠’에 집중
 
굳이 달라진 점 하나를 더 보태자면, 10여 년 전 첫 투숙 때와 달리 이번에는 ‘골프를 한다’는 점이다. 비록 ‘백돌이’일지언정 못했던 것을 하게 됐다는 입장 변화는 시각도 바꾼다. 거두절미 오로지 ‘골프 리조트 루스츠’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골프 입문 전 이곳에서 골프 라운드에 나선 다른 일행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더군다나 이곳은 여름 피서 여행지로 유명한 홋카이도, 그 홋카이도 중에서도 여름 골프투어의 대표주자인 루스츠 리조트 아니던가! 홋카이도는 6~8월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를 살짝 넘을 뿐이어서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 속에서 ‘쿨 라운드’를 할 수 있다. 게다가 루스츠에는 제각각의 특성과 난이도를 지닌 18홀 골프코스 4개(타워(Tower), 우드(Wood), 리버(River), 이즈미카와(Izumikawa))가 있어 초보부터 프로급까지 너끈하게 수용한다. 4개 코스 72홀을 모두 섭렵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다 말하니, 일출이 빨라 한여름에는 새벽 플레이를 할 수 있고 타워코스는 9홀 야간 플레이도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체력만 뒷받침되면 하루 36홀씩 이틀이면 되겠구나 싶다.  
 
 
백돌이도 프로도 누구나 행복
 
이틀만의 섭렵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3일 63홀에 도전한다. 첫날은 몸 풀기 플레이다. 일본의 유명 프로골퍼 오자키 마사시가 설계한 타워코스는 파란 잔디와 자작나무가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코스 기복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수준이어서 산책하는 느낌이다. 2인 플레이도 가능하니 부부가 라운드하기에도 맞춤일 것 같다. 캐디는 없지만 카트를 페어웨이 안으로도 몰고 갈 수 있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이튿날 본격적인 라운드의 무대는 우드 코스다. 1988~1989년 US오픈 2연패의 주인공인 미국의 프로골퍼 커티스 스트레인지가 설계했는데 ‘백돌이’에게는 당연히 절망스럽고 원망스러운 수준이다. 웬만한 구력의 골퍼에게도 얄궂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스트로크, 스킨스, 뽑기, 조폭, 오이시디…. 어떤 게임방식으로 재미를 더할지 의견이 분분하더니 레이디를 배려해 18홀에 1만원씩만 거는 가장 약한 룰을 택한다. 결국 그 결정의 최대 수혜자는 레이디가 아니라 백돌이로 판가름 난다. 레이디의 장타에 놀라 남성과 똑같이 화이트 티에서 티샷 하라고 진담 같은 농을 건 순간 이미 예견된 결과다. 그나마 우드 코스 16번 홀이 충격과 절망의 소용돌이에 빠진 백돌이를 위로한다. 파랗고 시원스레 뻗은 파5 롱홀의 페어웨이 끝자락 위로 요테이산과 시리베츠산(Mt.Shiribetsu)이 볼록 솟아오른다. 채 녹지 않은 잔설을 인 요테이산은 영락없이 후지산이다. 빨간 셔츠 검정 스커트의 레이디가 날린 티샷이 그 절경 속으로 쭉 뻗는다. 나이스 샷! 16번 홀의 위로 덕분인지 이후부터 리버 코스 9홀까지 이어진 라운드는 겨우 최악에서 벗어난다.   

백돌이를 완벽하게 추스른 곳은 셋째 날의 이즈미카와 코스다. 전반적으로 홀 길이가 짧고 페어웨이도 탁 트여 있다. 당연히 마음 편하고 스코어도 잘 나온다. 전날까지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투온’도 척척, ‘파’도 종종 잡는다. 10m쯤 되는 롱퍼트도 성공시킨다. 짜릿. 이 맛에 골프를 하는 거지! 자신감을 충전하고 첫날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타워코스 나머지 9홀에서 레이디와의 설욕전에 나선다. 술술 풀려 완승! 이래서 ‘백돌이도 싱글도, 여성도 남성도, 젊은이도 노인도 모두 다 행복한 골프장’이라고 하나 보다. 승리의 라운드 후 온천탕에 드니 기분 좋은 나른함이 밀려와 또 한 번 행복하다.
 

▶Travel Info

하늘길 한층 확대  
루스츠 리조트는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현재 인천-신치토세 노선은 대한항공(하루 2편), 진에어(하루 1편), 티웨이항공(하루 1편)이 운항하고 있다. 7월1일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1회 규모로 신규 취항하며, 제주항공도 7월20일부터 매일 한 편씩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에어부산도 현재 주3회인 부산-신치토세 노선을 7월1일부터 주5회로 증편 운항한다.

가족여행에도 안성맞춤  
루스츠 리조트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골프를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투숙객에게는 놀이공원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렌터카 예약서비스도 제공한다. 래프팅, 패러글라이딩, 낚시 등 각종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여름 시즌에는 불꽃놀이와 서커스 공연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겨울에는 스키투어로 북적인다.  
 
 

복층 구조 객실  
루스츠 리조트의 노스윙, 사우스윙 객실은 일반적인 호텔 객실 형태이지만 웨스틴 루스츠 객실은 복층 구조로 독특하다. 2층에 침실, 아래층에 거실과 침실이 마련돼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의 숙박에 편리하다.  

루스츠 골프상품  
루스츠 리조트 전문 판매 랜드사인 SJ투어가 다양한 상품을 공급한다. 브라보재팬과 공동으로 기획한 루스츠 리조트 아마추어 골프대회 상품은 완판됐다. 이번 대회는 루스츠 리조트에서 7월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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