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홍-세훈 거쳐 올해 30주년 맞은 락소
-랜드 합병 통해 ‘전문가’로 역할 늘릴 것
-PR의 호주, 뉴질랜드 GSA 등 기반 확대

1987년 시작된 락소그룹의 역사가 올해 30년을 맞았다. 해외 여행자유화(1989년)를 한참 앞선 시절부터 지금까지 락소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긴 시간만큼 여러 풍파도 맛보았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니 그것이 큰 위협은 아니었던 것 같다. 락소는 유연하면서 단단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편집자주>

-올해 락소그룹이 30주년이 됐다
세월이 빠르다. 1987년 ‘세홍항운’으로 필리핀항공(PR) GSA를 맡고 1991년에 인천-마닐라 주2회 운항을 시작했다. 1998년 경에는 필리핀 현지의 문제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끊긴 하늘길을 다시 잇기 위해서 차터 운영을 제안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차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세훈항운’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정동에 사무실을 만들면서 지금까지 왔다. 오랜 시간이지만 업계의 변화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외형적으로 많이 성장했지만 콘텐츠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구글트립스니, 인공지능이니하며 머리 위로는 매우 빨리 변화하고 있는데 말이다. 

-내부적으로는 어땠나
늘 뜨겁고 많은 변화가 있다. 처음 필리핀항공을 시작할 때는 물동량이 3만명에 불과했다. 이것이 7만명, 17만명 등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졌다. 1998년 12월에 필리핀항공의 차터를 처음 시작할 때 특히 확장됐다. 당시에는 취항 항공사가 적어 경쟁도 별로 없었다. 지금은 경쟁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필리핀 시장에서는 공급, 노선, 탑승객이 제일 많은 항공사다. 연간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140만명 정도인데, 우리 항공사가 이중 30%인 50만명을 수송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자면 필리핀항공이 주 50편, 총 56만석을 공급했다. 탑승률은 88%를 기록했다. 올해는 62만석에서 최대 65만석을 공급할 예정이고, 탑승률도 조금 더 끌어올려 90%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고
사업 중심을 국내보다 해외로 옮겨가는 중이다. 필리핀을 허브로 한국,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일본 등으로 운항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마닐라-제주 구간은 필리핀 기준 아웃바운드로 운항하고 있고, 작년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차터를 운영했다. 호주에서는 필리핀항공 GSA를 맡고 있고 뉴질랜드는 오는 5월부터 GSA로 활동을 시작한다. 호주, 뉴질랜드와 러시아 등은 필리핀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수요를 보고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또 필리핀 아웃바운드 시장의 확장성도 높다. 지금 현재 500만명이 해외로 여행을 나가고 이 수치는 계속 성장 중이다. 이들에게 해외를 소개하기 위한 관점에서 가까운 거리의 제주도, 일본의 오키나와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업 분야가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필리핀항공의 GSA 사업과 여행사인 온필을 운영하고 최근에는 랜드사인 넘버원투어를 인수합병했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여행사인 락소트래블과 IT 회사인 락소씨티를 운영한다. 락소트래블은 현지에 지사 5~6개를 운영하고 직원은 약 300여명에 달한다. 필리핀 현지 여행사 중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여행사이니 규모가 큰 편인 것은 맞다. 2018년, 늦어도 2019년 상반기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현재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클텐데
GSA 사업의 한계 때문이다. 지금 GSA 시장을 짚어보면, 커미션을 제한하면서 쥐어짜는 형태다. 차라리 지사를 두는 것이 맞는 구조다. GSA 비딩에 참여하다 보면 항공사들이 발전적인 비전을 가진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게 주고 많이 얻을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걸 볼 수 있다. 지독한 아웃소싱 형태를 띠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현지 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를 가지고 상생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호주나 뉴질랜드 등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면서 정기적으로 본사에 PT를 진행하며 소통하고, 그에 맞는 협력 방안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2014년 PR의 GSA 변경도 이슈였다
GSA 계약은 본사의 소관이다. 조건이 안 맞아 우리가 포기한 것이고, 그걸 대신할 사업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본사에서 다시 요청이 들어와 맡게 됐다. 일각에서는 락소가 고진감래하고 다시 빼앗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사업이란 것이 수익 창출을 해야 미덕인데, 수익이 안 되는 사업은 안하려고 했다. 필리핀항공이 제자리를 찾은 데에는 엄청난 물동량을 지사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고 결국 락소의 경륜, 관록, 경험을 존중해서가 아니겠나. 

-온필과 넘버원투어가 합병했다
필리핀 전문가로서 더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차원에서 랜드사업부를 꾸린 것이다. 온필은 아직 소개되지 않은 필리핀의 다른 지역을 소개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다. 팔리는 상품들이 너무 뻔하니 여러 콘텐츠를 공급해 다양화하겠다는 취지다. 사실 지금까지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번 합병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사업 근간인 B2B를 바탕으로, 필리핀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고, 시장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필리핀의 한 지역을 공항부터 각종 관광 인프라까지 총체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고, 새로운 곳을 개발해 한국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필리핀을 기준으로 락소트래블은 아웃바운드를, 넘버원투어는 한국 인바운드를 담당하게 된다. 

-필리핀의 ‘공룡’ 탄생이다
원래 추구하는 것이 항공사-여행사-랜드의 경계가 모호한 ‘리바이어던’이다. 콘텐츠를 판매하기도 하고, 다양한 속성이 융복합된 상품도 다뤄야 한다. 형태는 모호하지만 여러 가지를 하는, 때문에 다양하게 수용하고 쉽게 스며들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2세 경영에 대해서는
1년 여 전 아들인 정진우 이사를 락소로 불러들였다. 오래 여행업에 종사하면서 세대차이를 못 느끼고 일을 해왔는데, 대화를 해보면서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원로급들이 나름대로 업계에서 분위기를 형성해 주고 있는데 오너 입장에서는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르게 됐다. 함께 일을 해보니 실제로 젊은 세대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부족한 부분들을 매워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지금은 너무 상업적인 유통에만 치중하고 있다. 불현듯 필수적으로 디몽타주 시대로 들어갈 것이라 본다. 하나의 거대 기업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형태로 분화되는 것이다. 여행도 음식처럼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새로운 현지 명소에 대해 새로운 이해와 설명을 제시하고 발전적인 각색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현지의 원천 소스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연결될 것이고, 단품 중심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단품 자체가 각자의 색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락소 그룹은
1987년 필리핀항공의 GSA를 시작하며 여행업계에 등장했다. 1998년 한국-필리핀 간 차터를 도입하며 한국 시장에 차터 형식의 운항형태를 처음 시도했다. 현재 한국에서 락소그룹 아래 필리핀항공의 GSA를 담당하는 락소 홀딩스와 여행사인 온필을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여행사인 락소트래블과 IT업체인 락소 씨티를 운영한다. 호주에서 필리핀항공의 GSA인 락소 오스트레일리아를, 오는 5월에는 뉴질랜드에서 필리핀항공의 GSA를 담당하는 락소 뉴질랜드가 오픈한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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