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호텔 산업에 대한 절박한 관점
[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호텔 산업에 대한 절박한 관점
  • 여행신문
  • 승인 2018.04.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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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이 지나 계절은 어김없이 봄을 불러왔지만 호텔산업은 따뜻한 봄기운 보다는 여전한 찬 기운이 몸 주위를 휘감고 있다. 봄바람의 기대가 무색하게 최근 전해진 호텔예약 중계업체인 M사의 폐업은 찬 서리 같은 뉴스였다. 폐업의 원인과 대처의 아쉬움에 대한 세평을 듣고 있자니 우려했던 현실이 닥치고 말았다는 걱정이 일었다. 이와 동시에 단순히 건물 하나로서의 존재 가치만이 아닌, 서로 연계돼 복잡한 구조로 진화되어가는 호텔산업을 향한 우리의 시각에 불안감이 찾아왔다. 과연 산업으로서의 호텔은 우리에게 충분한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일까?

소비자들은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며 호텔이라는 공간에 몸과 생활을 의탁해 집과 같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동시에 집과 다른 특별함을 요구하는 욕심쟁이 같은 존재다. 비용을 지불하고 호텔에 투숙한 고객은 호텔이 제공한 공간 안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몸을 씻고 외출을 준비하는 등 일상생활을 행하고 있지만 그 형식은 세상의 변화에 맞춰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호텔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만족을 위해 경쟁하며 각자 이익과 목적을 달성해야 하니, 그 어떤 산업보다도 사람이 사는 일상의 모습을 잘 연구해야 할 분야다. 화장실에는 비데가 놓여야 하고 빠르고 강력한 무선 와이파이가 어디서든 빵빵해야 한다. 또,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신종 생활 습관에 맞춰 침대 옆 손닿는 곳에 충전이 가능하도록 객실 내 동선을 배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공룡 같은 몸집을 갖고 있을지라도 사람의 사는 모습을 잘 이해하는 경쾌한 뇌를 필요로 하는 호텔 산업의 특성이 이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적당히 건설하고 적당히 직원을 뽑아 부동산 가치 상승의 호기를 기다리는 많은 호텔들이 참조해야 할 호텔 산업의 본질이기도 하다.

산업적 측면에서 호텔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호텔 객실 판매 채널의 변화다. 여행사와 주변의 기업들에게 정성을 다해 영업을 다니던 시절에서 불과 10년 사이에 호텔 판매채널의 기득권은 온라인 환경으로 넘어갔고, 온라인에서는 자본과 기술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판매채널의 변화는 소비자의 호텔 구매와 지불방식의 변화와 함께 호텔들에게도 시스템의 구축과 연동을 통한 업무의 변화를 요구한다. 전 세계적으로 호텔들은 고객의 만족을 위해서건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건 호텔 운영에 적합한 시스템을 선택해 장착하고 각 시스템간의 연동을 통해 고객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자본과 능력으로 하얏트나 메리어트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못한 우리나라 호텔 산업의 성적표를 어쩔 수 없는 과거로 치부하더라도, 호텔의 운영체제나 진보한 기술로 우리 제품들이 세계 각 호텔에 뿌리 내리며 호텔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길은 모색해 볼만 하다. 그 길이 어쩌면 세계의 호텔 산업에 새로운 강국으로 한국을 등재 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한국의 젊은 스타트업 회사들을 포함한 IT업계는 이러한 호텔 산업의 변화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서너 종류의 브랜드만 존재했던 호텔의 운영 시스템(PMS)도 각각의 기술력과 특징을 강화해 가며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브랜드가 급격히 늘어났다. 전화나 대면 서비스로 응대하던 호텔의 서비스를 대체할 호텔 전용의 챗봇(Chatbot)이 우리 젊은 기업의 기술만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키오스크(Kiosk)나 채널 매니저 역시 호텔 산업이라는 세상에 도전장을 던지며 뛰어 들고 있다. 

하지만 호텔 관련 기술 산업과 정작 이러한 기술을 도입해 줄 한국 호텔들 간의 간극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우리제품의 성장무대가 되어야 할 한국의 호텔들은 과감한 변화나 도전보다는 기존의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기술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몇 배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기술과 자본을 확보한 전 세계의 다양한 호텔 산업관련 시스템 회사들과 경쟁하기에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시장은 좁고 정책 또한 전무한 한국의 호텔 산업 권내에서 자금을 모아 기술을 개발하고 뭔가를 팔아 보겠다는 생각은 무모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최근 많은 젊은 기업들은 무언가를 만들고 그것들을 호텔에 접목시켜 보고자 열심히 맨땅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호텔을 그저 큰 건물과 좋은 서비스가 있는 공간으로서의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느껴졌다.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 진출 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포부를 가지고 세계의 호텔 산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거대 글로벌 호텔 판매 채널들의 기세에 눌려 힘을 잃은 M사의 폐업을 목도하며, 호텔을 산업으로 바라보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관점의 변화가 더욱 절박해 졌다.
 
(주)루밍허브 대표 kdyoo@yoo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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