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이, 당신의 일상에 쉼표를 더하다
후쿠이, 당신의 일상에 쉼표를 더하다
  • 이성균 기자
  • 승인 2019.01.2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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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동종의 대본산 에이헤이지는 1244년 도겐선사가 개창한 곳으로 불전, 승당, 법당 등 칠당가람이라는 불리는 일곱 개의 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조동종의 대본산 에이헤이지는 1244년 도겐선사가 개창한 곳으로 불전, 승당, 법당 등 칠당가람이라는 불리는 일곱 개의 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록빛 삼나무에 둘러싸인 절과 일본의 멋이 담긴 정원, 주상절리를 품은 바다 등 후쿠이는 자연과 동화된 여행지다. 한편으로는 한 곳 한 곳 들릴 때마다 오랜 시간 머물 수밖에 없어 쉼터가 되기도 한다. 일상을 내려놓고 오롯이 휴식으로 여행을 채우고 싶을 때 이제는 후쿠이가 먼저 떠오른다.

 

●일본 향기가 가득하다 


후쿠이현청의 소재지인 후쿠이시는 일본 특유의 차분하고 정갈한 감성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또한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도시로, 봄에는 아스와강을 가운데 두고 2.2km의 벚꽃터널이 수많은 사람들을 맞이한다. 일본의 향기를 만끽하려면 요코칸 정원과 아타고자카 등을 방문하거나 1량짜리 노면전차 탑승은 꼭 해야한다.  


요코칸 정원(Yokokan Garden)은 후쿠이의 번주였던 마쓰다이라가의 별장이다. 문헌상에 요코칸정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656년으로 36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본 모습을 유지한 채 후쿠이를 지키고 있다.  연못 주위를 돌며 다실풍 건물양식의 저택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봄의 매화와 벚꽃을 시작으로 여름 수국, 가을 단풍, 겨울 설경 등 사시사철 변하는 정원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덕분에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지로도 인기가 많다.  


다음으로 교토의 니넨자카, 산넨자카처럼 유명한 돌길인 아타고자카다. 청녹색 돌로 만들어진 아타고자카를 따라 올라가면 후쿠이시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와 아스와 신사를 방문할 수 있다. 특히 아타고자카는 노을 지는 시간대와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는 어둑한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후쿠이에 왔다면 한 끼는 소스 가츠동(돈가스 덮밥)으로 해결해야 한다. 후쿠이의 소스 가츠동은 흔히 접하는 밥을 계란과 돈가스로 덮은 형태가 아니라 돈가스를 새콤달콤한 비법 소스에 푹 담가 밥에 올린 형태다. 신맛과 단맛이 절묘하게 조화된 소스라 느끼한 맛이 덜하고, 부드럽고, 바삭한 돈가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푹 빠질 수밖에 없는 맛이다. 

1656년부터 후쿠이를 지켜온 요코칸정원
1656년부터 후쿠이를 지켜온 요코칸정원
노면전차를 타고 후쿠이의 낭만을 느껴보자
노면전차를 타고 후쿠이의 낭만을 느껴보자

 

 ●삼나무 품에서 마음의 평온을 


일본 조동종의 대본산 에이헤이지에 발을 들이면 장엄하게 솟은 삼남무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에이헤이지는 1244년 도겐선사가 개창한 곳으로 불전, 승당, 법당 등 칠당가람이라는 불리는 일곱 개의 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전히 이곳에서는 많은 수행승이 수행에 정진하고 있다. 경내를 돌아다니면 도포와 비슷한 검은 수행복을 입은 그들을 마주칠 수 있는데 절제된 행동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경내를 관람하기 전, 삼나무 숲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삼나무가 가득해 사계절 어느 때 오더라도 각각의 매력이 가득한데, 봄에는 삼나무 사이를 파고든 따스한 빛에 마음이 차분해지고, 햇볕이 쨍쨍한 여름날에는 삼나무의 온전한 초록빛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비가 온 후라면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이끼의 생생함을, 겨울에는 하얗게 물든 사찰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목조 건축물의 향을 느끼며 경내를 돌아다녀보자. 70여채의 전, 당, 누각이 회랑으로 연결돼 있어 탐험하는 기분마저 든다. 불전, 승당, 법당 등 주요 공간에는 각각의 특징에 맞게 꾸며져 있는데, 법회가 치러지는 법당의 금빛 장식물은 샹들리에보다 2~3배는 커 웅장함을 더한다. 또한 산쇼카쿠의 천장을 가득 채운 230점의 그림도 에이헤이지의 백미로 꼽힌다. 이 그림들은 144명의 화가들이 1930년 이곳으로 가져왔는데, 만개한 꽃과 새들이 주로 그려져 있다. 에이헤이지를 좀 더 오래, 깊숙이 알고 싶다면 하루 머물며 스님들과 같이 생활하는 ‘원나이트 스테이’ 프로그램을 참여하면 된다. 좌선을 통한 명상, 전통 사찰식, 아침 수행 등 에이헤이지에서 온전한 하루를 보내며 스님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삼나무 숲에 자리한 에이헤이지
삼나무 숲에 자리한 에이헤이지
에이헤이지 가는 길의 상점가
에이헤이지 가는 길의 상점가

●후쿠이의 포근한 안방


일본에 왔는데 온천을 빠트리면 섭섭하다. 후쿠이현에도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 있는데, 바로 아와라(Awara)시다. 아와라 온천은 ‘호쿠리쿠의 안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온천의 수준이 높은 곳이며, 130년의 온천 역사를 자랑하는 후쿠이현 유일의 온천마을이다. 


아와라 유노마치역 근처에는 각양각색의 료칸과 온천, 족탕 등이 있어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시원한 생맥주가 있는 포장마차도 늘어서 있다. 특히 료칸들은 오모테나시(대접) 문화로 여행자들을 기분 좋게 맞이해주고, 특색 있는 온천과 음식을 선사한다. 게다가 아와라시 13개 료칸의 오카미상(여주인)들은 사케 소믈리에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음식에 잘 어울리는 술을 준비해놓고 있다. 

시카이시의 국가 지정 명승 도진보
시카이시의 국가 지정 명승 도진보

또 아와라시에 왔다면 일본의 절경을 감상해야 하는데, 바로 사카이(Sakai)시의 국가 지정 명승 도진보(Tojinbo)다. 사카이시는 아와라이시와 접해 있어 일정을 묶어서 여행하기 편리하고,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자연 경관을 경험하는데 딱이다. 그 중에서도 도진보는 동해의 거친 파도가 만들어낸 높이 20~25m의 주상절리 암벽이 약 1.5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대자연이다. 도진보 앞에 서면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만큼 자연이 주는 거대한 위압감을 경험할 수 있다. 도진보를 한 눈에 담으려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55m의 도진보 타워로 올라가면 되고, 도진보 타워 주변으로 형성된 상점가에서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후쿠이현의 명물 에치젠 카니(게)는 지역의 별미다. 

 

●2억3,000만년 전 세계로… 


“아이쿠 깜짝이야.” 후쿠이역에서 나오는 순간 2억3,000만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로 돌아간다. 5m는 가뿐히 넘길 대형 공룡이 역 앞에 떡하니 서 있기 때문이다. 후쿠이의 공공장소에서는 공룡을 흔하게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럴까? 후쿠이의 공룡 사랑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최대 규모의 공룡박물관인 후쿠이현립 공룡 박물관

1986년 한 여중생이 후쿠이현에서 육식 공룡의 이빨 화석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후쿠이는 1989년부터 본격적인 공룡 화석 발굴에 착수했다. 이후 일본에서 공룡화석 발굴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일본 최대 규모인 후쿠이현립 공룡박물관도 2000년 개관했다. 공룡박물관은 현재 연간 9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오는 명소가 됐고, 공룡전신골격 총 44구를 포함해 다양한 실물 디오라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마라사우르스, 브라키오사우르스, 헤스페로사우르스 등 10구는 실물공룡전신골격으로, 진짜 공룡 뼈를 관람할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다. 이외에도 매년 여름방학에 맞춰 화석 발굴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 열리고, 실제 공룡화석이 발굴됐고, 지금도 발굴하고 있는 장소를 야외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교육 활동도 진행하는데 공룡과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부터 학구적인 세미나도 진행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공룡의 정의에 비추어 봤을 때 학과 펭귄이 공룡이라는 사실이다. 공룡의 학술적 정의는 허리에 뼈가 있고, 그 허리 쪽 뼈에 구멍이 있어야 한다. 또 직립 보행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공룡이라고. 아주 작은 사실 하나를 알았을 뿐인데, 공룡과 2억년 전의 세계가 더욱 궁금해진다면 지금 당장 후쿠이로 가보자.  

 

글·사진=이성균 기자 sage@ 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J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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