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주)간삼건축 이효상 호텔그룹 이사-건축가가 말하는 호텔 설계 트렌드는 ‘라이프스타일'
[초대석] (주)간삼건축 이효상 호텔그룹 이사-건축가가 말하는 호텔 설계 트렌드는 ‘라이프스타일'
  • 손고은 기자
  • 승인 2019.03.11 10: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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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어렴풋이 배웠다. 각각의 공간에는 모두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우리가 여행하면서 밀접하게 접하는 호텔이라는 공간도 그렇다. 수 십 년을 바라보고 운영해야하는 만큼 어쩌면 더 치밀하게 설계될 지도 모른다. (주)간삼건축에서 호텔 설계를 전문으로 맡고 있는 건축가 이효상 이사를 만났다. 호텔 설계 건축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요즘 호텔 디자인 트렌드는 무엇인지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주)간삼건축 이효상 호텔그룹 이사는 “이제 호텔은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역 가치를 교류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삼건축 이효상 호텔그룹 이사는 “이제 호텔은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역 가치를 교류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설계 건축사가 생소하다. 여러 형태의 건축물 중에서도 호텔만 설계하는 건가. 

직업의 역할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우리나라 호텔 역사부터 간략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 우리나라 호텔 산업의 역사는 외국에 비해 짧다. 1970년대 말 경제성장과 국제 행사 유치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 특급호텔 11개가 오픈했다. 당시에는 국내 건축가 중 호텔을 설계할 만한 건축가가 없었다.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의 설계사무소에서 맡아 진행됐다. 제대로 된 호텔을 접할 기회가 없었으니 그럴 만하다. 


-그럼 언제부터 국내에도 호텔 설계 건축사라는 개념이 생겼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한국도 인바운드 시장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는데, 당시 호텔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12년 정부가 호텔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이후 비즈니스 호텔들이 우후죽순처럼 오픈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 건축가들도 자연스럽게 호텔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많은 경험을 통해 전문성도 갖추는 계기가 됐다. 시장이 커지면서 건축 설계 사무소들의 움직임도 엿보였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일부 대형 건축 설계 사무소들이 호텔 건축 설계만을 위한 전문 부서를 운영하고 있는데, 나 역시 당시 간삼건축에 근무하면서 2012년 처음 호텔 건축 설계를 접할 수 있게 됐다. 


-호텔 설계에도 트렌드가 있다고?

그렇다. 국내 호텔 산업이 특급호텔 중심에서 시작했지만 소비자들의 경험이 많아지고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비즈니스호텔, 소규모 부티크 호텔이나 공유 숙박까지 호텔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또한 과거 호텔들은 외국인(특히 중국인) 여행객을 타깃으로 주로 운영했다. 하지만 호텔 공급이 커지고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변수들이 예약률에 영향을 미치자 2~3년 전부터는 내국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 2017년 기준 내국인 객실 예약률은 55%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호캉스’ 열풍이 불면서 60%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서비스와 부대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점으로 떠올랐다. 


-요즘은 공유 숙박도 인기인데. 

글로벌 브랜드 호텔들이 프리미엄급 서비스는 유지하되 편안한 분위기의 공유 숙박 사업에도 진출하는 이유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이기도 한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키워드는 ‘로컬’이다. 여행객은 물론 그 지역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공간을 제공해야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세탁소라든지 선술집, 바버숍(헤어숍)이나 무인 택배함, 푸드 마켓, 편집숍 등 일상에서 자주 이용하는 공간을 호텔로 옮겨놓는다고 생각해 보자. 꼭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더 자연스럽게 호텔을 찾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호텔이라고 하면 여전히 심리적으로 무겁다. 왠지 잘 차려입고 가야할 것 같고. 

그래서 요즘 호텔들은 로비 리셉션을 고객의 시선에서 분리시킨다. 호텔에 대한 첫 인상은 로비에서 시작한다. 대부분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체크인이나 체크아웃을 하고 있는 투숙객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미국의 에이스호텔이나 지난해 홍대에 오픈한 라이즈호텔이 좋은 예다. 이 호텔들은 로비를 호텔 중간층으로 옮기거나 리셉션 공간을 한쪽으로 작게 마련해 시선에서 분리시켰다. 대신 1층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F&B 공간으로 오픈한 것이다. 호텔이라는 인상보다는 언제나 열려 있는 쉼터처럼 말이다. 그 결과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맛있는 식사를 위해, 차 한 잔을 즐기기 위해 또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 등을 위해 찾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호텔을 짓기엔 공급이 충분한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지난해부터 국내에는 새로 건물을 짓는 형태의 호텔보다는 기존의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하는 수요가 많아졌다. 건물에도 생애주기라는 게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 기능이 노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물 역시 그렇다. 건물골조의 내구연한은 약 50~60년 정도지만, 심장과 혈관에 해당하는 기계, 전기설비 등은 약 30년 정도다. 70년대 말부터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들이 생겨났는데 이때 생긴 호텔들이 리뉴얼해야 하는 시대가 지난해부터 도래한 것이다. 앞으로는 비즈니스 호텔들이 리모델링해야 할 시기도 올 거다. 


-리모델링은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보다 조금 더 쉬워 보인다. 

리모델링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브랜드를 유지하되 디자인만 변화시킬 것인지, 인테리어부터 브랜드까지 모두 수정할 것인지 호텔 소유주의 포지셔닝에 따라 설계 규모와 모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간삼건축에서도 1988년 이태원에 오픈한 캐피탈 호텔을 전면 리뉴얼하는 작업을 마쳤다. 당시 미군들이 투숙하는 호텔로 나이트클럽 등이 부대시설로 운영됐지만 이용객에 변화가 생기면서 전체적으로 최근 트렌드에 맞게끔 수정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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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욱 2019-03-11 19:00:33
지금까지 호텔은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였는데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해주었어요
국내 기술로 디자인 한다니 자부심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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