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밤바다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어느새 여수였다. 
어둠이 내리자 여수 밤바다의 그 조명이 유혹했다. 우아하고 모던하게.  

거북선대교 야경
거북선대교 야경 ⓒ한국관광공사

 

“여자만 있어서 ‘여자만’이 아닙니다.” 여수시 소라면에 있는 갯벌노을마을로 향하면서 여수 토박이가 유쾌하게 말했다. 순천만과 이어진 여자만의 중앙에는 ‘여자도’라는 섬이 있는데, 섬들이 이루는 형태가 한자 녀(女)를 닮았고 그들이 자급자족(自)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여자만의 이름은 여자도에서 따온 걸로 추정된다고 한다. 갯벌노을마을은 앞에 아름다운 여자만이 자리하고, 완만한 호암산이 감싸고 있다. 이름에서도 딱 알 수 있듯, 노을이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자만
여자만

해안선에는 복개도, 모개도, 장구도 3개의 무인도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모개도는 하트 모양을 닮았다고. 자연이 만든 커다란 하트를 볼 수 없음이 못내 아쉬웠다. 복개도는 하루에 두 차례 썰물이 되면 갯벌을 걸어서 출입할 수도 있다. 매년 10월 말에는 갯벌노을축제가 열린다. 


‘여수 밤바다, 그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노래 가사의 배경을 직접 확인하러 갔다. 엑스포 선착장에 도착하니 하얀 선체에 빨강과 파랑으로 포인트 장식을 준, 미남크루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비주얼의 크루즈는 ‘미남’이 맞았다. 1층에는 홀과 공연장, 2층에는 레스토랑, 3층에는 푸드코트와 세미나룸이 마련돼 있었다. 푸드코트에 앉아서 간단히 요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배가 출발 신호를 알렸다. 저녁 어스름이 내려오는 때였고, 마음은 기대감으로 점점 고조됐다. 3층  포토존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동영상으로 친구들에게 생중계를 시작했다. “나 여수 바다 보러 왔다! 이것 봐, 부럽지?”


크루즈는 1시간30분 동안 오동도, 거북선대교, 이순신광장 등 명소를 천천히 돌고 다시 돌아왔다.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한 항해였다. 잠시나마 답답한 일상을 탈출해, 머리를 하얗고 푸른 바닷물로 세척한 기분이었다. 


금세 어둠이 깔렸고, 여수의 조명들은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아하고 모던한 감각을 뽐내는 호텔부터 아담하지만 굳건하게 빛을 내뿜는 등대,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거북선대교까지. 각자만의 색깔을 발하는 동시에, 조화롭게 어울리며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여수 밤바다’ 노래가 배에 울려 퍼졌다. “너에게 들려 주고파 전활 걸어. 뭐 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그 누가 이 잔잔한 감동에 젖어들지 않을까. 연인들은 손을 붙잡고, 가족들은 웃고 떠들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혼자 온 사람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바다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주목! 우수여행상품
롯데관광개발 www.lottetour.com
[여수 향일암과 하동송림 2일]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