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산, 가까운 베이징에서 중국의 명산을 걷다
백석산, 가까운 베이징에서 중국의 명산을 걷다
  • 차민경 기자
  • 승인 2019.04.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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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뚫리며 접근성 높아져, 태항산맥의 초입
총 3개 코스 운영, 중국서 제일 긴 유리잔도 보유
백리협, 목전욕장성 등 베이징 인근 명소도 여행
태항산맥의 동북쪽 시작 지점인 백석산, 하트전망대
태항산맥의 동북쪽 시작 지점인 백석산, 하트전망대

중국의 명산을 걷는다. 청명한 공기가 가슴 깊숙히 밀려들어오고 서늘한 바람이 볼을 쓰다듬는다.  
하얀 바위가 하늘 높이 치솟아 거장의 명화 속을 걷는 양 깊고 그윽하다. 백석산을 다녀왔다. 

목전욕장성
목전욕장성

 

●하얀 대리석이 빛나는 산


2년 전만 해도 자동차로 반나절이 걸리던 길이란다. 고속도로가 생긴 뒤로 4시간이면 베이징에서 백석산이 있는 바오딩시 래원에 닿을 수 있게 됐다. 백석산이 가까워진 것이다. 오래 등산을 해왔던 일행은 “6~7년 전만 해도 백석산 가려면 하루로는 모자랐다”고 했다. 백석산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만 찾아갔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제야 명산을 찾아다니는 트레킹 애호가, 전문 등산가의 여행지에서 누구나 갈 수 있는 여행지가 된 셈이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따라 버스가 시원하게 내달렸다. 도심의 복잡한 풍경이 산과 들에 자리를 빼앗긴 사이, 잠깐 졸 새도 없이 래원에 도착한다. 


백석산에 오르는 것은 거대한 태항산맥의 입구를 만나는 일이다. 백석산은 중국 태항산맥의 동북쪽 시작 지점이기 때문이다. 태항산맥은 중국 산시성(산서성)과 허베이성(하남성)의 경계를 이루며 북에서 서남 방향으로 뻗어 있다. 중국 내 4개 성에 걸쳐있으니 그 길이와 크기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 백석산은 협곡이 깊이 뻗은, 발 디딜 틈 없는 절벽이 높이 솟은, 울창한 삼림이 빽빽한, 태항산맥의 여러 모습을 가늠하게 해준다. 

백석산
백석산

백석산 입구는 여러 타이틀을 자랑하듯 걸어 놓았다. 국가 4A급 유람풍경구, 국가산림공원, 세계지질공원 등등. 줄줄이 늘어선 관광버스와 대형 테마파크 입구만큼 많은 케이블카 티켓박스는 백석산의 인기를 증명하는 것이다. 걸음이 익숙치 않아 허둥대는 어린아이는 물론이고, 데이트 차림의 젊은 남녀, 지팡이를 쥔 노인들도 줄을 기다리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백석산 등산로 입구에 발을 디디면 산 아래의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다. 최고 해발 2,100m, 백석산의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뚝 떨어져 나온 기암 괴석들은 봉우리가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이름처럼 바위가 하얗다. 회백색 대리석으로 산이 만들어져 있단다. 초보자에게도 길은 쉽다. 산의 능선을 따라 시멘트로 등산로를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스릴을 극복하는 것이다. 바위에 툭 튀어나온 등산로 아래로 절벽이 아찔하게 떨어진다. 아무리 발을 굴러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등산로가 튼튼한데도 바람만 불어도 가슴이 벌렁거렸다. 


유리잔도에 다다르면 벌렁이는 가슴을 부여잡은 사람들이 어쩔 줄 모르며 웅성이고 있다. 백석산의 유리잔도는 현재 중국 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약 1,900m, 잔도 밑으로 산봉우리가 뾰족하다. 여기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은 고수다. 진짜 하수는 바위를 붙잡고 유리와 유리 사이를 잇는 철제 시설물만 디디며 걷는 나 같은 사람이다.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는 사람, 중심에 서서 쿵쿵 뛰는 사람, 난간에 기대 셀카를 찍는 사람까지 공포 앞에서도 군상은 이토록 다양하다. 물론 주름 잡으면 미움을 받는 수가 있다. 뛰어다니는 사람이 제일 미운 사람이다.


백석산의 트레킹 코스는 총 3가지. 각각 난이도가 다르고, 백석산이 워낙 장대한 덕에 볼 수 있는 풍광도 다르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유리잔도가 있는 쌍웅석코스다. 유리잔도를 지나면 절벽에서 건너편 봉우리를 이어 만든 하트전망대로 이어진다. 쭉 뻗은 대나무처럼 가늘고 높은 바위 꼭대기에 하트모양 챙모자를 씌워 놓은 것 같다. 자연도, 하트전망대를 만든 인력도 모두 기이하다. 


트레킹 내내 볼 것은 줄지 않는다. 낚시를 하는 노인을, 저팔계를 닮았다는 바위 혹은 수억만년 전 바다에 잠겨 있었던 흔적 등은 가만히 백석산을 뜯어볼 수 있게 하는 지점들이다. 끝인 줄 알았던 길이 S자를 그리며 다시 이어지고, 어깨 너비의 바위 사이 틈새를 따라 능선의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모든 과정들이 산을 이해하게 했다. 

이수호
이수호

 

●협곡은 깊고 장성은 끝없이 뻗어


양쪽에서 솟은 계곡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깊었다. 협곡이 100리가 넘게 이어져 있어 백리협이란 이름이 붙었다. 울창한 대숲에 들어갔을 때 그렇던가,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뻗은 바위와 산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사람을 작게 만들었다. 계곡은 자꾸만 길을 가로막고 폭이 갑자기 좁아지기도 한다. 겸허히 돌아가고, 웅크려야 한다. 총면적 110㎡에 총 3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실제 여행자가 다닐 수 있는 코스는 두 가지다. 길이 잘 닦여있고 완만한 덕에 한 개 코스를 둘러보는데 2~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고갯길 마다 하늘이 1자로 들어온다는 일선자, 전갈초가 많다는 전갈구 등 다양한 이름이 붙어있다. 


반대로 이수호는 탁 트인 풍경을 보여 준다. 1950년대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로 물과 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중국 영화 <적벽대전>의 촬영지로 쓰이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소계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트레킹 코스는 육로로 닿을 수 없어 약 30분 가량 유람선을 타고 이동하게 된다.  


베이징에 왔으니 장성을 보아야 한다. 목전욕장성은 최근 유럽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만리장성 관광지다. 베이징 인근의 5개 장성 중에서도 한가한 편에 속해 발 디딜 틈 없는 다른 장성들과 차별화 된다. 여유롭게 장성 곳곳을 둘러볼 수 있고, 한가한 타이밍을 잡아 단독 셀카를 찍을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은 덕에 장성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편이기도 하다.

백리협
백리협

 

▼트레킹여행에 힘 싣는 인차이나
중국 전문 랜드인 인차이나는 트레킹, 특수지역 상품에 힘을 싣는다. 백석산을 비롯해 올 여름에는 실크로드 트레킹, 옌지-블라디보스토크 연계 상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백석산 트레킹 상품은 올해 처음 선을 보였으며, 전 일정동안 베이징 인근의 명소와 명산을 트레킹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백석산 글·사진=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취재협조=인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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