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머무는 울루와뚜 사원’
울루와뚜 사원은 비록 관광지라 해도 여전히 성스러운 곳이라 반바지를 입고는 출입 할 수
없고 성별에 관계없이 싸롱이라는 천을 치마처럼 허리에 둘러야 한다. 이처럼 싸롱을 걸쳐
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성스로운 곳에 들어가는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가 아니다.
힌두인들은 허리 위를 성스로운 곳, 그 아래를 더러운 곳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긴 바지나
긴 치마를 입은 사람이 아니면 반드시 싸롱을 걸쳐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허리 위는 성스러운 곳이기 때문에 상의를 전혀 걸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점이다. 오른손
이 성스러운데 비해 왼손은 더러운 손이기 때문에 절대 왼손으로 악수를 해서는 안되는 것
도 같은 이유다.
울루와뚜의 또 다른 명물은 원숭이. 이곳 절벽을 따라 난 성벽을 거닐다 보면 많은 원숭이
들을 볼 수 있는 데 이들 사이를 지날 때는 각별히 조심을 해야 한다.
이 곳에 도착하면 가이드는 으레 안경과 머리핀, 모자 등을 벗어야 한다고 설명할 정도로
원숭이들의 극성이 심하기 때문. 지시를 따르지 않고 방심했다가는 아차하는 순간 원숭이에
게 물건을 돌려달라고 사정해야 하는 형편이 되고 만다.
일단 소지품을 뺏기면 이곳 상인들이 파는 과자로 원숭이를 유혹하는 수밖에 없다. 이 곳의
작은 도둑들은 귀신처럼 관광객의 소지품을 집어가지만 상인들이 원숭이를 훈련시켰다는 얘
기가 있을 만큼 먹거리에 약하다.
울루와뚜를 찾은 관광객들은 절벽에 걸쳐진 사원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원숭이들과 승강이
를 벌이는 것으로 관광을 마치는 경우가 많은데 좀더 시간 여유를 가지면 울루와뚜의 감춰
진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해질 무렵 펼쳐지는 울루와뚜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발리 전
통 댄스 ‘께작’.
께작은 원숭이 춤이라고도 불리는 남성 합창극으로 흑과 백의 격자무늬 천을 허리에 두른
수십 명의 남자들이 횃불을 둘러싸고 공연 내내 ‘께짝, 께짝’하는 원숭이 소리를 흉내내
며 리듬을 합창하는 특이한 형식의 공연이다.
매일 6시 정도에 시작하는 울루와뚜의 께작 공연은 사실 프로들의 무대는 아니지만 그만큼
풋풋함을 느낄 수 있어 그 재미가 더 크다.
울루와뚜의 공연장은 답답한 실내가 아닌 탁 트인 야외라는 점에서 공연을 한층 맛깔스럽게
해 준다.
한 낮의 더위가 수그러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황혼의 울루와뚜 풍경은 그야말로 지상
낙원.
노을지는 열대 바다의 풍광과 횃불을 둘러싸고 의식을 진행하는 발리인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다보면 신들의 섬 발리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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