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하나 등 7월부터 완전 자율
동료 옷차림 ‘청결’과 ‘적당함’ 중요

여행업계 옷차림이 무더운 여름에 맞춰 한결 가벼워지고 있다. 7월만 해도 노랑풍선, 온라인투어, 하나투어가 금요일 캐주얼데이에서 범위를 넓혀 복장완전자율화를 선언했다. 여행업계의 달라진 패션 트렌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여행업계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있다. 지난달에만 노랑풍선, 온라인투어, 하나투어가 복장완전자율화를 시행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금요일에만 한정됐던 캐주얼데이가 늘어나 매일 금요일 같은 느낌을 받고, 취향에 따라 옷을 입을 수 있어 좋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여행업계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있다. 지난달에만 노랑풍선, 온라인투어, 하나투어가 복장완전자율화를 시행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금요일에만 한정됐던 캐주얼데이가 늘어나 매일 금요일 같은 느낌을 받고, 취향에 따라 옷을 입을 수 있어 좋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주말이면 옷 사느라 바빠요


여행업계의 옷차림이 한층 더 가벼워지고 있다. 기존에는 금요일만 캐주얼데이 또는 사복데이를 운영하는 곳이 대다수였지만 최근 들어 복장완전자율화를 도입하는 여행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7월에만 노랑풍선을 시작으로 온라인투어, 하나투어 등이 요일에 상관없이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가 가능해졌으며, 인터파크투어,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 싱가포르항공, 프랑스관광청, 미방항운, 여기어때 등도 시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스마트워킹 등 조직문화와 관련이 깊은데, 특히 여름에 정장, 블라우스 등 답답한 옷차림이 유연한 근무환경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런 의견을 수렴해 노사공동체인 하나투어 발전협의회에서 복장완전자율화가 안건으로 상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직원 투표, 임원진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자율화를 채택하게 됐다”며 “직원들 대부분이 반기는 분위기도 경쾌해졌다”고 전했다.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사옥과 그 인근에서는 라운드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 반바지, 운동화, 샌들 등 편안한 복장을 착용한 직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임원들도 피케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를 착용하는 등 변화된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A여행사 남성 직원은 “주로 셔츠를 입은 탓에 옷장에 가벼운 의류가 없어 주말은 아웃렛에서 쇼핑하느라 바빴다”며 “구두보다 운동화를 좋아하는데 직장에서도 신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물론 여전히 남성은 정장, 여성은 유니폼을 고수하는 업체도 있으며, 규모가 작은 업체의 경우 상사의 옷차림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따로 복장 규정을 두지 않지만 상사들과 톤을 맞춰 입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장을 오랫동안 입다보니 유니폼 같고, 출근 시간에 고민하지 않아 오히려 편하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T.P.O(시간, 장소, 상황)는 여전히 강조됐다. 업계 특성상 일반 고객과의 접점이 많고, 업체 간 미팅도 활발하기 때문에 만남의 성격에 맞는 옷차림이 요구됐다. B랜드사 직원은 “여름에 정장을 입고 영업 다니기가 쉽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품위 유지라 생각한다”며 “반팔 셔츠 등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섬유유연제 향기에 호감도 쑥쑥


기자가 여행업계 및 타 산업계 20~40대 종사자 50여명에게 선호하는 직장 동료의 근무 복장에 대해 물은 결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청결’과 ‘적당함’이 꼽혔다. 패션 감각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스타일에 대한 선호 또한 주관적인만큼 호감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무리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반면 냄새와 T.P.O 준수는 관심을 갖는다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C여행사 직원은 “담배 냄새가 밴 옷은 숨 쉴 때마다 고통이다”라며 “요즘에 전자담배가 유행이라 많이들 피는데 본인들은 냄새가 안 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찬가지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몸매가 좋은 건 알겠지만 너무 달라붙거나 짧은 의상은 투머치다”라며 “남성의 경우 셔츠 단추는 1~2개만 풀었으면 좋겠고, 얇은 티셔츠를 입는다면 니플패드도 붙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이성의 바람직한 옷차림으로는 대부분 ‘깔끔함’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많은 여성들은 남성의 잘 다려진 셔츠와 면바지 등 기본에 충실한 복장을 선호했으며, 남성들 또한 블라우스 셔츠와 적당한 길이의 치마 등을 마음에 드는 복장으로 선택했다. 한 20대 여성 직장인은 “남성복은 여성복만큼 다양하지 않아 스타일보다는 깔끔한 인상을 주는 게 특히 중요하다”라고 밝혔으며, 몇몇 20~30대 남성 종사자들은 “비즈니스 정장도 좋지만 하늘하늘한 쉬폰 원피스에 눈길이 간다”고 전했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름철 꼴불견 복장’ 설문조사의 결과도 궤를 같이 했다.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남성 동료의 비호감 복장은 ▲땀 냄새 나는 옷(60.6%, 복수응답)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민소매 등 노출 심한 옷(33.9%) ▲와이셔츠에 묻은 목 때 등 더러운 옷(28.9%) ▲꽉 끼는 옷(28.2%), 운동복(26.4%)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여성 동료의 복장은 ▲지나치게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40.8%,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땀 냄새 나거나 더러운 옷(37.9%), 과도한 향수(37%), 시스루 패션(36.5%), 꽉 끼는 등 몸에 안 맞는 옷(27.5%), 레깅스 및 운동복(21.6%) 등이 뒤를 이었다.  

●다가오는 가을 와인빛 레드 주목


코랄 블루 등 생기 있는 컬러가 2019년 봄, 여름을 이끌었다면 올 가을, 겨울에는 깊고 묵직한 느낌의 컬러가 패션 트렌드를 이끌 전망이다. 미국 컬러연구기관 팬톤(PANTONE)이 뉴욕·런던 패션 위크에서 발표한 2019 F/W 컬러 24가지를 살펴보면, 와인의 보랏빛이 투영된 짙은 빨간색 ‘메를로(Merlot)’, 부드러운 흰색 톤의 베이지 ‘바닐라 커스터드(Vanilla Custard), 깊은 그늘이 느껴지는 초록 ‘에덴(Eden)’, 채도가 높은 파란색 ‘갤럭시 블루(Galaxy Blue)’ 등 원색에 짙은 인상을 가미한 컬러가 주를 이뤘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는 강렬한 네온 컬러에 비해 차분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근무복장에 접목하기도 용이하다.


특히 여성들과 비교해 자유롭지 못한 남성들은 특색 있는 컬러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D여행사 30대 남성 직원은 “회사에서 근무복장 규정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을 내세우지만 여성은 운동화, 티셔츠 등 선택권이 넓은 반면 남성은 세미 정장을 입는 게 문화처럼 굳어져 있다”며 “시계, 팔찌, 맨즈백 등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거나, 유행하는 색의 셔츠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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