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후] 여행사의 저항, 이번엔 다를까?
[취재 후] 여행사의 저항, 이번엔 다를까?
  • 김기남 기자
  • 승인 2019.09.02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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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노선에 항공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푸꾸옥 노선에 항공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행사의 저항, 이번엔 다를까?


이- 동남아 신규 노선에 갑자기 항공 공급이 증가하면서 몇몇 항공사가 하드블록을 강매하는 상황이다. 여행사는 저항하고 있는데 끝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다. 
차- 항공사들이 8월 초부터 여행사에게 하드블록 계약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항공사와 여행사 간 하드블록 논쟁은 계속해서 지속돼왔다. 
손- 푸꾸옥이 특히 희한하다. 원래 여행사가 너도나도 하드블록을 가져가려고 했던 노선인데, 운휴하는 1년 동안 분위기가 나빠졌다.
이- 푸꾸옥은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인데 받아도 되지 않나.
차-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다 들어가려고 하는 상황이라 공급이 확 늘어날 예정이다. 여행사가 판매해서 충분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느냐가 문제다. 
김- 사실 그동안 항공사가 요구하면 어느 정도 선에서 여행사들은 들어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것 같다. 
차- 여행사들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해 강하게 저항 중이다. 여행사들은 항공사가 강매 수준을 낮추거나 다른 방식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김- 지금은 여행사에서 아예 추가 하드블록을 안 받고 있나.
차- 거의 다 안 받는다. 항공사들이 직판으로 싸게 팔고 있으니, 오히려 지금 있는 하드블록 소진도 안 되는 상황이다.
김- 항공사도 사정이 급할 정도로 어려운 것 같다. 그보다 여행사들이 강하게 저항을 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손- 여행사들이 항공사가 하자는 대로 했던 이유가 성수기에 좌석이든 요금이든 지원 받기 위해서였다. 요즘은 항공공급이 부족하지 않아 예전만큼 항공사에 아쉬움이 큰 상황은 아니다. 항공사도 여행사 이외의 판매채널이 많아져서 서로 관계가 느슨해진 것 같다.
편- 예전에는 여행사가 후환을 걱정해 항공사 말을 잘 따랐지만, 항공사간 경쟁도 치열해지면 언젠가는 여행사가 우위에 서는 날도 올 것 같다.
김- 지금이 과도기일 수도 있다. 
편- 항공사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들은 격세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김- 예전에 항공 세일즈들은 성수기 때 좌석 배분을 마치고 전화를 아예 꺼놓기도 했다. 좌석을 요청하는 여행사의 전화가 빗발쳐서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여행사와 항공사 간 고리가 굉장히 느슨해졌다. 여행사와 항공사 간 밀당도 지속될 것 같다. 


●그래도 한국시장 노크하는 일본 


이- 일본 관광업계가 한국시장 공략의 끈을 아예 내려놓은 것 같지는 않다. 8월말에 규슈관광설명회가 열렸다. 
차- 규슈관광설명회는 한일 갈등이 불거지기 전에 잡혔던 행사라서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설명회 및 상담회 진행방식과 언론사 초청 여부 등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결국 언론사는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 여행사 참가자 중에는 자칫 ‘매국 여행사'로 몰릴 수도 있어서 걱정했다고 한다.  
김- 늘 개최해왔던 관광설명회인데 이렇게 조심스럽게 진행했어야 했을 정도로 지금 상황이 심각하다.  
차- 일본 측에서는 정치와 별개로 민간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기는 한데, 현 상황에서는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김- 규슈뿐만 아니라 한국인 비중이 큰 오키나와도 한일 관계 악화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뚝 끊겼다고 한다.  
손- 지금 일본이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느낄지는 알 수 없다. 한국 말고도 중국과 동남아 시장 등 대체 시장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대체 여행지도 만만치 않아


김- 우리도 사드 갈등으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들자, 곧바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동남아와 무슬림 등 다른 시장으로 인바운드 시장을 다변화했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덕분에 다른 지역으로 인바운드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차- 일본도 한국 이외의 다른 시장으로 다변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일본 전문 여행사와 랜드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일본 호텔이나 골프장 등이 한국을 포기하고 다른 시장으로 판매 정책 중심을 변경하면 나중에 관계가 정상화되더라도 다시 한국 시장에 정성을 쏟기 어려워지고 시간도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서다. 
편- 일본 쪽도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김- 게다가 최근 서울에서 일본인 관광객 폭행사건도 크게 다뤄졌다. 일본 극우 언론 입장에서는 반한, 혐한 여론을 조성하는 데 더없이 좋은 재료다. 앞으로 일본인들의 한국여행 심리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여행사들은 일본 이탈 수요를 다른 지역으로 돌리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과연 어느 정도 전환되는지는 알 수 없다. 일본에서 빠진 수요 전체가 그대로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것 같지는 않다.  
김- 일단 7월 한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5.9% 증가했는데, 7월은 일본 무역보복의 여파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8월 출국자 수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8월에도 전체 출국자 수 증가세가 기존 흐름을 유지했다면 일본 이탈 수요가 상당 부분 다른 지역으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차- 중국 풍경구를 찾는 관광객들은 목적성이 강해서 사드 문제 이후 대체 목적지를 찾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을 찾는 여행객의 경우 20~30대 여성이 많아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쉽게 이동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손- 비행 시간까지 따져보면 선택지가 은근히 없다. 홍콩, 타이완, 마카오, 중국 정도인데 중국은 비자가 있어야하고, 홍콩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만만하게 다녀올 만한 선택지가 별로 없다. 
김- 일본 사태가 최소 올해 연말까지 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항공 노선을 이미 조정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풀리더라도 완전 정상화까지는 또 시간이 소요돼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관습화된 미수 뿌리 뽑는다


이- 하나투어가 미지급금 21억9,000만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비단 하나투어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차- 하나투어도 처음에는 이 정도까지 많이 나올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을 것 같다.
지- 오히려 저게 다냐는 시선도 있다. 하나투어 거래 규모에 비해 미지급금 액수가 많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차- 본사보다는 영남 본부에서 많이 드러났다고 한다. 
손- 그럼 본사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 아닌가. 
차- 그것보다는 지사관리가 안됐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손- 재발방지 매뉴얼도 만들어 실천하기로 했는데, 과연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까?
김- 결국 실천 의지에 달려 있다. 여행업계 전체적으로 여행사와 랜드사 간의 건전한 거래문화 정착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나투어가 솔선수범하면 다른 여행사와 거래하는 랜드사들도 거래 여행사에 같은 사항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차- 다른 여행사들도 미지급금 문제에서 완전 자유롭지는 못하다.
이- 매뉴얼까지 만드는 걸 보면 의지가 있다고 본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차민경,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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