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온적 상생
[기자수첩] 미온적 상생
  • 손고은 기자
  • 승인 2020.03.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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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당연한 얘기겠지만 3~4월 예정돼 있던 출장과 휴가가 여럿 취소됐다. 하노이 출장 중이었던 기자의 어머니는 현지에서 리턴편 운항이 중단되는 바람에 아시아나항공의 페리 운항 마지막 항공편을 간신히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번 주에 예정돼 있는 괌 여행은 당장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상대 국가에서 막으면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상황이니, 불안하다. 기자를 포함한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설 연휴 직후부터 두 달 가까이 여행업계는 여전히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재난 사태에 여행을 취소해주지 못하겠다는 게 맞냐며 따지는 소비자와 항공권 약관 상 위약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여행사의 입장은 아직도 팽팽하다. 어떤 소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행사가 발권수수료 1만원을 환불해주지 않고 이 와중에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고, 강하게 요구해서 여행사를 지치게 만들어야 무료 취소를 해준다는 팁 아닌 팁들도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 속 여행사들은 항공사의 운항 중단으로 인한 환불과 변경업무를 항공사로부터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한 채 처리하는 상황이다. 판매 중개 플랫폼인 네이버 항공권에서 판매된 항공권은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해주고도 네이버 측에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취소율이 80~90%로 막대하고 상황이 상황인 만큼 환불된 항공권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면제해달라는 여행사의 호소는 하소연에 그쳤다. 


사회 각계에서는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많은 기업과 스타들은 관련 단체와 협회에 성금을 보냈고 영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덜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3월5일 기준 모인 후원금은 1,000억원에 달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각자의 선에서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온정이다. 하지만 무급휴가와 월급 삭감 등 고강도의 비상경영을 이어가면서도 취소 러시에 시달리는 여행사에게는 모두 미온적이다. 소비자는 물론 그동안 ‘상생’을 외쳤던 파트너들마저 여행사의 간절함을 외면하고 있다. 그래도 여행사들은 힘든 시기를 견디고 이겨낼 것이다. 그리고 어려울 때 손을 내민 친구는 잊지 않게 돼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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