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여행상품으로 내나라 여행] 동쪽 바다가 내어준 하루 下.퇴적된 시간의 흔적
[우수여행상품으로 내나라 여행] 동쪽 바다가 내어준 하루 下.퇴적된 시간의 흔적
  • 곽서희 기자
  • 승인 2020.06.22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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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오면 동해가 꽁꽁 숨겨뒀던 보물 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오면 동해가 꽁꽁 숨겨뒀던 보물 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퇴적된 시간의 흔적


무려 2,300만년 전이다. ‘만’ 자가 빠져도 까마득한 세월인데, 그 오래 전 지각 변동의 여파로 정동진에는 국내 최장 길이의 해안 단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비경 지대를 따라 2017년, 정동진 바다부채길이 개통됐다. 이름대로 탐방로의 지형 모양은 바다를 향해 부채모양으로 펼쳐져있다. 총 4코스로 이뤄져있는 바다부채길은 편도 2.86㎞, 걸어서는 약 70분이 걸린다. 천천히 1코스만 산책하든, 바지런히 4코스까지 정복하든, 선택은 자유다. 선택지가 훌륭하니 어떤 길을 택하든 후회는 없겠다. 


동쪽 바다는 봄이 한창이었다. 바다부채길 탐방로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한순간에 시야가 푸른색으로 도배됐다. 바다, 그 넓은 바다는 눈치가 빨랐다. 누군가 귀띔해주지도 않았을 텐데 벌써부터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색을 바꿨다. 바닷물은 이 세상 물 중 가장 맑았다. 파도가 한 번 바위에 부딪혀 수 만개의 물방울로 부서질 때마다 덧없던 근심들도 조각나는 듯 했다. 퇴적된 시간은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은 기암괴석과 석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수많은 이들의 땀방울이 녹아있는 길이라서. 그 소중함은 배가 됐다. 바다부채길 조성은 까다로운 작업을 요구했다. 육로로 접근하기 힘든 해안 단구 지형 탓에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물자는 해상 바지선으로 공급됐다. 인부들은 등짐을 나르는 수고를 감수해야했다. 1년 9개월의 시간, 그리고 총 70억원의 비용이 들고서야 비로소 바다부채길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힘들여 만들었기에 가꾸는 데도 정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바다부채길은 4월4일부터 약 한 달간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탐방로의 협소구간을 확장하고 가파른 계단로에 노약자 및 장애인의 편의를 위한 핸드레일이 설치된다나. 바람이 좀 더 따뜻해질 무렵, 바다부채길은 한층 편리해진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할 것이다. 기꺼이 모시고 오고 싶은 분들이 한 분 두 분 떠오른다. 

하슬라 아트월드의 최고 인기 포토존
하슬라 아트월드의 최고 인기 포토존

언덕 위의 알찬 세계


굽이굽이 많이도 올랐다. 택시기사가 멈춰선 언덕에는 거대한 직사각형 두 개를 겹쳐놓은 듯한 건물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복합예술공간인 하슬라 아트월드다. 버거로 따지면 패티 두 장이 깔린 버거와 치즈가 솔솔 뿌려진 감자튀김에 시원한 콜라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세트 메뉴라고나 할까. 현대미술관, 피노키오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호텔까지 풀 세트로 부족함 없는 구성이다. 여긴 정말 ‘월드’가 맞다. 


입구부터 독특한 조형물이 눈길을 빼앗더니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조각품과 설치미술품이 화려하게 맞이한다. 심오한 미적 해설은 둘째 치고, 우선 알록달록한 색감에 정신이 팔린다. 꽃과 정원을 주제로 한 전시관에서는 손이 바빠진다. 곳곳이 포토존 투성이다. 미술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곳이다. 한 발짝 움직이고 찰칵. 또 한 걸음 가서 찰칵. 셔터를 누르느라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피노키오 미술관에는 코가 길쭉한 거인 피노키오를 비롯해 크고 작은 인형들이 전시돼있다. 마리오네트 미술관의 인형들은 보다 적극적이다. 발자국 모양이 찍힌 바닥에 가만히 서있으면 마리오네트 로봇인형이 춤을 추고 말을 건넨다. 젠틀한 그의 인사에 마음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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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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