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1,200건 이상 국제회의 진행한 베테랑
코로나19로 PCO 업체 파트너십 범주도 다각화
건강한 산업 위해 현장과 공사 소통 강화 필수

22년간 국내 컨벤션산업에 이바지한 이오컨벡스 오성환 대표가 9월23일 열린 ‘제47회 관광의 날’ 기념행사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이오컨벡스는 1,200건 이상 국제회의를 진행한 국제회의 전문 업체로 최근에는 MICE의 온라인화를 주목하고 있다. 오 대표를 만나 코로나19가 바꾼 MICE 업계 풍경과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이오컨벡스 오성환 대표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행사가 보편화됐다”며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종사자 교육을 강화하는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오컨벡스 오성환 대표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행사가 보편화됐다”며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종사자 교육을 강화하는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포장 수상 소감과 의의는.


이오컨벡스는 1998년 설립돼 22년 동안 1,200건 이상의 국제회의를 진행한 국제회의 전문 업체다. 행사 우수 진행을 이유로 장관 표창을 몇 번 받았는데, 산업포장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도, MICE 업계에도 의미가 큰 것 같다. 동시에 코로나19로 MICE 업계가 어려운 시기라 책임감도 더 크게 느껴진다. 산업포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뚜렷하게 기여한 경우 수상하는데, 작년에 의료관광, 트래블마트 등으로 약 1,100만 달러(한화 약 12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오컨벡스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로 업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행사는 사람이 모여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개최 자체가 어렵게 됐다. 당사도 8월까지는 무척 힘들었다. 그렇지만 꼭 오프라인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업계 전체가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9월 이후 진행되는 모든 행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하이브리드 행사다. 오프라인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지만, 비대면 행사는 이 모든 것을 초월한다. 코로나19가 MICE 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화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컨벤션의 목적인 정보전달과 네트워킹을 온라인으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컨벤션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곳들은 오히려 활황이다. 게다가 업무 파트너십의 범주도 늘어났다. 컨벤션은 먹고, 자고, 이동하는 것을 바탕으로 해 여행사, 항공사, 호텔, 식당 등과 상생했다. 그렇지만 온라인화에 따라 기존 파트너십은 잠시 약해졌고, 영상, IT 기업 등과의 협업이 늘어날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9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을 예로 들 수 있다. 최소한의 인원만 오프라인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세계 각국의 참가자 대부분이 화상 시스템을 통해 지식을 공유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행사의 프로그램 1개를 진행할 때 음향, 조명, 영상 등의 관리를 위해 10명 남짓의 인력이 배치된다. 그렇지만 온라인 비대면 행사에서는 신경 쓸 것들이 더 많다. 스트리밍, 동시통역, 자막, 영상 등의 질을 높여야 하는 만큼 추가 인력 투입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세계지식포럼을 진행했던 업체 대표로부터 기존 인력보다 3~4배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프라인 행사보다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MICE의 장점을 꼽자면.


예산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를 국내로 초청하기 위해서는 초청비, 교통, 숙식 등을 포함해 약 15~20만 달러(한화 약 2억3,000만원)가 든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연설을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참가자를 대폭 늘릴 수 있다, 남는 비용으로 스트리밍, 영상 등의 질을 높여줄 파트너사에 투자할 수 있다. PCO 업체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종사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해질 것이다. 업계 차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미팅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정보와 교육 지원을 이미 요청했다. 온라인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트래블마트, 무역 관련 트레이드쇼 등 오프라인 행사에서 진짜 바이어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미팅 횟수를 채우기 위해 의무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은 이러한 폐단을 막을 수 있다. 바이어에게 지원했던 비용을 업체 소개 영상 제작 지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바이어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셀러만 온라인 미팅을 진행해 비즈니스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가. 
서울관광재단이 ‘서울 MICE 업계 위기극복 프로젝트’를 통해 500만원을 직접 지원해준 점은 고무적이다. 당사도 이 지원금을 직원 교육 시스템에 투자했다. 그럼에도 컨벤션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 방향성은 오랜 시간 갈피를 못 잡는 것 같다. 컨벤션산업은 1996년 관련 법률이 제정되면서 토대가 마련됐고,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신성장동력 산업 분야로 꼽히며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 컨벤션 관광객이 일반 관광객보다 머무는 기간과 지출액이 배 이상 클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임을 정부가 인지하고, 주도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한국관광공사가 컨벤션산업의 육성과 지원의 중추를 맡고 있는데 여러 면에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 PCO 업체와 종사자 우선의 정책이 시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학회, 단체 등에 각종 지원이 몰려 있다. 공사의 MICE 예산 중 5~10%만이 업계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학회나 단체에 지원금을 주고 국내에서 행사를 진행하면 결국 업계에도 좋은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외적으로는 탄탄해 보인다. 각종 지표를 보면 서울시를 비롯해 국내 국제회의 유치 건수는 비약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행사가 이렇게 많다고 하는데 업계는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올 만큼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주최 측에 지원이 몰리다 보니 업계에 악영향도 미친다. 외국 학회나 단체의 경우 개최 지원금을 바탕으로 갑질을 하거나, 행사 진행을 위해 국내 업체가 아닌 더 저렴한 해외 업체를 데리고 오는 경우까지 있다. 세금을 통해 국내 유치를 지원했는데, 정작 업계는 그 수혜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공사가 업계와의 소통도 소홀한데, 현장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실적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어떤 방향의 지원책이 필요한가.


PCO 종사자에 대한 교육이 핵심이다. 당사에서는 수요일 세미나 ‘수세미’와 금요일 워크숍 ‘프라이숍’을 통해 지식 공유와 행사 리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대학교에 컨벤션 관련 학과가 있고 관련 자격증도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기업에서 다시 MICE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공을 들여야 하는데 중소기업 여건상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을 지원함으로써 산업의 근간을 탄탄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컨벤션산업은 국제회의 개최 과정에 형성된 인프라, 국가 이미지 제고, 사회 및 문화 교류 등 여러 장점이 있는 만큼 정부와 관계 부처들이 더 신경 써야 한다. 업계와 산업에 정통한 전문가를 발탁해 지금부터라도 현장이 원하는 맞춤형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수 인력 국외 유출, 중소기업 도태 등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한국 컨벤션산업의 토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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