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스위스 등 무비자 단기 방문 가능
8월 바캉스 여파로 9월부터 코로나 확산세 커져
인천-파리·런던·암스테르담 등 주요 도시만 직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이 7월 초 한국을 포함해 코로나19 저위험 국가에 대해서 무비자 단기 방문을 허용했다. 9월 중순 이후 이들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음에도 입국 제한, 의무 자가격리 등의 조치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론적으로 유럽 여행 자체는 가능하지만,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제약이 많다. <편집자주>  

프랑스, 스페인 등 한국인의 인기 유럽 목적지들이 7월부터 무비자 단기 방문을 허용했다. 하지만 8월 바캉스 여파로 9월 중순 이후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커져 정상적인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 개선문
프랑스, 스페인 등 한국인의 인기 유럽 목적지들이 7월부터 무비자 단기 방문을 허용했다. 하지만 8월 바캉스 여파로 9월 중순 이후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커져 정상적인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 개선문

●‘바캉스의 비극’ 코로나 재비상 


10월 초부터 유럽 각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각해지면서 프랑스, 스페인, 체코, 크로아티아 정부 등은 특정 도시의 식당, 술집, 박물관과 갤러리 영업을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EU) 국가 대부분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의무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시행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인의 유럽 여행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인기 목적지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체코, 영국 등의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한국 입국 후 의무 자가격리까지 있는 만큼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와 스페인, 체코 등의 상황이 심각하다. 프랑스의 경우 10월 들어 매일 같이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졌으며, 10월11일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2만6,675명(WHO 기준)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또한 10월1~10일까지 일 평균 확진자가 1만명에 이르렀고, 전체 확진자는 유럽에서 2번째로 많은 89만6,086명으로 늘어났다. 체코는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확진자 규모는 작지만 10월 초부터 급등했다. 특히 10월8일 체코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월7일 일일 확진자 5,335명이 발생해 팬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 2주간 인구 10만명당 감염자 수도 스페인, 프랑스보다 많은 346.1명으로 집계됐다.

한 관광청 관계자는 “여름 휴가 이후 유럽 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마스크 착용률이 낮은 게 사태 장기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럼에도 해당 국가를 입국하는 데 있어 큰 제약은 없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7월4일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단기 스페인 방문이 가능하며, 의무격리 조치 및 PCR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입국이 된다 한들 해당 국가에서 식당, 관광지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여행이 힘든 상황”이라며 “여행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밝혔다. 


게다가 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국가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스위스만 봐도 10월12일 일일 확진자 최대치인 4,068명을 기록하며 곤경에 처했다. 특히 프랑스 국경과 인접한 제네바, 로잔 등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 코로나19 대응 전문 위원회 마틴 아커만 위원장은 10월10일 스위스 공영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정부의 전략은 감염자의 접촉을 추적해 감염 사슬을 끊는데 기반을 두고 있지만, 다양한 사례로 현재 주정부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며 보건위생수칙,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스위스정부관광청 관계자는 “의무 자가격리 대상 국가를 추가하고 있지만, 한국은 해당되지 않아 스위스 입국과 여행이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한국 입국 후 자가격리 부담이 덜한 이들의 장기간 여행 문의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탈리아와 독일 입국은 쉽지 않다. 이탈리아의 경우 입국 시 입국사유 신고서 제출과 14일간 자가격리가 필요하다. 독일은 해외 입국자 대상 14일간 자가격리 또는 시설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사업상 목적(정부 부처 주무부서가 인정하는 경우), 학술적 목적(국제회의)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격리가 면제된다. 독일 정부는 다른 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조건 없이 입국이 허용되는 국가 명단에 한국을 포함했지만, 상호주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일반인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의 내국인 주요 행선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독일을 방문한 내국인은 전년동기대비 59.2% 줄어든 5만1,710명, 오스트리아 방문객은 81.8% 감소한 3만5,887명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거점 도시만 직항 운항


인천 출발 유럽 직항 노선은 7~8월과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파리, 런던(주 3회),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주 2회), 프라하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와 암스테르담의 경우 10월24일까지 주 4회 띄우지만, 25일부터 11월30일까지는 주 3회 운항 예정이다. 프라하는 특정 날짜에만 예외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10월14일 기준 11월 운항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1월30일까지 인천-런던 히드로(주 1회)·프랑크푸르트(주 4회)를 운영 중이다. 프랑크푸르트의 경우 10월25일부터 주 3회 운항 예정이다. 유럽 직항 노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한일 간 기업인 특별 입국 등의 조치처럼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항사의 경우 동계시즌 스케줄을 발표하고 있다. 10월25일부터 2021년 3월22일까지 에어프랑스가 인천-파리 주 3회, 터키항공 인천-이스탄불 주 3회, LOT폴란드항공 인천-바르샤바(주 3회)·부다페스트(주 1회) 등이 예정돼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7월 이후 EU 국가들이 자가격리 등 조건 없이 한국인에게 국경을 열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각국 주한 대사관이 자가격리 면제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을 다녀오고 한국에서 14일간 자가격리가 없다 하더라도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거나 백신 개발 완료 등의 호재가 없다면 여행 수요 회복은 더딜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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