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통합 시사, 연간 시너지 효과 3,000억원
경쟁 노선부터 우선 통폐합…가시적 수익 기대

대한항공(KE)과 아시아나항공(OZ)의 인수합병전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1일 법원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한항공은 내년 3월17일 인수합병 통합 계획안을 제출하기 직전까지 실사 작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직 주주총회, 기업결합신고, 현금 자산 확보를 위한 부동산 매각 등 넘어야 할 산이 여럿 남았지만 양사의 빅딜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민간항공사 간의 합병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해외에서 성사된 주요 항공사 간 인수합병 사례를 바탕으로 양사의 모습을 전망해봤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이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면 캡처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이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면 캡처

 

 ●아시아나항공 브랜드 사라질까?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사진>에서 통합 후 브랜드는 ‘하나’로 통일하겠다고 발표했다. 우 사장은 “제3의 신규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시간과 투자비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데 이어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 활용 방법은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해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는 사라질 가능성에 더 무게가 쏠렸다. 


이는 지난 2013년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즈가 합병한 이후의 모습과 유사한 케이스다. 양사는 2013년 합병 승인 이후 이듬해 3월 US에어웨이즈가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고 원월드로 가입했고, 세계 각국 항공사들과의 이전 공동운항 체제를 마무리했다. 이후 2년 만에 아메리칸항공과 모든 합병 작업을 마치고 흡수되면서 US에어웨이즈라는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일본에어시스템도 2001년 일본항공과 합병하기로 결정한 이후 일본항공재팬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가 2006년 일본항공으로 아예 바뀌었다. 


반면 에어프랑스 KLM의 경우 두 항공사의 브랜드 명칭을 합친 케이스다.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과의 합병은 2004년 성사됐다. 양사는 ‘하나의 회사, 두 개의 항공사’를 원칙으로 각각의 브랜드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지만 모든 시스템은 단일화해 운영 중이다. 


●요금·노선 더하기빼기… 
시너지 효과 기대감 상승


대한항공은 양사가 통합되면 연간 3,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본적으로 항공 스케줄과 네트워크 강화로 인한 환승 경쟁력 상승으로 여객은 물론 화물 부문까지 유치하는 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양사가 같은 노선을 판매하면서 벌이던 가격 경쟁도 완화되므로 수익률 상승도 기대된다. 따라서 가장 먼저 기대되는 변화는 양사의 노선 정리가 될 전망이다. 


실제 과거 에어프랑스 KLM은 통합 후 양사 간 중복되는 경쟁 노선부터 정리하고 주요 노선에 대해 공동운항하고 연계 요금을 출시하는 등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시너지 효과는 3개월 만에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에어프랑스 KLM 그룹은 2004년 합병 이후 각각 3개월, 2개월 매출액이 전년대비 12.3% 증가한 44억6,000만유로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요금 체제와 부킹 클래스, 수수료 정책 등 시스템을 완전히 통합하는 데까지 6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GDS·사무실·해외지사도 하나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GDS로 각각 아마데우스(토파스여행정보)와 세이버(아시아나세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 합병 전으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노선과 요금체제가 통합된다면 각각 사용하고 있는 GDS도 한쪽으로 통합될 가능성도 높다. 그럴 경우 기존 여행사들이 사용하던 항공예약시스템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내 사무실이나 해외 지사는 물론 인적 조직도 통합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도 조인트 벤처 이후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빌딩으로 이전해 같은 건물에서 업무 중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