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어 일본여행] 일본 여행,  얼마나 맛있게요? 
[기다리고 있어 일본여행] 일본 여행,  얼마나 맛있게요? 
  • 손고은 기자
  • 승인 2021.01.0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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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s in JAPAN Cuisine
오사카 중앙도매시장 앞에 위치한 엔도스시의 초밥
오사카 중앙도매시장 앞에 위치한 엔도스시의 초밥

무엇을 먹을 것인가. 일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이고 떠올리는 질문은 여행에서도 이어진다. 여행의 시간은 짧고 이에 비해 선택지는 무한대 수준일 것이다. 이런 고민이 다소 피곤하다고 느껴진다면 애초에 일본 여행을 계획해선 안 된다. 일본 여행이 단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한 잔상은 꽤 오래 남는다. 어떤 사람은 삿포로에서 먹은 수프 카레를 잊지 못해 기어코 또 삿포로를 다녀오는가 하면, 그 때 먹지 못한 라멘 한 그릇이 눈에 밟혀 당일치기로 오사카에 다녀오는 사람도 있다. 눈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 맛본 음식이 ‘인생 음식’으로 등극했다는 사람도 여럿 봤다. 어쩌면 입 안에 남아 있는 달콤 짭조름한 맛이 일본으로 이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다. 

 

그러므로 일본 여행은 본능에 가장 충실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한 번도 탐하지 못한 영역일수록 호기심은 상승하는 법. 앞으로 펼쳐질 일본 음식의 몇 가지 매력을 따라가 보면 발을 동동 구르게 될 테다. 그게 여행자의 본능이다. 


●시장에 가야할 이유  
오사카 시장


시장을 좋아한다. 다소 소란스럽고 우왕좌왕한 풍경이 좋다. 일본의 부엌, 오사카를 책임지는 시장 세 군데를 돌아봤다. 배가 부르다. 

오사카 최대 한인타운 츠루하시. 츠루하시 시장에는 오사카의 삶을 살아가는 한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오사카 최대 한인타운 츠루하시. 츠루하시 시장에는 오사카의 삶을 살아가는 한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실패할 일 없는 서민 맛집 


오사카의  3대 시장으로는 도지마의 쌀시장, 덴마의 채소시장, 자코바의 어시장이 흥했다. 맛있는 음식은 신선한 재료가 절반이 아니던가.  지금도 오사카의 상인들은 시장을 편애한다. 

기즈 시장 주변의 노포 식당에서 맛본 장어구이 덮밥
기즈 시장 주변의 노포 식당에서 맛본 장어구이 덮밥

수레를 끌고 분주하게 시장 구석구석을 오가는 이들부터 호쾌한 목소리로 가격을 흥정하는 이들까지.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여든 해산물이 다시 집집으로 퍼져 나가는 모든 풍경이 담겨 있는 곳. 오사카 시장의 풍경이다. 그 중심에는 300년 역사의 기즈 시장과 후쿠시마구 남서부의 오사카 중앙도매시장이 있다. 오사카에서 음식 좀 하는 셰프들이 아침부터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찾는 시장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식당도 여럿 자리한다. 질 좋은 재료를 바로 가져다 쓸 수 있으니 어느 곳에 들어가더라도 실패할 확률은 적다. 장어덮밥이든 초밥이든 일단 배부터 채울 일이다. 

츠루하시 시장 주변의 풍경
츠루하시 시장 주변의 풍경

츠루하시 시장에서는 한인들의 정겨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920년 광복이 되기도 전 츠루하시역을 중심으로 재일 조선인들로 이루어진 시장이 형성됐는데, 츠루하시는 그렇게 오사카 최고의 한인타운으로 자리잡았다. 흡사 남대문 시장이 연상될 정도로 정겨운 한국말이 들려온다. 일본 속 제주라고 불릴 만큼 제주 출신 한인들이 상당히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낯익은 식자재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어쩌다 한식이 생각날 때 다녀오면 든든한 곳이다. 세상의 모든 시장이 그러하듯, 인심이 철철 넘친다.

 

기즈 시장 
2 Chome-2-番8号 Shikitsuhigashi, Naniwa Ward, Osaka, 556-0012
중앙도매시장
1 Chome-1-86 Noda, Fukushima Ward, Osaka, 553-0005 
츠루하시 시장
2 Chome-1-20 Tsuruhashi, Ikuno Ward, Osaka, 544-0031

 

●보라빛 향기  
야마나시 와인 투어


투명한 와인 잔을 빙그르르 휙, 돌리길 수차례.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은 세 잔이 된다.
아랫입술이 보라빛으로 물들면 일본 여행의 낭만은 배가 된다. 
일본에서 사케 대신 와인을 마시게 된 사연. 

마르스 와이너리의 지하 저장고
마르스 와이너리의 지하 저장고

신의 물방울을 찾아 야마나시현 


쌀 농가에서 사케를 빚듯 포도 농가에서는 와인을 빚는다. 그런데 일본 와인은 생소하다. 와인의 대명사와 동 떨어진 듯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와인과 일본의 인연은 생각보다 깊다. 일본 와인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급물살을 타던 근대시대부터 시작됐다. 1877년 ‘대 일본 야마나시 포도주’ 회사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와인을 빚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유럽 포도를 일본 토양에 옮겨 심어 와인을 생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오랜 시간 일본만의 세련된 주조법 연구는 계속됐고 이제는 전 세계에 일본 와인의 품격을 알리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야마나시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사케 대신 와이너리 투어를 호기롭게 추천한다. 목적지는 일본 와인 최대 생산지로 꼽히는 야마나시현. 도쿄에서 약 2시간거리에 위치해 있다. 야마나시현은 ‘분지’다. 일교차는 10도 이상으로 크고 일조량이 많다.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기후에서는복숭아와 자두, 포도가 잘 자란다. 일본의 와이너리 약 200개 중 80여개가 야마나시현에 자리할 정도니 일본을 대표하는 와인 마을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곳이다. 


야마나시현에 잘 정착한 포도가 있다. ‘고슈’다. 고슈는 코카서스 지역의 토착 포도 품종으로 아주 먼 옛날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흘러들어왔다. 하지만 그동안 기후의 변화로 이제 고슈는 일본에서만 수확이 가능한 품종이 됐다. 2010년 국제와인기구에 일본 양조용 포도품종으로 등록됐으니 국제사회에서 일본 토착 품종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고슈는 청포도 계열에 속하는데 연한 레몬빛을 띄고 시트러스 향과 산미를 자랑한다. 화이트와인뿐만 아니라 달콤하고 청량한 스파클링 와인으로도 매력을 뽐낸다. 

물론 야마나시현에서 자라는 포도가 비단 고슈뿐만은 아니다. 그밖에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시라 등 유럽 포도 품종도 재배되고 있다. 야마나시현에 콕콕 박혀 있는 80여개의 와이너리에서는 각자의 주조법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 중이다. 일본 와인은 아직 신입생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의 수많은 와이너리에는 매일 새로운 미래를 위한 노력과 열정이 피어오르고 있다. 어쩌면 ‘신의 물방울’이란 이런 맛일지도 모른다. 

이사와는 온천 마을로도 유명하다. 하타 호텔은 야마나시현 와인을 더한 와인탕을 선보이고 있다
이사와는 온천 마을로도 유명하다. 하타 호텔은 야마나시현 와인을 더한 와인탕을 선보이고 있다

와인의 취향 


야마나시현에서 훌륭한 와인이 생산되는 이유는 또 있다. 좋은 물이 더해지면 좋은 술이 된다. 야마나시현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물이 좋다는 의미. 온천 여행에 와이너리 투어를 덤으로 삼아도 좋고, 와이너리 투어에 온천 여행을 덤으로 삼아도 좋겠다. 야마나시현의 특별한 와이너리 몇 곳을 꼽아 투어를 돕는 택시 상품도 있으니 와인 애호가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이사와에 위치한 마르스 와이너리.수많은 와인을 살펴볼 수 있다
이사와에 위치한 마르스 와이너리. 수많은 와인을 살펴볼 수 있다

그중 야마나시현에 위치한 이사와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 온천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일본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케이스다. 야마나시현에 있는 80여개 와이너리 중 이사와에만 12개가 있다. 마르스 와이너리(Mars Winery)는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시라 등 다양한 포도품종을 직접 재배한다. 포도는 자고 있는 시간에 당분이 더 높아 좀 피곤하더라도 밤 10시 이후에 수확한다고. 고슈로 만든 와인도 있다. 특히 마르스 와이너리에서 고슈로 만든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은 일본 내에서도 인정받는 상품이다. 도쿄의 고급 호텔 바에서도 마르스 와이너리의 고슈 스파클링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와인은 숙성 방법에 따라 다른 매력을 나타낸다. 마르스 와이너리에서의 와인은 230리터 크기 오크통에서 2~3년 동안 산화 숙성 시간을 거치기도, 400년 역사를 가진 커다란 도자기 ‘카메’에서 시간을 보내며 감칠맛을 더하기도 한다. 마르스 와이너리에서 만든 여러 와인을 직접 한 잔, 두 잔 마시다보면 맛있게 익은 와인 여러 병을 홀린 듯 담게 될 일이다. 

 

마르스 와이너리Mars Winery
주소  126 Yamasaki, Isawa-cho, Fuefuki City, Yamanashi Prefecture 406-0022  
전화  +81 55 262 1441  
홈페이지  www.hombo.co.jp/marswine


●다이어트 중이면 가지마오
홋카이도 푸디 투어

 
홋카이도에서 먹는 재미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신선한 해산물과 깨끗한 초원에서 자란 동식물, 고소한 유제품까지 산해진미로 사방이 산해진미로 가득하니까. 홋카이도에서는 오롯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  

구수한 매력을 호로록 미소라멘

닭고기와 돼지 뼈 등을 오래 끓인 육수에 구수한 된장을 풀어 끓인 미소라멘의 발상지는 삿포로다. 삿포로 미소라멘은 일본 3대 라멘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인정받는 라멘이다. 된장으로 맛을 내 구수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으로 느끼함을 잡은 게 매력 포인트다. 미소라멘 발상지 답게 삿포로 시내의 라멘요코초에는 17개의 작은 라멘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식사 시간이면 모든 가게가 북적북적 인산인해를 이룬다. 홋카이도 특산품인 옥수수를 익혀 알갱이를 국물에 같이 넣어주는 독특한 곳도 있다.

몽골 아니고 홋카이도 징기스칸 
이름때문일까? 징기스칸 요리는 몽골에서 왔다고 종종 오해를 산다. 하지만 사실은 홋카이도가 원조다. 한국의 불판 요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가운데가 봉긋 솟은 원형 철판을 뜨겁게 달궈 각종 채소와 고기를 함께 구워 먹는 요리. 주로 양고기를 함께 구워 먹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불판에 올릴 수 있는 고기에 한계는 없다. 여기에 맥주가 빠지면 섭하다. 고기가 익을 동안 시원한 생맥주로 목을 축이는 게 매너다. 고기가 지글지글 익으면서 새어나오는 육즙에 채소는 더 맛있어진다. 

삿포로의 소울 푸드 수프카레
한번도 맛 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맛 본 사람은 없다는 메뉴, 수프카레다. 수프카레는 삿포로 명물이기도 하다. 닭다리와 해산물과 함께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카레 육수와 함께 끓이는 음식으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카레보다는 농도가 묽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공깃밥을 크게 한 숟갈 떠서 국물에 적셔 먹으면 온몸에 온기가 퍼진다. 식당에 따라 맵기 조절도 가능하다. 프랑스인들의 소울 스프가 양파 스프라면 삿포로에는 수프카레가 있다.

비싼 게 유일한 단점 털게 
비싼 값을 하는 음식, 털게다. 딱딱한 껍질 위로 억센 털이 숭숭 솟아 있는 털게는 홋카이도에서 손꼽히는 음식이다. 털게는 수온이 낮은 바다에서 서식하는데, 삿포로 인근 해역으로 차가운 오호츠크 해류가 흘러들어 털게가 서식하기 딱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비싼 게 유일한 흠이지만 그럼에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메뉴다. 털게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부터 뷔페식 식당도 있지만 시장에서 직접 쪄주는 곳도 있으니 꼼꼼한 비교 검색은 필수다. 

입안에 바다를 머금다 카이센동과 초밥 
해산물 요리는 재료의 신선도가 좌우한다. 태평양과 오호츠크해에 둘러싸인 홋카이도에서는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가 다양하다. 대표 주자는 카이센동.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위에 여러 종류의 해산물을 올린 덮밥이다. 생새우부터 성게알, 연어와 참치회 등 알록달록하게 담아내 보기에도 좋다. 카이센동 한 그릇에 홋카이도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가 그대로 담겨 있다. 초밥이 유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배경이 된 초밥골목은 오타루에 위치해 있다. 

구름일까, 솜사탕일까 치즈 케이크 
깨끗한 초원에서 신선한 우유를 얻고 치즈를 만들 수 있다. 오타루에 위치한 르타오가 치즈 케이크로 유명해진 이유다. 구름일까, 솜사탕일까. 입 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리는 부드러운 식감에 수많은 발걸음이 모인다. 오타루에 본점을 두고 있는데, 사카이마치 거리에만 르타오 매장 4곳이 자리할 정도로 오타루의 명물 디저트점이 됐다. 르타오가 한국에 진출한 덕에 가까이에서도 맛볼 수 있다.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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