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클래스·밀키트 등 취미 상품으로 확장
사용자 접점 늘리고 안정적 트래픽·고객 확보

코로나19는 여행시장의 주도권을 크게 뒤흔들었다. 해외여행 사업 비중이 컸던 여행사들은 대부분 영업을 최소화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반면 티켓·투어·액티비티를 주로 다루던 여행 관련 플랫폼들은 국내여행 상품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피봇(Pivot, 사업 전환) 전략을 펼쳤다. 올해도 코로나19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행 플랫폼들은 그나마 기회가 남아 있는 국내여행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행 관련 플랫폼들은 국내여행 상품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사업 전환 전략을 펼쳤다
여행 관련 플랫폼들은 국내여행 상품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사업 전환 전략을 펼쳤다

국내 패키지 여행사들의 주요 사업 부문이 해외여행인 것처럼 티켓·투어·액티비티를 주로 판매해온 여행 플랫폼들도 해외 상품의 비중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마이리얼트립, 클룩, 와그, KKday 등 투어·액티비티 플랫폼들은 일제히 국내여행 상품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국내여행 수요가 가장 활발한 제주와 부산, 전주, 강릉 등 주요 지방 도시를 기점으로 관광지 입장권이나 체험, 렌터카, 숙소 등 여러 상품이 카테고리에 추가됐다. 


2021년 새해도 이들 플랫폼에는 더 많은 국내 상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많은 상품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회가 남은 시장인데다 올해 하반기까지도 해외여행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마이리얼트립은 “올해도 해외여행 상품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국내여행 상품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추가할 수 있는 국내여행 상품도 생각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클룩(KLOOK)도 해외여행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는 가져가되 해외여행 길이 열리지 않는 이상 각국 현지에서는 국내여행에 집중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특히 타이완이나 태국 등 현지 코로나19 확산세가 적은 국가에서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내여행이 활발해진 상황이라 내수를 기대해볼 만하다. 클룩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기를 올해 4분기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수도권 지역 외에 지방까지 상품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매출액을 생각하면 국내여행 시장은 해외여행 시장보다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전체 여행 경비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던 항공권이 빠지고 입장권의 경우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어·액티비티 플랫폼들이 국내여행 관련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이유는 보다 장기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구축해 둔 국내여행 상품을 인바운드 여행객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고, 한국의 국내여행 상품이 필요한 해외 플랫폼들과의 제휴도 타진해볼 수 있어서다.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국내여행 매출만으로 부진한 실적을 충당할 수는 없지만 현재 글로벌 투어·액티비티 플랫폼들은 자사가 진출한 국가 현지에서 상품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며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는 날이 오면 경쟁력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행 관련 플랫폼의 정체성은 점차 ‘여가’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꼭 여행에 국한되지 않고 휴식을 겸한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는 모든 개념의 상품을 차곡차곡 모으는 중이다. 랜선 투어며 밀키트, 온라인 클래스, 피트니스 등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이면서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늘어날수록 유저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며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행 관련 플랫폼 중 높은 관심을 받는 곳은 야놀자다. 야놀자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는 한국에서 여행 관련 플랫폼으로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선정된 기록을 가진 데다 ‘글로벌 여가 슈퍼 앱’이라는 목표 아래 국내외 여행 관련 스타트업과 IT회사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에는 트리플에도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트리플이 보유한 항공권 시스템 연동 작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고은 기자 k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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