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고원에 집이 있다면, 남원 백두대간 생태관광벨트
운봉고원에 집이 있다면, 남원 백두대간 생태관광벨트
  • 천소현 기자
  • 승인 2021.03.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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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태관광

이것은 허리가 뻐근한 이야기다. 
끊어지고 토막 난 백두대간을 복원하는 과정에는 분단의 현실과 훼손된 생태의 현실이 모두 소환된다.

지리산 기슭에서 내려다본 분지 형태의 운봉고원에는 33개의 마을이 있다
지리산 기슭에서 내려다본 분지 형태의 운봉고원에는 33개의 마을이 있다

●마을로 내려온 백두대간

  
남원은 지리산의 서북쪽에 있다. 전라북도가 나눠 가진 지리산의 지분을 남원이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원의 생태관광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넓게는 백두대간이라는 큰 무대까지 바라본다. 남원 주천면 노치마을은 유일하게 백두대간이 마을을 통과하는 곳이다. 일제가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커다란 목돌 6개를 땅에 박았다는 이야기가 그 증거다. 목돌을 박은 이후 마을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았었단다.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꼽힌 행정마을 서어나무숲 ©JBESC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꼽힌 행정마을 서어나무숲 ©JBESC

제거된 노치마을의 목돌은 마을 옆 남원 백두대간 생태교육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지리산의 동식물과 지리산이 품어 준 사람들의 이야기, 백두대간의 생태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3D, 영상까지 갖추었다. ‘G(쥐)7정상회담’, ‘게판 5분 전’ 같은 재미있는 기획전 이야기에 웃음이 차올랐다가, 한반도 각지의 백두대간 흙을 모아 130개의 진공관에 담는 전시물 앞에서는 갑자기 짠한 마음이 솟았다. 휴전선 북쪽 40개의 진공관이 텅 빈 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8년 남북 정상 기념식수목 행사에서 사용하고 남은 북쪽 백두산 흙을 당시 행사 관계자에게 얻어 백두산 진공관을 채울 수 있었다는 것. 


전시관을 나오니 오승배 주무관이 손을 들어 산을 가리켰다. 그의 손끝이 향한 곳은 움푹 파인 정령치(마루금)였다. 1988년 산을 넘어가는 도로를 놓으면서 끊어졌던 생태축은 2015년이 되어서야 복원됐다. 도로를 터널화하고 생태통로를 이어 식물을 식재하자 동물들이 다시 오갈 수 있게 되었단다. 방법을 찾으면 얼마든지 공존이 가능했던 것이다.


주변에 지리산둘레길 1코스와 덕산저수지를 연계한 생태탐방로를 걸으며 지리산의 햇빛, 바람, 흙, 새소리를 모두 느끼고 가라고 백두대간 생태교육전시장 옆에는 에코롯지, 오토캠핑장도 있다. 두 시설 모두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지만, 좀 더 생태적인 여행을 위해 담당자들은 계속 고민 중이다. 더 오래 지리산에 머물고, 느끼고 가면 좋겠다.


●운봉에 살으리랏다


지리산 자락에 걸쳐 있는 운봉읍은 33개의 마을을 품고 있는 고원지대다. 전북에서 육성 중인 남원 생태관광벨트의 주요 거점인 백두대간 생태교육전시관, 트리하우스, 허브밸리뿐 아니라 바래봉, 정령치, 국악의성지 등도 모두 차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

백두대간 생태교육전시장. 별관을 준비중이다 ©JBESC
백두대간 생태교육전시장. 별관을 준비중이다 ©JBESC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의 체험휴양시설인 트리하우스에서 정계임 에코 매니저를 만났다. 그녀는 마흔 살이 넘어 고향 운봉으로 돌아왔다. 2000년에 ‘제1회 아름다운 마을 숲’ 경연에서 대상을 받은 서어나무숲이 있는 행정마을이 그녀의 고향이다. 작은 집 하나 얻어, 취미로 소리를 배우고, 봄이면 바래봉(철쭉으로 유명하지만) 진달래로 화전을 부치고, 여름엔 구룡계곡에 발 담그며 신나게 사는 중이다. 일상이 생태여행이고 풍류다. 문화관광해설자이자 숲해설사, 나비관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에코 매니저이기도 하다. 

귀향 후 자연 속에서 풍류의 삶을 사는 정계임 에코매니저
귀향 후 자연 속에서 풍류의 삶을 사는 정계임 에코매니저

8동의 백두대간 트리하우스는 해발 700m 이상의 노송 군락지 안에 세워졌다. 물론 나무를 훼손한 것은 아니고, 지상 2m로 눈높이만 맞췄다. 편백나무로 만든 아담한 방에 화장실만 갖춘 군더더기 없는 구조다. 넓은 테라스와 창은 고스란히 소나무를 담은 산수화다. 피톤치드는 덤, 취사는 불가다. 대신 관리동 1층에 공동취사장과 사무실이 있고, 2층에는 50명을 수용하는 명상실이 있다. 박형우 에코 매니저가 진행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도 이곳에서 모여 출발한다.  

백두대간 에코롯지
백두대간 에코롯지

트리하우스에서 조금만 비탈을 거스르면 남원 백두대간 힐링캠핑장이다. 민간에게 임대를 주었던 시절에 세운 글램핑용 텐트 프레임만 서둘러 철거하면 보기 좋은 솔숲 캠핑장이 되겠다. 원래 다양한 생물들이 사는 습지였던 곳이라 보존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던 곳이다.

백두대간 트리하우스
백두대간 트리하우스

캠핑장에서 계속 비탈을 거스르면 능선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바래봉(1,186m)이고, 세걸산(1,220m)을 넘으면 뱀사골이란다. “와 지리산이 엄청 가깝네요!” 했더니, “아이고, 여기가 지리산이라니까요!”라고 말한다. 숲에 있으니 산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사람만 생각하면 자연이 보이지 않는 것이고. 솔바람 소리 가득한 숲에서 눈을 감았다. 지천으로 얼레지와 히어리가 핀다는 봄이 그려졌다.  

▶백두대간 생태관광벨트  
남원 백두대간 생태교육전시관, 에코롯지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운봉로 151 

백두대간 트리하우스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행정공안길 299


글 천소현 기자  사진 김민수(아볼타) 
취재협조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www.jb-ecotou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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