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 인센티브와 거리 먼 여행경보 단계
한국인 대상 입국 제한 완화한 국가들과 대조적

 

외교부가 지난 14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했다 / 캡쳐
외교부가 지난 14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했다 / 캡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는 1년 전과 동일하게 꽉 조여진 상태다. 자가격리 면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 개편 등 해외여행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데 여행경보 단계는 엇박자를 나타내고 있어 우려의 시선이 모였다. 

외교부는 지난해 1월23일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중국 우한시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했다. 이후 중국 전 지역, 이탈리아, 일본, 유럽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여행경보 단계를 상향했고, 3월18일 전 세계 185개국을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약 3개월 간격으로 5차례 연장을 거듭해왔다. 이어 지난 3월18일부터 5월16일까지 발령한 5차 특별여행주의보는 5월14일 다시 6월15일까지로 연장됐다.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국가는 183개국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외교부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적 유행(Pandemic) 선언 및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지속, 상당수 국가의 전 세계 대상 입국금지제한 및 항공편 운항 중단 등의 상황이 계속됨을 감안한 연장”이라고 지난해 3월과 동일한 내용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펼치는 인센티브 정책과는 다소 대조적이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게는 해외 입국시 2주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다. 또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일률적으로 14일 적용되고 있는 자가격리 기간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되는 등 해외여행 재개에 긍정적인 요소가 차근차근 추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위스나 터키 등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하거나 백신 접종을 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나라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1년 전과 동일한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업계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특별여행주의보의 행동 요령도 모호하다. 특별여행주의보의 행동 요령은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로 설명되어 있다. 여행경보 2단계는 황색경보로 불필요한 여행 자제, 3단계는 여행 취소연기 권고로 적색경보에 해당한다. 여행 자제부터 취소연기까지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4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사실상 여행 철수 권고에 준하는 단계로 여행심리를 위축시키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입장이다. 

한편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는 발령일로부터 최대 90일까지 유효하며 통상 1개월 단위로 발령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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