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세미나·팸투어 등 여행업계 계획 줄줄이 취소
내년 1분기도 캄캄…“손실 보상 대책도 없이 규제만”

 

특별여행주의보와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악재가 겹치며 여행업계의 한숨이 깊어졌다 / 픽사베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고삐를 바짝 죄면서 여행업계의 한숨이 깊어졌다. 특별여행주의보가 재발령됐고,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10일 의무가 연장된 데 이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턴하면서 여행심리는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이처럼 악재가 엎친 데 덮치며 여행업계의 사업계획은 또 다시 불투명해졌다. 우선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기대감을 모으며 준비했던 겨울 전세기나 정기 노선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지난 16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10일 의무가 내년 1월6일까지 3주나 연장된 데 따른 2차 타격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천-괌(12월23일→1월 말), 제주항공 인천-방콕(12월22일→1월 말), 에어서울 인천-괌(12월23일→1월 말) 등 12월 운항 계획이 연기됐고, 제주항공 인천-치앙마이 노선은 취소됐다. 일단 자가격리 의무 적용 기간에 맞춰 운항을 연기했지만 출입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년 1~2월 운항 계획마저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항공·여행업계는 내년 1분기 영업도 힘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의 홍보·마케팅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12월 예정돼 있던 여행업계 행사나 팸투어, 세미나 등이 축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아예 취소된 경우도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12월 싱가포르, 스위스, 태국, 하와이 팸투어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태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팸투어는 모두 취소됐다. 태국의 경우 미디어를 대상으로 12월12일부터 19일까지 진행했는데, 자가격리를 감수하더라도 희망하는 참가자에 한해 소수로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2021 서울 관광인의 날’ 행사의 경우, 오프라인 행사는 모두 취소되고 서울관광발전 포럼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하와이관광청도 올해 마지막 스페셜리스트 세미나를 오프라인으로 준비하던 중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관광청과 항공사들이 계획했던 내년 1월 행사와 팸투어도 불투명해졌다. 한 외국항공사 관계자는 “1월 중순 본사에서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팸투어를 준비하고 있는데 자가격리 조치가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유럽이나 미주 지역과 달리 아무래도 아시아에서는 참가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10일 연장에 대한 업계의 분노감은 커지고 있다. 자가격리가 해외여행 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갑작스런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로 취소 폭탄과 얼어버린 여행심리에 또 좌절했다”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근거로 특별여행주의보를 재발령하고 해외입국자를 격리 조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이판의 경우 일주일 여행을 위해 지금도 코로나19 검사를 5번이나 받고 있다”며 “이미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번진 데다 해외 유입보다 지역사회 내 전파가 큰 상황에서 자가격리가 얼마나 의미 있는지 명확한 이유를 파악하고 내린 결정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자가격리 10일 부활에 따른 취소 대란에 대해 여행사와 항공사가 입은 손실에 대한 보상이나 대책이 전혀 없다는 점도 분노를 들끓게 했다. 

한편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으나 지난 15일부로 해제했다. 이미 영국과 전 세계에 퍼진 만큼 특정 국가에 대한 입국 규제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자 기준 영국 입국 48시간 전, 입국 후 이틀 안에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한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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