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맞춤여행’ 더이상 그림의 떡 아니다
[커버스토리]‘맞춤여행’ 더이상 그림의 떡 아니다
  • 김기남
  • 승인 2000.05.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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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패키지 여행의 지상비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
속에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호텔과 식사, 입장료 등 최소한의 기본적인 행사비도
보전하지 못하고 있는 지상비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현지에서의 과다한 선택관광 판매와 쇼
핑강요 등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북경 3박4일에 29만9,000원하는 식의 말도 안되는 상품광고가 등장
하는 와중에도 한편에서는 조심스럽게 새로운 스타일의 여행상품을 준비하는 작업이 진행중
이라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호주정부관광청, 호주 퀸즈랜드주 관광청은 공동으로 지난 달 10여 명의 여행사
팀장급 실무자를 대상으로 맞춤여행 스터디 투어라는 다소 생소한 형식의 팸투어를 실시했
다. 대한항공이 지난 해 말 내놓은 맞춤여행상품은 소비자가 브리즈번으로 들어가는 항공이
외의 현지 호텔과 일정, 선택관광 등을 정해진 틀 안에서 스스로 결정하도록 짜여져 있다.
북마리아나제도 관광청도 오는 24일 5박6일 일정으로 제1회 마리아나 관광 아카데미 팸투어
를 실시한다. 이번 팸투어도 실무자들이 선택관광을 직접 골라 경험할 수 있도록 희망 선택
관광을 접수받는 등 새로운 형태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하지만 업계의 움직임과는 달
리 아직까지 맞춤여행상품은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맞춤여행상품의 간사를
맞고 있는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 상품 개발에 대해 “좌석난이 심각했던 지난 겨울 호주 여
행을 원하는 고객을 이 상품으로 유도해 활성화를 시키자는 의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
면서 “항공사 요금도 일반 패키지 그룹보다 낮게 책정되는 등의 지원이 있었지만 그리 큰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호주정부관광청의 김연경부장은 “이같은 맞춤여행상품이 금새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을 것
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보다는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새로운 여행형태에 부합
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정부관광청은 다가오는 성수
기 시즌에 대비해 맞춤여행상품의 상품가를 계산하고 상담하는 여행사 담당오퍼레이퍼를 대
상으로 5월 중에 세미나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을 계속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
다.
북마리아나관광청 김희정 대리도 “이번 팸투어를 통해 당장 맞춤여행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펴 상품개발과 연계하겠다”고
새로운 상품개발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많은 여행사들이 맞춤여행과 같은 개별여행상품 개발에 공감은 하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
고 생각하는 이유는 상품이 좋아도 패키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상품가격과 어학 능력
등의 이유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지역의 경우 같은 일정이라도 쇼핑과 팁을 기대하기 힘든 맞춤여행과 패키지간에는 3
0∼4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신문광고를 통해서는 맞춤여행
의 자세한 내용을 일일이 소화할 수도 없다.
이처럼 오프라인 업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맞춤여행이지만 인터넷 업체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괌과 사이판을 전문으로 하는 클릭여행사(www.guam.co.kr) 엄경오사
장은 “신문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여행사에 비해 인터넷 여행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확실히 색깔이 다르다”면서 맞춤여행을 소화할 수 있는 소비자층이 부족하다는
오프라인 업체의 견해를 반박한다.
그보다는 오프라인 여행사의 경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충분한 정보를 제 때에 제공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지역별로 전문적인 내용까지 충분히 상담 가능한 전문 인력을 운영하기가 어
렵다는 점을 들며 오프라인 여행사의 한계를 지적했다.
골드투어도 지난 주부터 안셋뉴질랜드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뉴질랜드 상품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소비자는 골드투어 사이트에서 원하는 호텔과 렌터카를 설정하면 그에 해당하는
견적을 확인할 수 있게 설계돼 있으며 현지에서의 식사와 일정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골드투어 담당자는 “일반 패키지를 이용해 같은 일정을 여행할 경우 15∼20만원 추가되는
요금을 안셋뉴질랜드의 협찬으로 낮출 수 있었다”며 “자신이 선택한 상품 가격을 바로바
로 확인하는 등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장바구니 형태를 도입해 신문광고의 한
계를 벗어나려 했다”고 설명했다.
흔히들 한국은 일본의 여행 패턴을 따라 간다고 한다. 일본 여행이 에어텔 개념의 개별여행
으로 완전히 돌아선 지금 실제로 인터넷을 통한 여행 떠나기는 여행동호회를 통해서도 활발
히 진행중이다. 프리스타일이라는 여행동아리(www.aq.co.kr)는 오는 4일 40여명의 회원이
스스로 일정을 만들어 괌으로 단체여행을 떠난다.
동호회 관계자는 “자유여행을 하기에는 자신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만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이 모여 단체여행을 기획할 수 있게 됐다”며 “2∼3
년 내로 한국의 여행문화는 패키지 일변도에서 탈피해 항공과 숙소만 예약하고 떠나는 자유
여행이 하나의 주류로 등장하게 될 것이며 자유여행자들이 많아질수록 같은 일정으로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은 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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