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3일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에서 대한항공 화물기가 추락, 전파당하
는 사고가 발생하자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또…”하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굿이라도 한판 벌여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거리의 시민들조차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이제 정말 대한항공 타기가 두
렵다”는 반응을 넘어 “한때 국위선양에 일등공신이었던 대한항공의 연이은 몰락이 안쓰럽
기까지 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국적항공사와 외국항공사 관계자들까지 “업계 전체의 발전
을 생각할 때 착잡하기 그지없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번을 포함 대한항공은 올 한해만도 점보기 3대가 대형 참사를 당하는 불운을 겪었으며,
뉴밀레니엄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또 다시 대형사고로 천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한항공의 전근대적 족벌 경영, 조종실의 군사문화 및 조종사들의 격무, 정비인력 부족으로
인한 정비 미흡, 항공당국의 관리소홀 등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원인은 늘 한결같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기자의 눈에는 ‘전문인력의 의사소통 부재’가 가장 뼈아프다.
최근 양 민항은 공히 조종사와 정비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노조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
다. 안전운항의 최일선에 서있지만 물리적·정신적 홀대를 받았던 이들의 목소리가 한꺼번
에 터져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두 항공사는 ‘노조가 생기거나 활성화되면 시끄럽
다’는 미명아래 이들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이들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과감하게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 충분한 대우와 합당한
통로를 보장해 줌으로써 이들이 정비와 조종이라는 항공 운항의 양대 축에서 전심전력으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탁상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뜬구름 잡는 식의 대책은 이제 필요없
다.
그리고 한가지 더. 항공실무에 밝은, 말 그대로 항공전문가들이 한국의 항공업계를 이끌어
줘야 한다.
win@traveltimes.co.kr"""">노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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