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사업체 운영 및 시설투자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해 사용하고 있는데다 영업부진으로 인해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진흥과 영업」의 이원화체제에 의해 진흥활동을 계획·추진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70년을 전후해서 신규호텔과 여행알선업 등 관광사업체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부 주도형 관광사업이 민간 주도형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등 주변 여건의 변화가 영업위주의 체제에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이 무렵 업계에서는 「민간사업을 지원해야 할 관광공사가 오히려 민간사업체와 영업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영리사업체를 모두 민영화하고 진흥업무를 전담하는 기구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었다.
국제관광공사는 70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의 4/4분기 경영분석 자료를 토대로 71년도의 경영관리 지침을 마련, 영업체별로 책임경영 목표관리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신규사원 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경비지출을 감소하고 책임목표를 달성한 지사장(영업체별 총지배인)에 대해선 2년 이상 보직기간을 인정하는 등 신상필벌제를 실시하는 한편 정기·수시 검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구매 물품 관리를 철저히 해서 고가구매를 예방하기 위해 검사기능을 강화했다.
당시 관광공사 총재비서실에 근무(부참사)하고 있던 張景熙씨(관광공사본부장 역임, 롯데관광 사장)의 회고.
『張盛煥 총재는 만성적인 적자 영업체를 흑자운영으로 바꿔 놓고 해외선전 등 진흥업무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루는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워커힐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으시기에 「경영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닙니까. 그렇다면 경영능력이 있는 호텔전문가를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말씀드렸는데 그후 호텔학교 교장 申義均씨를 총지배인에 발령하면서 「간부진을 원하는 사람으로 구성해 줄 테니 책임지고 흑자로 바꿔 놓아라」는 조건을 붙이시더군요. 그처럼 책임경영제를 강력히 실시할 계획이었는데 그해 1월 張총재께서 교통부장관에 영전하시게 돼 마무리를 짓지 못하셨지요. 대사(大使)로 외교관을 지낸 분이었기 때문에 외국사정에 밝고 진흥업무에 대해 안목이 높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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