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민족의 성지 태백산 신령께 비오니… IMF한파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져 올 한해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굽어 살펴주소서!』
 「큰 밝음의 산」 태백은 봄기운이 옷깃사이로 스멸거리는데도 눈의 나라다. 유일사 입구에서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경쾌하더니 능선에 오르면 천지에 화들짝 눈꽃이 피어 있다.
 나무나 풀에 눈같이 내린 서리인 상고대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지낸다는 주목은 치렁치렁 흰옷을 걸친채 동해에서 뜨는 해를 맞이한다.
 유일사에서 천제단으로 올라가는 길 중간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설경을 만끽하기엔 그만이다. 오랜 세월이 빚어낸 고사목의 기묘한 자태에 한시도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사위가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이면 하늘빛과 어울려 더욱 신비스럽다. 운이 좋아 일출이라도 볼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다.
 겨울의 눈꽃외에도 봄이면 철쭉으로 뒤덮혀 산행을 유혹하는 태백산(강원도 태백시·1천5백66m)은 민족신앙의 성산으로 불리운다. 백두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이 금강, 설악, 두타, 청옥산을 지나 이곳에 우뚝 솟았다.
 태백산의 또 다른 분위기는 신성함. 정상의 장군봉 부근 20평 남짓한 천제단은 태고적부터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왔던 곳이다. 신라시대에는 왕이 직접 제례를 올렸으며 그 전통은 고려와 조선조를 이어져 내려왔다. 지금도 개천절이면 하늘에 제를 지낸다. 이 때문에 정초면 각종 산악회 등이 한해동안의 산행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시산제를 마련하기도 한다.
 당골, 백단사, 유일사 코스는 태백산의 등산로 중 등산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 유일사 코스는 절 부근까지 산판도로가 뚫려있어 정상에 오르는 최단 등산로. 정상인 장군봉까지 2시간이면 족히 오를 수 있다. 장군봉을 거쳐 천제단에 이르면 등산로는 망경대~반재∼당골코스와 멀리 문수봉을 지나 당골로 바로 떨어지는 두가지 길로 갈라진다. 망경대로 내려오는 코스는 정상에서 2시간정도, 문수봉을 거쳐면 1시간정도가 더 소요된다.
 망경대쪽 등산로를 타고 내려오면 먼저 객사한 어린 임금의 넋을 기린 단종비각과 마주친다. 1백여m 더 내려오면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망경사가 있다. 절 입구 용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로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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