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문화와 자연미 공존
호주관광하면 으레 시드니를 떠올리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러나 그런 고정관념은 멜버른에 도착하면서 여지없이 깨지기 마련이다. 세련된 도심문화와 완벽한 교통체계 및 유수의 숙박시설, 그리고 멜버른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목가적인 풍경을 한눈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는 남태평양의 뉴욕, 멜버른은 남태평양의 런던.’ 시드니와 멜버른을 비교한 재미있는 표현이다. 시드니가 마천루로 상징되는 현대적 빌딩으로 둘러싸여 바삐 돌아가는 반면에 멜버른은 고풍스런 건물의 도심속에서 중후하면서도 완상의 여정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빅토리아주의 수도 멜버른에 도착하면 우선 도심 어디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빅토리아 양식을 보존한 고풍스런 건물의 외양에 눈길이 쏠리기 마련이다. 주요 도로의 이름도 왕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그러나 그렇다해서 건물의 내부까지 오래됐을 것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건물의 바깥은 옛 아름다움을 유지한 대신 내부는 최첨단 인테리어로 꾸민 곳이 많다. 멜버른 시내관광지가 물론 많지만 아름다운 건물들만 찾아다니며 안팎을 감상하는 것도 훌륭한 일정이 될 정도다.
시드니가 관광·유흥의 중심지라면 멜버른은 산업·문화의 도시. 거리에는 총 노선 632km의 트램이라는 전차가 여전히 다니며 각종 음악회와 미술전시회, 공연물이 연중 쉬지 않고 열린다. 지난 1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99 멜버른 축제’가 성대히 개최되고 있는 중인데, 전시회 음악회 오페라 퍼포먼스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그야말로 문화의 성찬식이다. 지난해 축제 때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공연을 가져, 격찬을 받은 적이 있다.
프린세스다리를 건너 오른쪽에 서있는 빅토리안 아트센터(Victorian Arts Centre)는 미술관과 극장, 콘서트 홀로 이뤄진 거대한 예술단지. 공연활동의 중심지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앞에 설치돼 있는 철탑은 트램과 함께 멜버른의 랜드 마크로 불린다.
푸른 정원이 너무 많아 ‘가든 시티(Garden City)’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멜버른. 그 중에서도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은 오리, 고늬 등의 각종 물새와 쟈스민을 비롯한 셀 수 없이 많은 꽃들로 연중 그윽한 향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온 가족 휴양지로 널리 사랑받는 곳.
1934년 그리스 아테네 신전의 건축양식을 본따 지어진 전쟁기념관도 가볼만한 곳이다. 참고로 이곳의 국군의 날은 4월25일. 전쟁기념관에 가면 한국전 참전기념비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한쪽에서는 먼저간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타고 있다.
멜버른 시내의 명소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리알토 타워(Rialto Towers)다. 전체 높이 253m로 남반구에서 제일 높은 오피스 빌딩인데, 꼭대기에 마련된 리알토 전망대에 오르면 멜버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100만달러가 투자된 리알토 영화관은 또 다른 볼거리. 생동감 나는 특수 화면과 음향으로 매 시간 30분마다 20분짜리 비디오를 상영하는데 빅토리아주의 관광명소를 빠짐없이 보여준다.
멜버른 시내를 조금 벗어난 중에서는 댄디농산(Mt. Dandenong)이 단연 가볼만한 곳. 멜버른 동쪽으로 약 1시간 가면 닿을 수 있는 곳으로 해발 633m다. 99m까지 자란다는 쭉쭉 뻣은 마운틴 애쉬 유클립스 나무로 꽉 찬 우림(雨林)은 단연 압권이다. 비가 오면 오히려 유클립스 나무와 숲에서 적록색의 공기를 짙게 내뿜어 이만한 삼림욕도 없는 셈이다.
우림지역 밖에는 붉은색의 로젤라와 파랑색의 로키드란 새가 사람의 머리로 손으로 어깨로 먹이를 찾아 사뿐히 내려앉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댄디농산에 오면 숲도 나무도, 인간도 새도 그저 자연의 일부분일 뿐이다.
댄디농산에서 나와 벨그레이브(Belgrave)역으로 가면 에메랄드 호수공원(Emerald Lake Park)까지 운행하는 빨간색의 증기기관차인 퍼핑 빌리(Puffing Billy)호를 탈 수 있다. 1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목재로 된 트레일 다리를 지나 울창한 온대우림을 통과하기 때문에 기차 바깥의 경치가 그만이다. 기차 앞부분에서 연신 뿜어져 나오는 희뿌연 연기를 보노라면 어느새 푸근한 고향의 느낌, 유유자적한 삶의 여유로 침잠한다.
호주 멜버른 = 노중훈 기자

""멜버른 직항편 강력 희망""
“한국에서 멜버른으로의 직항편 운항을 강력히 희망합니다.”
빅토리아주 관광청의 데이비드 라일리(David Reily)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멜버른 취항을 위해 앞으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를 방문하는 한국관광객중 19% 정도가 멜버른을 방문한다”고 전한 라일리 부사장은 “현재는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직항노선이 개설되면 방문객수가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멜버른이 짧게 체류하며 다양한 관광지를 둘러 보는 한국인의 관광스타일에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멜버른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멜버른 시내의 경우, 한번에 걸어서 다 둘러볼 수 있다”며 “트램, 기차, 버스, 택시 등이 어우러진 완벽한 교통체계도 시내관광객들의 이동시 불편을 최소화한다”고 자신했다. 외국관광객들에게 친절한 멜버른 사람들의 성향과 편안하고 세련된 도심의 분위기도 빼놓을 수 없는 무형의 관광자산.
호주의 다른 관광목적지들이 밀레니엄 열풍에 휩싸여 있는데 비해 라일리 부사장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2000년은 다른 새로운 해와 똑같은 해일뿐”이라고 못박은 뒤 “평상시 비즈니스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신 내년부터 줄줄이 잡혀 있는 굵직한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와 멜버른과의 연계 프로모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멜버른은 지난 1956년에 호주 최초로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 내년 여름에 열릴 시드니 올림픽을 전후해 올림픽이란 테마로 양 도시의 연관성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 올림픽 앞뒤로 2주 동안 5,000여 미디어를 상대로 집중적인 홍보를 한다는 구체적인 복안도 세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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