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란나(Lanna) 왕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치앙마이 북부, 숲이 우거진 매 림
(Mae Rim) 골짜기를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짙은 적갈색, 한없이 단단해 보이는 티크 나무로 쌓아올린 건물들. 1300년대 란나 왕국 시절의 건축양식으로 탄생한 리젠트 리조트는 그렇게 푸른 들판 위에 서 있었다.

란나왕국으로의 환상여행-리젠트 리조트
1296년 몽고계통의 맹그라이(Mengrai) 왕은 치앙마이(Chiang Mai) 지역에서 태국 최초의
왕국을 일으켰다. 아유타야 왕국(1350)보다 150년이 앞서고, 방콕왕국(1782년) 보다도 500
년이나 앞선 일이었다. 1556년 이후 무려 220년 동안 인근 버마의 지배를 받았던 치앙마이는 1774년 독립했고 란나(Lanna)왕국이란 이름으로 존속해 오다 지금의 태국왕국에 합병된 것은 아주 최근인 1939년의 일이다.
고대 왕국의 수도였던 치앙마이시에서 북쪽으로 20분 거리에 재탄생한 란나의 왕국은 리
젠트 리조트(Regent Resort)다. 매끄럽게 다듬은 나무로 쌓아올린 로비를 가로질러 저 멀리 매림의 푸른 골짜기와 병풍처럼 둘러싸인 도이수텝(Dio Suthep)산을 바라보면 맹그라이 왕이 왜 란나 왕국의 수도로 치앙마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7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치앙마이는 열대림과 코끼리가 어우러지는 원시의 자연을 고스란
히 간직하고 있다.
치앙마이 리젠트 리조트(Ching Mai Regent Resort)는 1995년 란나 왕국의 700주년을 기
념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란나는 수많은 벼 들판의 땅이라는 뜻이다. 벼농사를 목숨처럼 귀중하게 여겼던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이곳 리젠트 리조트의 드넓은 푸른 벼 들판은 아름다운 조경과 어우러진 정원에 가깝다.
리젠트의 넓은 정원을 휙 둘러보니 양쪽으로 도열한 리젠트의 파빌리온 슈트(Pavilion
Suite)와 레지던스 슈트(Residence Suite)가 나무 사이로 언뜻 언뜻 머리를 내민다. 시선을
더 멀리 던지자 시야에 들어오는 안개 쌓인 산이 있다. 해발 1,200미터의 도이수텝. 저
산 꼭대기에 위치한 사원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사리탑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도이수텝은 신선산이라는 뜻으로 옛날 이 산에는 무수히 많은 신선들이 살았다. 속세에
멀어지고 싶은 신선들의 농간인지 도이수텝의 안개는 몇 천년 동안이나 걷히지 않았던 듯
육중한 산 전체를 무겁게 휘감고 있었다.
화려한 왕궁의 객실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단지 건물 몇 곳을
둘러보기 위해서 한 나절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눈치챘겠지만 리젠트 리조트를 철저하게 최고급 호화 리조트를 표방하고 있다. 16채의 파빌
리온 슈트는 그 안에 각각 4개의 객실을 갖춘 2층 별채 건물이다. 정원 쪽 풍경이 가장 가
격이 낮아 1박에 350달러 정도고 파란 벼 들판이 내다보이는 슈트는 440달러까지 가격이
오르지만 무조건 비싸다는 말을 내뱉을 수는 없다. 70평방미터 이상의 넓은 공간에는 광택이 나는 티크 목재가 깔려 있고 아름다운 태국전통미술품과 가구들이 실내의 곳곳에 우아하게 놓여있다. 샤워실, 욕조,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고 넓은 침실도 갖추고 있다.
물론 11채의 레지던스 슈트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더욱 더 화려하고 규모도 크다. 1,2층
을 함께 쓰는 팬트하우스의 경우 아이들방과 파출부가 머물 수 있는 방까지 딸려 있고 별채 앞의 단독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가격은 하루 기준으로 침실 1개(900달러)를 사용하는가 2개(1,260달러)를 사용하는가 혹은 건물 앞에 달린 수영장(침실 2개 사용할 경우 1,480달러)을 사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차이가 크다. 침실 3개와 수영장까지 2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비용은 하룻밤에 2,000달러다. (12월∼5월 요금 기준) 물론 인원에 따라, 숙박 기간에 따라 요금 변동폭이 크다.
리젠트에서 무엇보다 인기가 높은 것은 지난해 문을 연 스파(Spa)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
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가족들을 위한 개별 스파를 제공하고 있다. 스파를 할 때나
샤워를 할 때에도 어디서나 탁 트인 열대 정원과 높은 산, 파란 벼 들판을 내다볼 수 있
다.
허브 스팀이나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 등 각종 건강, 미용 서비스를 왕족이 된 듯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 글·사진=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취재협조=타이항공 02-3708-0099 태국정부관광청 02-779-5417

메핑강가에서 즐기는 라이브 음악
치앙마이 시내에서 툭툭(바퀴가 3개 달린 택시)을 타고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메핑강변
에 늘어선 아기자기한 바와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가족외식이나 귀한 손님을 모시기에
적당한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부터 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바까지 취향에 따라, 기분에 따라 선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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