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을 관료가 아닌 사기업체 사장이라고 생각하니 고객이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지난해 고객만족경영 대상을 수상했던 업체는 민간 기업이 아니었다. 정부가 직접 소관하고 있는 관청이 가장 고객을 만족시킨 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이는 이만저만 놀라운 일이 아니다.
 `관료주의를 버리고 고객에게 다가서자'는 새 바람을 철도청에 몰고 왔던 주인공은 바로 정종환 철도청장. 지난해 3월 부임하면서부터 줄곧 `고객중심 경영혁신'을 부르짖던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은 불과 1년여만이었다.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98년 고객만족경영 대상에서 철도청은 전사 부문 최우수상을, 정청장은 개인 부문 최고 경영자상을 수상한 것.
 고객에게 한층 가까워질 수 있도록 직원들의 사고 방식에서 관료주의를 뿌리뽑고자 정청장이 가장 먼저 실천에 옮겼던 것은 과감한 조직구조의 혁신이었다. 청장직속의 `고객중심경영혁신기획단'을 설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철도혁신 100대 과제를 시행해 나가는 한편, 현장 종사자의 건의를 바로 수용하는 혁신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시도했다.
 철도청 중심의 경영 방식을 고수한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보이질 않습니다. 구태의연한 관료체계를 고수한다면 고객의 소리가 들린다 해도 이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았겠죠, `열린 경영, 스피드 경영'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세운 정청장의 설명이다.
 현장위주의 열린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그는 최근 개설된 철도청 홈페이지(www.korail.go.kr)에도 청장과의 대화방을 개설, 고객의 목소리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또 건의 사항을 엽서에 기재해 비치된 함에 넣도록 한 고객 소리함의 불편 사항을 개선, 고객이 엽서 외에 명함이나 연락처를 넣어두기만 해도 전화를 해 건의 사항을 들어주도록 하고 있다.
 정청장의 업무 성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철도 관광 상품의 대중화. 2명의 영업 개발 직원이 전담하고 있던 철도상품 개발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5월, 인원을 7명으로 대폭 보강하고 해외관광객을 겨냥한 상품개발까지 업무 영역을 넓혔다.
 계절별, 테마별로 쏟아져 나온 다양한 철도 관광 상품 가운데 지난해 대대적인 히트를 쳤던 상품은 단연코 `정동진 해돋이 열차'와 `환상선 눈꽃 순환열차'.
 `정동진 해돋이 열차'는 지난 한해 동안 29억원을 벌어들이며 98년 한국능률협회 히트 상품 대상 여행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연말 히트 상품이었던 `환상선 눈꽃 순환 열차'는 발매 1분만에 매진사태가 발생하는 일이 열차표 발매 때마다 계속돼 추가 열차의 운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철도가 국내여행에만 국한된다는 인식도 깰 것입니다. 한국 철도와 일본의 신칸센을 한 장의 승차권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한·일 공동 승차권을 비롯, 철도와 선박을 연계한 다양한 해외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외국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외국인 전용 관광상품을 개발해 철도청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앞장 설 것입니다. 철도 100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철도의 한 세기를 이끌어 갈 정청장의 `열린 행정'이 몰고 올 또 다른 변화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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