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조금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3월이다. 사람들의 화사한 옷차림에서 풀 향기의 싱그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해 바꼈다고 새해 인사 다닌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싶어 무상해지기도 한다. 아침저녁 공기가 아직 쌀쌀하지만 눈이 시리도록 화창한 하늘빛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 것도 3월이 주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 해 마다 이맘때면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있는 여행지 선운사 동백을 비롯해 남에서부터 올라오는 꽃 소식이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다. 큰 부담 없는 여행경비로도 특별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봄맞이 여행을 떠나자.
지리산 청학동은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얼핏 접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다녀온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곳. 무명 한복에 갓 쓰고 낭랑한 목소리로 서당에서 글 읽는 댕기동자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20여 가구가 모여 살며 대대로 장수하는 마을 청학동은 지리산의 어깨라 불리는 삼신봉 산행이 시발점이기도 하다.
삼신봉은 청학동 외에도 여러 볼거리들을 품고 있는 산으로 그 중의 하나가 쌍계사. 이르면 3월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는 쌍계사 십리벚꽃 길은 걷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으로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이 길을 걷는 연인들은 모두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하여 ‘혼례길’로도 통한다. 청학동 마을을 뒤로하고 3월에 오르는 삼신봉 길에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신비한 효험을 지녔다는 고로쇠 약수를 받기 위한 물통들을 여기 저기서 볼 수 있다. 한국캠프에서는 오는 27일 무박2일 일정으로 청학동 도인촌과 삼신봉을 찾아 떠난다. 회비는 3만8,000원. 02-732-8364. 한편, 여행자 클럽에서는 청학동에서 계속 산행을 하지 않고 삼선궁과 화개장터 건너편 삼박재 골짜기의 매화 꽃마을을 찾는다. 무박2일로 13일 출발하며 회비는 5만5,000원. 02-2277-5155.
철마다 다른 옷을 입는 지리산의 산수유도 3월이 주는 자연의 축복. 지리산 기슭의 구례상위 마을은 봄이 되면 백년도 넘은 산수유나무들이 뿜어내는 노란빛으로 눈이 부시다. 산수유는 한강 이남에서만 볼 수 있는 꽃으로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하동에서 섬진강을 건너면 나오는 섬진강 매화마을에는 수만평 언덕을 눈처럼 탐스럽게 장식한 매화 꽃 잔치가 펼쳐진다. 시민 모임 두레는 오는 13일 노란빛이 유난히 고운 지리산 산수유 마을과 섬진강 매화마을을 다녀온다. 무박2일 일정으로 회비는 4만7,000원. 02-712-5812. 무박2일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1박2일의 여유로운 여행도 권할 수 있다. 솔항공여행사에서 27일 떠나는 여행은 산수유와 매화를 감상하며 지리산 계곡에서의 1박과 온천욕이 포함돼 있다. 회비는 8만9,000원. 02-2279-5959
붉은 일출과 붉은 동백꽃이 함께 하는 여행. 전남 여수는 봄소식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도시 중의 하나로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의 시발점이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여수 향일암에서 떠오르는 해의 정기를 가득 받고 동백이 많아 동백섬으로 불리는 오동도에서 꽃향기에 취하다 보면 먼 길 달려온 피곤도 금새 가신다. 한서울에서 오는 6일 출발하며 무박2일 일정에 회비는 5만원. 02-499-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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