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본문화의 진원지 후쿠오카 일직이 아시아 각국의 선진문화가 유입돼 무역항으로 발달한 후쿠오카는 큐슈의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조선 중국 서아세아 이슬람권의 사신들이 일본의 서남해 동지나해를 건너 후쿠오카의 문을 두드렸을 때 유연하고 개방적인 기질의 후쿠오카는 각국의 선진문화를 흡수, 독특한 하카다 정서를 만들어냈다. 오늘날 하카다 정서는 국제화의 바람을 타고 보무도 당당하게 부산 앞바다에 닻을 내린다. 역사적으로 끊을 수 없는 한 일간의 교류가 고속여객선 비틀 2세에 의해 재확인 된 것이다. 그 옛날 조선 일본의 사신들이 수개월동안 지나왔을 그 바닷길을 단지 3시간으로 연결한다. 지난 91년 23월 25일 부산항과 후쿠오카 히카다항을 잇는 비틀 2세가 처녀출항을 했다. 바다의 제트기가 날아가는 느낌을 확인하고자 본지의 취재진은 지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 4일간 대한민국철도청과 업무제휴를 맺고 있는 큐슈여객철도주식회사의 비틀 2세를 탑승, 후쿠오카를 방문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2회의 걸쳐 KNR과 JR큐슈의 업무제휴현황 및 비틀 2세에 대한 탑승기와 후쿠오카 관광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5월 27일 오전 8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새마을호를 탔다.
일본의 큐슈북부에 자리잡고 있는 후쿠오카 히카다항과 우리 나라의 부산항을 연결하는 초고속여객선 비틀2세 탑승을 위해서다.
열차가 미끄러지듯이 플랫폼을 빠져나오고 어느덧 서울을 벗어났다.
간간이 지나다니는 간식판매원에게서 땅콩이며 영양갱 음료수를 사먹는 재미도 기차여행중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차창밖에 펼쳐지는 춘청에 흠뻑 빠져있는 사이 나지막이 지나갔던 산등성이들이 푸른 분지로 변해 시야를 넓게 해준다. 동대구 역을 지나고 있었다. 여행의 참았을 알려면 기차를 타라고 했던 어느 선배의 말이 기억에 새롭다(지금은 기차라는 단어조차 어색하지만)
눈이 부시도록 그래서 눈속가득 초록물이 들도록 아름다운 청록색 대지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를 홀려놨던 우리 땅을 샅샅이 훑고 부산역에 도착한 것은 오후 12시 30분. 어느새 4시간 30분이 소요됐다.
부산역에서 부산항까지는 차로 5분 거리다. 교통체증도 심하지 않다.
부산지역은 세로로 길며 부산 역이 그 중간에 위치한다. 때문에 부산 역이 교통의 요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한 부산의 명동 광복동거리도 부산 역에서 두정거장인 남포동역에서 내리면 되고 자갈치시장도 그곳에서 가깝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여행의 경우 멀리 김해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항구를 이용하는 것 보다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부산항은 건물이 특색있다.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설계돼 있다.
세계적인 미항을 꿈꾸고자함 때문일까. 부산항에서는 비틀 2세뿐 아니라 일본행 페리도 운항하고 있다.
브틀 2세는 매일 1회 왕복 운항한다.
오후 2시에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비틀 2세를 타려면 30분전까지 입국수속이 완료돼야 한다. 비틀 2세는 오후 2시 부산항 출발 하카다항에서는 오전 10시 출발 낮 12시 55분에 도착한다.
항구에서의 출국수속도 공항에서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항구이용요금이 1천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항세 7천 2백원에 비하면 6천 2백원이나 절약할 수 있다.
부산항에서는 환전만 가능하며 일반은행업무를 하고 있는 은행이 없다. 그래서 현금을 미처 준비 못한 여행객은 항구건물밖 5분 거리에 있는 세관건물내 부산은행으로 가야한다.
점심을 먹고 비틀 2세 탑승구를 따라 항구를 지나왔다.
드디어 눈앞에 비틀 2세가 위엄도 당당하게 앞바다에 떠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흰색 페인트칠을 한 탱크 같았다. 바다 위를 떠서 날아가자니 몸체도 그만큼 튼튼해야 될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틀 2세의 선박기종이 제트호일이라고 한다.
제트호일이란 일명 수상제트기로 미국의 보잉사가 제작해 월남전에서 공격형 전투함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 개조돼 여객선으로 이용되고 있는 선박의 종류를 지칭한다.
비틀 2세는 운항시 수중날개를 선체를 해면으로부터 부상시켜 마치 날아가듯이 물위를 떠간다. 이는 1분에 1백 80톤의 물을 분사해 그 추진력으로 시속 83km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들림이 거의 없다고 물론 뱃멀미도 하지 않는단다.
정말 그럴까.
그런데 이 초고속여객선의 선명히 흥미롭다. 일본 국내를 운항하는 배의 비틀이다.
비틀이란 지구상에 1천종이 넘는 딱정벌레중 하나며 빨리 간다라는 의미도 있다.
현재 부산-후쿠오카간에 운항되고 있는 초고속여객선인 제트호일이 수중날개를 모습이 마치 딱정벌레와 닮았고 작으면서도 빨리 간다고 해 그 선명히 비틀 2세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드디어 비틀 2세에 올라탔다. 입구 양옆으로 승무원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모두 일본사람이다.
선 내는 1, 2층으로 돼 있다. 정원 2백 16명. 지난 91년 3월 25일 첫출항했으니 이제 겨우 만 2살이다.
지정좌석에 앉아 출발을 기다리는데 창밖의 부산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놀랄 겨를도 없이 비틀 2세가 부산항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정말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기차에서의 흔들림이 더 심했다.
겉모습은 철갑탱크처럼 보여도 이렇게 부드럽게 움직이다니 정말 신기하다.
선내 중앙에 위치한 비디오에서는 일본의 관광지 풍물 음식 등이 소개돼 흥미롭다.
좁은 공간에서 스튜어디스의 눈치가 보여 제대로 자리를 이동할 수도 없었던 비행기보다 활동이 자유로워 좋았다.
비틀 2세가 바다를 날아가고 있는 동안 선 내를 살펴보기로 했다. 1, 2층으로 돼 있는 선 내는 대부분의 시설이 1층에 있다. 매점, 면세점, 카운터바, 공중전화 등 은은한 실내조명과 세련된 좌석디자인의 감각이 뛰어나며 냉방장치가 우수해 담요를 덮고 있어야 할 정도. 선체 내외의 흑백의 조화가 감각적이다. 매점에서는 간단한 음료수가 1백엔에 빵이 1백 50엔~3백엔에 팔고 있다. 그래서 선내식이 없나보다.
선 내 뒤쪽으로 가보니 선체밖에으로는 나갈 수 없도록 돼 있다. 시속 80km이상으로 운항되니 자칫 날아갈지도 모르기 때문일까.
뱃길 따라 생긴 1백미터이상 길게 늘어진 푯말이 지워지질 않는다. 마치 아낙네의 모시적삼 옷고름을 길게 늘어놓은 듯 그렇게 여운을 남긴다.
비틀 2세가 워터제트엔진의 추진력으로 1분에 1백 80톤의 물을 분사하는 힘에 의해 생긴 푯말인 것이다.
비틀 2세는 후쿠오카시의 사람들과 외국인이 부산으로 갈 때 많이 이용한다.
최근에는 대만과의 단교로 인해 이용률이 다소 떨어졌다고 한다.
비행기를 이용해 일본이나 우리 나라에 관광온 대만 인들이 비틀 2세를 이용해 양국을 교환 방문했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용대상층이 적어 쾌적한 여행을 하기에는 으뜸이다.
그래서 일본의 수학여행단도 비틀 2세를 타고 부산에 온다. 그리고 경주를 관광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 수학여행단은 1백 47개 학교의 3만 7천 5백명으로 이는 전년대비 10.7% 증가한 수치다. 이중 비틀 2세를 이용한 수학여행단은 1%정도 아직은 그리 비중 있는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일본 공립학교의 수학여행실시기준 규제가 완화되고 학생들의 해외여행을 장려하는 현이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다양화되고 있어 앞으로 기대해도 좋은 시장임은 분명하다.
2시간 55분이 소요된 4시 55분 어느새 하카다항에 도착했다.
흰색과 빨간색이 조화롭게 어울려져 있는 하카다항의 첫인상은 무척 산뜻하다. 어두운 조명과 칸막이로 막아놓은 안내창구, 승선권 판매대의 기억만이 남아있던 부산항의 이미지와 너무나 대조적이다.
특히 조금은 서툴지만 한국어를 하는 세관원이 있어 편리하다.
이곳 히카다항에 반입할 수 있는 면세품중 술은 3병, 담배는 2보루로 제한돼 있다.
세관심사후 서둘러 순환 버스를 타야한다. 비틀 2세의 하선 시간에 맞춰 하루 1회 하카다역까지 운행하는 순환 버스를 놓치면 기본요금 5백 40엔의 택시를 타야하기 때문이다.
하카다역에서는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교통의 요충지이며 지하상가의 즐비한 상점들이 젊은이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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