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창사 30주년을 맞아 `절대 안전'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선포한 대한항공이 보름만인 지난 15일에 포항공항에서 착륙시 이탈 사고를 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다행히 큰 사상자는 없었으나 이번 사고는 지난해 잇따른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감편 등의 중징계를 받고 있는 상태여서 대한항공의 근본적인 `안전'대책에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16일에는 부산발 제주행 KE1017편 여객기가 화물칸 도어를 열어놓고 출발하는 바람에 이상을 알리는 비상램프가 작동 긴급 회항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현재 포항공항당국과 건설교통부, 대한항공 등에서 각각 사고 원인 조사를 벌이며 △기상 요인 △기체 결함 △조종사 실수 등을 놓고 책임공방을 펼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대한항공에게 쏟아질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외형적인 원인 외에도 대한항공은 IMF이후 경영개선을 위해 지난해 명퇴 등의 방법으로 정비사 179명 등을 구조조정해 안전문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지난해 잇따른 사고 이후 자신이 없으면 회항하라는 특별지시를 받아왔지만 회항할 경우 회사에 끼칠 손해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체결함이 원인이 될 경우엔 정비문제에 대한 책임도 지게 돼 대한항공으로서는 부담이 훨씬 커진다.
 이에 반해 대한항공측은 “현재 대한항공의 항공기 보유 대수 111대에 비해 조종사는 1500여명, 정비사는 지방 공항까지 모두 합쳐 4,800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단순한 수치 비교로 볼 때도 외국 선진항공사에 뒤지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국내 지방 공항의 짧은 활주로 거리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지난 97년 대한항공 괌사고를 계기로 건교부 등에서 `항공안전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항공법 개정 등 후속조치를 취했으나 대상 항공사의 처벌만 강화했을 뿐 항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근원적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건교부 등 사고 조사반은 사고현장 확인에 이어 블랙박스 해독작업에 들어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내용을 녹취한데 이어 비행자료기록장치(FDR) 해독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사고기의 정비이력과 기체결함 여부 확인, 조종사 훈련 및 심사기록, 휴식 및 건강관리 기록 검토, 포항공항 시설 및 비행절차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성 등 분야별로 조사해 약 1개월후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종실음성기록장치를 통해 확인된 사실*
※CVR에 녹음된 시간기준으로 실제시간과 다름
·28분53초 관제탑이 최종 기상제공및 착륙허가, 평균풍속 : 17놋트(030○ ), 돌풍(순간최대풍속) 32놋트
·29분13초 관제탑에서 좌측풍에 대한 주의통보(Caution Left Cross Wind)
·29분50초 고도 500피트 통과시 침하율 경고음(Sink Rate)과 고도회복 경고음(Pull Up)이 4초간 발생
·30분08초 활주로 접지
·30분17초 자동브레이크장치(Auto Brake)를 지상 활주중 전환사용(Medium→Maximum)
·30분21초 활주로 접지 13초후 제1번 엔진역추진장치만 작동시작
(#1 Amber-부기장)
·30분42초 “쾅”소리와 함께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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