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가다 우리 호텔을 찾는 젊은 일본인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는 밤이면 꼭 혼자 바에 내려가 분위기를 잡고 술을 마신다. 술이 얼큰해지면 충혈된 눈을 희번득거리며 여자를 헌팅하는데, 맘에 드는 여자를 발견하면 멋있게 다가가 윙크를 한 번 한 뒤 폼나게 방 키(key)를 던지고 올라간다는 것이다.
바에 갈 때마다 매번 그런다지만, 아마 이 일본인 남자는 매번 바람을 맞았을 것이다. 방에 올라가서 아무리 기다려도 여자가 올라올 턱이 없으니까. 왜냐구? 이 남자가 던진 방 키에는 방 번호가 적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카드를 툭 던져놓고 홀연히 사라지는 일본인 남자를 보고 그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근 특급호텔에서 사용하는 키는 플라스틱 카드에 구멍이 뚫려있는 빙 카드(ving card)나 전화카드 같은 마그네틱 카드가 일반적이다. 빙 카드나 마그네틱 카드는 대량 복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상 방 번호를 키 표면에 표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카드처럼 생긴 501호 키는 그냥 봐서는 몇 호실 키인지 알 수 없고 프런트에서만 체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손님이 키를 잃어버려도 주운 사람이 그것을 사용할 수가 없다.
고객이 키를 잃어버리면 보안을 위해 방문의 자물통을 뜯어 통째로 갈아야 했던 금속 키 시절에 비해 보수비용뿐만 아니라 수고도 훨씬 적게 든다.
호텔 방 키도 나날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일부 외국 호텔에서는 이미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결제기능까지 있는 키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것이 좀 더 진일보해 따로 키를 만들 필요없이 프론트에서 신용카드의 메모리칩에 열쇠기능을 첨가하게 될 전망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지문인식시스템이 호텔에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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