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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관광지에는 그 곳만의 유명한 쇼가 있다.
여행을 통해 추구하게 되는 ‘낯선 대상을 보는 즐거움’과 여행지에서 만끽할 수 있는 ‘일탈의 해방감’을 바로 쇼가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관광객은 여행 일정 중 쇼를 보기도 하고, 세계 관광지의 나이트 라이프를 쇼가 대표하기도 한다.
과거 극장식 쇼의 본고장은 유럽이었다. 무랑루즈, 리도…,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이 다리를 쭉쭉 들어올리며 캉캉춤을 추던 시절, 유럽은 극장식 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무대장치를 동원해 눈요기를 제공하려는 미국인들의 쇼를 콧대높은 유럽인들은 그때까진 비웃을 수 있었다. 180㎝의 키에 가슴 모양까지 똑같은 미녀들을 깃털로 장식해 무대를 꽉 채우기만 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입맛은 변했다. 어디가나 똑같은 미녀들만으로는 식상해했던 것이다. 좀 더 다른 스토리, 다른 무대를 찾는 이들에게 대규모 자본을 들인 미국의 스펙터클한 종합장치예술로서의 쇼는 구미에 딱 맞아 떨어졌다.
최근 쇼 비즈니스계의 세계적인 추세는 단연코 미국적 쇼의 압승이다. 유럽에서도 앞다퉈 미국인 매지션을 고용하고 있으며, 라스베이거스는 전세계 쇼 비즈니스계를 이끌어가는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의 쇼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존재는 벨라지오 호텔의 ‘오(O) 쇼’다. 지난해 10월 무대에 첫선을 보인 이 쇼는 1인당 120달러라는 고액의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전회 매진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세계 쇼 비즈니스계 평론가들로부터 “지금까지의 쇼 개념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은 최고의 쇼”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백호랑이가 출연해 매직쇼를 펼치는 머라지 호텔의 ‘지그프리드 & 로이 쇼’와 세미 오페라 성향을 보이는 엠지엠 호텔의 ‘이에프엑스(E.F.X) 쇼’도 많은 관객 동원을 하며 ‘오 쇼’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의 3대 쇼로 일컬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36년째 가야금홀에서 쇼를 무대에 올려온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지난 96년 이후 뒤늦게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호텔롯데부산이 각각 서울과 부산의 쇼 문화를 이끌어가는 양대 산맥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호텔의 경쟁도 해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쉐라톤 워커힐 호텔이 지난 3일 ‘페르코스 매직 환타지 쇼’를 선보인데 이어 호텔롯데부산은 지난 4일 ‘99 라스베가스 쇼’를 무대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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