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막고굴 벽화 ""기가막혀""
하서회랑의 중부를 지나 계속 달려도 기련산맥과 고비사막의 끝없는 지평선은 여전하다. 작열하는 태양이 떠오르고 다시 지며 고요한 대지를 잠들게 한다. 취재팀은 이제 다가올 가욕관, 돈황에 대한 이야기로 설레이고 있다. 동·서양을 통털어 이렇게 완벽하게 보존된 유산은 그렇게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람을 허락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서회랑의 중부를 지나면서 수레를 끄는 낙타의 모습, 코가 오똑하고 이목구비가 선명한 이방인들, 이해하기 어려운 문자 등을 통해 동·서양의 문화, 언어, 종교가 혼합돼 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유원에서 돈황까지 1백30km 버스여행에서 취재팀은 반가운 비를 만난다. 연강수량이 39.9mm인데 비가 내려 빗물이 고여 흘러가더니 이내 지평선에는 신기루가 시선을 가득 채운다. 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곳에는 『나무 한그루 키우는 것이 아이 한명 키우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돈황-막고굴
중국 실크로드 구간의 핵심이 감숙성이라면 감숙성의 핵심은 돈황이다. 역사적인 기록이나 전설로 인한 가치를 넘어 입체적이면서 화려한 벽화를 통해 그 값어치를 인정받는 곳이다.
동굴 4백94개, 동굴 속의 역대 벽화 4만5천㎢, 채색된 조소 2천4백개, 당송목조 건축 5동으로 건축, 채색, 벽화로 돈황의 예술적 가치는 압축된다.
돈황 막고굴의 벽화를 가로로 나열한다면 무려 25km에 이른다. 그래서 많은 조각, 벽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곳을 쉬 떠나질 못한다. 젊은 시절 방문하여 평생을 돈황 벽화의 아름다움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는 것이다.
돈황의 역사는 신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후 서한초(기원전 183년) 흉노가 河西 지역을 점령하였고 한나라 장건이 2차례 돈황을 다녀간다(실크로드의 개척). 그후 한이 흉노를 정벌(기원전 111년)하고 돈화, 장액, 양과, 옥문관 등의 列四郡 을 두고 친히 다스리게 되면서 돈황이 중국 역사의 일부를 채우게 되었다.
돈황의 가치를 평가하는 또다른 중요한 것은 17호동굴 안 오른편에서 또다른 동굴이 발견되는데 이곳에는 무려 10개왕조의 각종 역사, 지리, 천문서들이 소장되어 있었고 신라의 혜초가 남긴 왕오천축국전도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소장된 5만여권의 책들중 가장 늦은 것이 서기 1021년의 책인 것으로 보아 학자들은 북송 말엽 서하의 침입으로 각종 서적을 벽속에 감추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장된 서적의 대부분은 불경이며 그외 역사, 천문, 지리, 문학, 역법서들이 발견되었고 발굴이후 돈황의 서적을 중심으로 돈황학이 개설되었다.
또한 지난 90년대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명사산, 월아천
돈황에 이르면서도 사막다운 사막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돈황에서 불과 30분정도 거리에 위치한 명사산에 이르면 아름답고 조용한 모래 사막을 만난다. 25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명사산은 이름그대로 모래가 소리를 낸다고 해서 그렇게 불려지고 있다.
발바닥이 넓은 낙타가 이곳에선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고 독특한 지형조건으로 3천년 동안 마르지 않고 있는 월아천이 방문객의 발길을 잡는다.
고대 전쟁중 중국인들은 이곳에서 둥근달이 들 때 독한 술로 향수를 달랬다고 한다. 매우 운치있다.
◇돈황인구
돈황은 감숙성 하서회랑 서단에 위치한다. 돈황은 평균해발이 1천1백38m, 일조량이 많고 강수량이 39.9mm,증발량은 2천4백mm이다.
돈황의 인구는 15만명으로 그 중 농사인구가 9만명에 이른다. 한족이 90%를 차지하고 그외 회족, 몽고족,장족, 토가족등 10여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가욕관
가욕관은 황하강의 서쪽, 동서 1천km, 남북 최고 1백km의 하서회랑 중부에 위치한다. 폭이 가장 좁은 15km지점인 이곳은 한눈에 그 군사적 중요성을 알아 볼 수 있다.
압록강에서 시작한 만리장성의 서쪽 끝 성채이기도 한 가욕관은 명대 주원장이 그 관리를 포기한 후 청대 좌종당이 서역을 정벌하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관리했다.
하서회랑의 폭이 가장 좁아지는 위치지만 광활한 회색빛 사막사이로 모래 먼지에 쌓인 채 우뚝 솟아있는 孤城 가욕관은 방문한 관광객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방문객들이 내는 소리를 제외하고 아무소리도 생길 만한 것이 없다. 지극히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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