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교 칼럼] 한·중 수교와 관광수지
[이정교 칼럼] 한·중 수교와 관광수지
  • 여행신문
  • 승인 1992.08.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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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와 한·대만의 단교는 관광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등 3나라 사이의 관광산업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한·중·대만 세나라 사이의 관계가 「옛친구」와「새친구」의 관계라는 새로운 역학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모둔 부분에서 3나라는 이제 과거와 다른 관계정립을 하게 될 것이며 관광부분에서도 이같은 구도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흔히들 「국제관계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고 말한다.

지난 반세기여동안 동북아지역을 뒤덮고 있던 냉전의 기류가 한·중 수교라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태풍에 씻겨가듯 걷혀지고 있는데 반해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한·대만 관계는 단교라는 과정을 밟으면서 과거와 다른 분위기로 변하고 있는데서도 이는 그대로 증명되고 있다.

그러면 이같은 한·중·대만 3국의 질서재편이 몰고 올 파장이 우리관광업계에는 어떻게 투영되고 그 이해득실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먼저 우리와 수교를 한 중국을 보자. 중국은 10억 이상의 인구를 포용하고 역사와 문화유적지 등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의 관광대국이다.

문제가 있다면 과거 빈약한 재정사정과 체제상의 이유 등으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미비하여 지역에 따라서는 연결교통망이 불편하고 호텔시설 등이 미비된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개방화 추세와 함께 관광수입 확대를 위해 주요관광지 등에 합작투자 형식의 면세점을 세우고 입국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항공로를 증설하는 등 외래관광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경제특구인 심수시가 올 상반기 중 3백24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 17억2천만 달러이상의 관광수입을 올렸다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자국민에 대해 해외여행 자유화를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 관광업계가 중국인들을 상대로 순수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어떤가. 아시아의 4마리 용 중 가장 알찬 성장을 이룩한 대만은 일찍이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개방했고 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대만 관광객은 해가 갈수록 급증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대만인들의 수적인 우리관광시장 점유율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의 자리를 유지해 왔다. 특히 겨울철 우리나라의 눈 관광은 대만인들에게 가장 손꼽혀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와 대만간의 국교가 단절됨에 따라 이들의 우리나라 방문은 한동안 현저한 감소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국 및 대만과 어떻게 다른가. 해외여행자유화가 실시된 후 내국인의 국외여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촌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만은 예외로 하고 우리국민들의 중국방문 현황을 보자. 관계당국이 비공식 집계를 보면 한·중국교가 수립되기 전인 지난 91년 중국을 방문한 내국인을 총1만5천 2백여 명으로 전년보다 59.1%가 늘어났으며 올 들어서는 그 증가폭이 더욱 높아져 상반기에만 1만2천여 명이 방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백1.4%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중국방문이 이와 같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만리장성 등 중국의 매력적인 관광상품에 많은 영향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는 우회루트로 중국을 이용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내국인중 백두산이 있는 연변지역 방문자수가 1만2천여 명에 달하고 있는데서도 이같은 결론은 분명해 지고 있다. 한·중·대만 3국의 이같은 관광여건을 볼 때 새로운 상황전개와 관련하여 우리 관광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첫째 무엇보다 먼저 예상되는 관광수지 악화에 대한 대응방안의 마련이다. 한·중 수교는 국내에 중국관광 붐을 조성할 호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씀씀이가 헤픈 한국관광객의 중국러시가 불가피하게 일어날 것이며 이것이 관광적자를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전에 무분별한 내국인의 중국방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효율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관광업계도 눈앞의 이익에 안주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관광수지 개선차원의 對 中관광상품개발에 나서는 등 범 업계적 차원의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에게 TV·VTR등 우리 상품의 판매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은 7만8천여 명에 달한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4만여 명으로 크게 틀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들의 대부분은 우리 교포들로서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해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돌아갈 때 국내에서 번 돈으로 우리제품을 사갈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인 방아니 강구된다면 관광수지 악화방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상대적으로 관광외화를 많이 소비하는 대만 관광객의 지속적인 유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일본 등 선진 각국이 대만과 국교를 단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차원의 기구를 최고수준으로 격상시켜 정치관계를 제외한 모든 관계를 정상화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한·대만 관계가 같은 맥락에서 과거와 다름없는 선린우호를 기초로 한 바탕에서 재정립된다면 대만 관광객들의 우리나라 방문은 예나 다름없이 줄을 잇게 될 것이다.

한·중 수교와 한·대만의 단교는 우리에게 있어 역사적인 사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함이 엇갈리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국제관계의 탄생과 과거사의 청산이라는 국제질서의 냉혹한 현실에 직면한 지금 우리는 관광이라는 민간교류 매개체를 통해 세 나라간의 관계를 공동이익으로 묶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연합통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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