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585m 높이의 위치하고 있는 삼지연은 1945년 북한이 양강도라는 도단위 행정구역을 새로이 설치하면서 과거 무산군의 서쪽 일부 지역이었던 삼장면 일대를 삼지연군이란 이름으로 재편함으로써 삼지연군에 속하게 되었다.

이 군은 해발 2,750m의 백두산을 비롯하여 북포태산, 남포태산, 백산등 2,000m가 넘는 산들이 많이 있는 고산지대로 현재 삼지연읍과 6개 노동자구와 3개리로 이루어져 있다. 노동자구가 비교적 많이 편성돼 있는 것으로 보아 북한 당국은 이 지역의 삼림 벌재를 위해 효율적으로 노동력을 투입할 목적으로 이 군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고산지대를 뚫고 삼림철도와 도로가 개통되어 있으나 주거환경이 적합치 않아 인구가 많지 않다.
백두산으로 가는 최후의 길목이 되는 삼지란 도대체 어떤 곳일까. 최남선은 백두산에서 그 정적속에 묻힌 비경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여기는 삼지라 하여 고래로 이름이 높이 드린 곳이니, 대개 대소한 여러 늪이 나란히 놓인 가운데 셋이 가장 뚜럿한 고로 들어서 이름한 곳이라 하며, 실상 늪의 수로 말하면 시방도 넷 혹 다섯으로 볼 것이며, 오랜 전일에는 혹 더 많았을 것이 필연이니 일에 칠리지의 이름이 있음은 필시 일곱으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일 것이다.(중략)

삼지의 중에 크기로나 아름다움으로나 으뜸이 되는 자는 가운데 있는 그것이니 7, 8리에 파란 물이 잠자는 것처럼 고요한데, 동북양면에는 부스러진 무게 없는 모래가 백사장을 이룬 밖으로 나직나직한 이깔숲이 에두르고, 서으로 들어가면서는 얽은 구멍 숭숭한 ......(중략)

무인경 또는 천리천평이라 부르는 나무 바다속에 자리잡은 삼지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최남선의 경탄과 칭송은 그칠 수 없다. 여기 삼지연의 물은 보기에는 찬 것 같으나 평균 섭씨 20도 정도의 온도를 가지고 있어 손을 넣으면 따스하다. 그러니까 온수와 냉수가 혼합되어 고이는 곳이 삼지연이다.

우리나라의 어떤 작은 호소라 할지라도 전설을 지니고 있는 것이 보통이나 삼지연에는 그것이 없다. 어쩌면 백두산의 용암이 분출했던 그때부터 자연 그대로의 모습만을 인간에게 보여주려고 그 어떤 의장도 의미도 거부하며 고집스럽게 누워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북한 당국은 이곳을 자연명승지 제 347호로 지정하고 있다. 삼지연의 주위에는 이깔나무숲 외에도 자작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등이 무성하고 메닭, 사슴, 곰, 흑단비, 사향노루, '우는 산토끼'가 숲속에 살고 있다. 북한은 이곳에서 온천이 발견되면서부터 삼지연 주변에 숙소, 체육시설, 보트놀이 시설등을 갖추고 하계휴양지로 개발하였다.

최근 북한은 1993년 아시아 동계체육대회에 대비하여 이 일대에 각종 스포츠단지를 조성하고 스키장, 빙상경기장등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혜산진에서 삼지연으로 가는 교통수단은 도로와 백두림철선의 철도와 비행장인 삼지연공항에 착륙할 수 있는 공로가 있는데 철도는 삼지못가역까지 닿는다.

<김용성 인하대학교 교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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