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유럽공동체가 현실화될 경우 영세중립국 스위스는 정치·경제적 외풍으로부터 더 이상 안전성을 보장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는 근 1세기를 바라보는 스위스 관광산업에도 그리 유익한 전망은 아니다.

그러나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험악한 산악지대,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한 크기의 협소한 국토면적 등 내세울만한 부존자원없이 정밀 공업, 약품 등 고부가 가치창출에 타고난 재능과 근면함을 드러내 보인 스위스는 매년 천명의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들이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스위스가 관광대국으로 소리없는 발전을 할 수 있었던 비법은 어디에 있었을까?

스위스는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관광공사 (SNTO) 본부에 2백 50여명의 직원을 두고있으며 세계 2개소의 해외지사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은 지난해 1월부터 서울사무소 (소장 김승익)을 개설했다. 동시에 서울사무소는 일본동경사무소의 아시아 유일의 연락 사무소의 활동을 겸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대부분 나라의 관광시장을 SNTO 본사를 대신해 관할하고 있으며 현재 아시아지역 대표사무소이자 SNTO 동경사무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타 NTO처럼 매년 일정하게 책정되는 예산이나 독립된 사무소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라 스위스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 역시 극히 미온적이다.

그러나 스위스 대사관 내 작은 사무실에 위치한 SNTO 서울사무소는 조용히 맡은 바 소임에 그 역할을 1백 % 발휘하고 있다. 지난 6월 그린델월드에 있는 레지나호텔 설명회를 시작으로 7월에는 「세계 속의 스위스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 속의 작은 스위스」로 선정된 용평에 있는 암석을 스위스 베른 시에 기증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이어서 8월에는 루제른의 티틀리스 케이블카 설명회도 가져 관련업계의 조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서울 사무소로서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특이한 것은 외래 관광객과 자국 내 관광객을 위해 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SNTO 관광안내서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마어, 영어 등 5개국어로 돼 있다는 점이다.

매년 1백 여종의 각기 다른 여행안내서가 5개국어로 간행되고 있는데 브로셔나 포스터 팸플릿 등 기타 자료를 포함한다면 4백만부 이상의 관광 안내자료가 인쇄돼 배포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각주의 권한이 강한 연방국가인 스위스가 관광산업에 있어서도 주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26개의 칸톤 지방자치주가 각기 주 특성에 맞는 관광안내서를 발간, 스위스 국내인은 물론 해외여행객까지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듯이 스위스도 무사입증국이 가능한 나라다. 따라서 정확한 외래관광객의 입국통계를 조사할 수 없지만 지난해 유럽행 출입국 허가서에 기록된 관광객의 목적지를 살펴보면 스위스행을 기록한 한국 관광객이 약 5천 6백여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국내 여행사가 유럽관광상품을 취급할 때 유럽 몇 개국을 패키지로 묶어서 상품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입국객 수치도 예상할 수 있다. 매 2년마다 개최되는 스위스 트래블 마트도 어김없이 내년 4월 다보스에서 열린다. 한국은 4개의 여행사가 참가하도록 요청받았다.

매년 주제를 달리해 관광 프로모션을 꾸려 온 SNTO의 홍보전략은 매년 봄 계획되며 세분된 관광행사 일정도 이때 결정된다. 한가지 저목할 점은 SNTO 본사의 주도면밀한 관광 진흥 활동계획이다. 즉 새로운 관광시장 개척을 위해 결코조급히 서두르지 않는 관광 선진국의 자신감을 엿 볼수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가 관광산업에서 거두어 들일 수 있는 총 수입은 스위스 국민총생산의 7%에 해당한다. 따라서 스위스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진흥을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스위스경제에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시킬 수있느냐는 점이다.

그러나 관광시장을 넓히기 위해 벌어들인 관광수입금을 해외지사 확장을 위해 부분별하게 낭비하지 않는 점은 시계처럼 빈틈없는 스위스관광산업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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