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하는 기자에겐 마음 한 구석에 항상 갑갑증이 따라다닌다. 다름 아닌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이 문제’라는 식의 독선적인 시각과 발언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물론 업계 구성원 모두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모든 문제를 자기 편리한 대로 해석하는 아전인수와 드러내 놓고 상대편만 비방하는 험악한 분위기가 업계에 팽배해져가고 있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경력 3년차로서 과문한 탓이겠지만 업계에는 문제만 있고 원인은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해 문제를 야기한 원인 제공자가 없다.

일이 터졌다하면 누구 하나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는 법이 없다.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칼끝을 겨누기 바쁘다. 상생(相生)은 커녕 상살(相殺)의 모습만 비춰지는 게 꼭 정치판을 닮았다. 아주 고질적인 병폐라 또 입에 올리기도 허망한 덤핑 문제만 해도 그렇다.

상식 이하의 가격으로 적지 않은 지역시장이 극도로 혼탁해지고 있지만 정작 덤핑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늘상 ‘나 몰라라’하는 식이다. 외려 “저쪽에서 선수를 쳤으니 생존권 차원에서 대응을 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도무지 계산이 나오지 않는 상품가를 내놓고도 “이게 원래 시장 정상가”라고 강변하기도 한다.

씁쓸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상품은 내가 처음으로 개발한 것”, “저 친구 요즘 잘 나가는데 다 내가 가르친 것” 등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누구 하나 정도를 걷지 않는 사람이 없고 선구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그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업계에는 상품을 베끼는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사사를 받은 이도 없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업계 각 주체들의 현실 인식이 이러니 늘상 시장혼탁의 병폐만 있고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기자도 마찬가지지만 내 실수, 내 잘못을 먼저 살피자. 원래 자기 눈의 들보는 잘 안 보이는 법 아닌가?

노중훈 기자 w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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