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자 칼럼] 진정 국민관광시대 올 것인가
[김향자 칼럼] 진정 국민관광시대 올 것인가
  • 여행신문
  • 승인 2000.03.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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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정말 새로운 세기의 도래를 실감케 하는 것은 다름아닌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방향에서부터이다. 지난 2월22일 정부의 발표를 보면, 휴가분산의 시행 활성화를 통하여 7∼8월 하절기에 집중되던 휴가를 연중 분산 실시하도록 함으로써 성수기의 바가지 상혼 근절, 교통혼잡 해소, 지역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하고 있고, 또한 ‘국민관광상품권’ 발행 지원을 통하여 정책적으로 국민들의 국내관광을 촉진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시책들은 만시지탄의 감을 지울 수 없으나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국민관광의 중요성을 피력해 왔으나 항상 경제적인 논리, 즉 한 사람의 외국인이라도 더 유치해 ‘관광흑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에 의해 국민관광 정책은 늘 국제관광 정책의 뒷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지금도 대부분의 관광정책에 ‘외래관광객의 유치 촉진’이라는 대명제가 붙어다닌다. 관광특구도 그렇고 7대 문화관광권,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개발, 남해안권 관광벨트 사업도 그렇다. 하물며 화장실 개선의 논리도 외국의 그것에 비하여 손색이 없게 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에게 창피한 것을 보이지 말자는 것에서 출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한국경제의 발전에 있어서 ‘국제관광’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왔고, 앞으로는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제외교 측면에 있어서도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의 관광욕구 충족을 도외시하고 국민관광 측면을 등한시 한 관광정책으로서는 명실상부한 관광입국의 과업을 달성하기 어렵다.

사실 우리의 관광정책은 오랫동안 외국인용과 내국인용을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왔다. 그러나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남도 만족하지 않는다.’ ‘지역민이 즐겨찾지 않으면 외지인도 찾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때, 국민들에게 각광을 받는 곳은 외국인도 방문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것이다.

물론 외래관광객의 유치 촉진을 위해서는 이들 시장의 소구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여야 하나 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국민들의 만족도가 아닐까 싶다. 국민관광의 진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장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세가지 중 어느 한가지도 현재 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없다고 본다.

정부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휴가분산이 이루어지고 국민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관광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국민들이 편안하게 찾아가서 만족할 만한 관광 ‘장소’의 개발이 뒤따르지 않으면 진정한 국민관광시대가 도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정책적 지원에 의하여 관광지가 전국에 176여개소가 지정·개발되어 있으나 이들 관광지의 수준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주차장, 야영장, 음식점, 조악한 판매시설 그리고 숙박시설이 제멋대로 들어서 있어 관광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시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마음놓고 찾아가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관광지의 특성에 적합한 활동을 즐기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밝혔듯이 관광을 통한 생산적 복지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또한 21세기에 적합한 국민관광시대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관광과 관련된 제반 정책을 수행하는 조직이 문화관광부의 관광국내에 설치되어야 한다.

이는 국민관광과 관련된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게 된다는 실제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국민관광이 국제관광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주요한 정책으로서 부상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hjkinm@k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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