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인가 금강산 관광 사업에 쏠리기 시작한 세간의 이목이 이번 달 들어서는 아예 절정에 오른 듯하다. 하지만 그 관심의 성격이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던 지난 98년과는 정반대의 것이어서 씁쓸할 뿐이다.

지난달 현대는 지불금의 반액만을 북한에 송금, 적자경영에 따른 지불금 유예 신청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관광사업 자체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의사표시를 했다.
2일 현재 북한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북한의 ‘묵묵부답’에 현대는 폭풍 전야의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상황도 상황이려니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개방의 열매’를 직접 보고 느낀 만큼 쉽사리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은 북한의 다른 개혁 개방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등 유리한 근거들을 끌어들여 보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겨울 비수기 동안 현대상선 본사에 파견근무를 나온 한 금강산 관광가이드는 “이러다가 복귀 못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한다. 어느 현대상선 직원은 “그저 어수선할 뿐”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별일이야 있겠냐”며 짐짓 여유를 보이지만 착잡하다. 금강산 관광 지정 여행사 담당 직원은 “카지노 허가든 자금지원이든 정부라도 적극 나서야 되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금강산 관광이 좌초될 경우 북한이 받지 못하게 될 사업대가 6억 달러나 현대아산이 그동안 금강산 사업에 투자한 6억2,000여억 달러 등의 상호 금전적 손실 차원을 떠나 어느 여행사 직원의 표현대로 금강산 관광은 ‘한민족 피의 교류 창구’라는 인식에서 사업 지속의 당위성을 찾고 싶을 뿐인 상황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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