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에 부는 인터넷의 바람은 갈수록 거세지고 혼란스럽다. 정보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유통구조, 새로운 수익모델의 창출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을까? 아니면 또다른 덤핑전쟁의 복사판인가. 온라인이 원가절감과 새로운 마케팅, 고객관리의 혁명을 일구어내는 정보의 격류속에서 여행업계는 어떻게 대처하고 그 미래는 무엇인지. 새천년캠페인 ‘인터넷 당신만 모른다’로 2000년을 열고 있는 여행신문은 창간 8주년을 맞아 취재기자 8명의 ‘인터넷과 여행’특별기자수첩을 통해 각분야별 전망과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인터넷과 오프라인여행사 : BtoB 모델 관심가져야
“인터넷, 중요한 수단이긴 하지만 아직 멀었어요. 돈을 지불하는 세대가 아직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세대인 걸요.” 인터넷에 관한 한 대다수의 오프라인 여행사들은 아직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열풍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내심 온라인 판매에 관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행사에게 항공사에 이어 랜드사까지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과 매출 활동을 펼친다는 소식은 정말 위협적이다. 대형업체들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중·소규모 업체들의 온라인 진출은 자본과 인력이 걸려 있어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하긴 해야겠는데 그럼 어떻게 하느냐’가 여행사의 존폐까지 영향을 미칠 올 한해 오프라인 업체들의 최대 과제인 듯하다.

지난 한국국제관광전에 참가했던 대부분의 외국업체 관계자들이 “인터넷만큼은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BtoB를 앞세운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혼자서 힘들다면 함께 할 수 있는 길도 얼마든지 있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인터넷과 정부 : 공무원도 클릭클릭
인터넷의 바람은 문화관광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월 김대중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앞으로 장관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가 인터넷과 이메일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시사항을 이메일로 전달한 후 문관부에서는 결제철을 들고 이리저리 상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문서를 기안하는 담당 사무관들이 컴퓨터에서 작업한 서류를 키보드 조작만으로 결제코너에 올려놓으면 결제가 이뤄지는 대로 상급자에게 전달되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문관부의 전자결제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자신이 올린 기안의 결제가 어느 선까지 이뤄졌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올 해 들어 달라진 또 하나는 민원도 이메일로 처리하는 경우가 늘었다.

문관부의 담당 공무원들은 자신에게 들어 온 이메일을 확인하고 간단한 문의사항 등은 답장버튼을 클릭하고 그 자리에서 처리한다. 흔히들 공무원하면 현실보다 한 발짝 느리고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인터넷의 이용에 관해서는 공무원 사회도 기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이란 거대한 변화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인터넷과 랜드 : 랜드 온라인 진출이 무섭다
여행업의 온라인 환경이 본격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웬만한 여행업체의 경우 홈페이지 하나쯤은 갖고 있을 만큼 여행업을 파고드는 인터넷의 무게가 증가되면서 최근 랜드사의 홈페이지 개설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홈페이지를 개설한 랜드는 단순히 전화나 팩스를 대신해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정보제공에 불과하다고 변(?)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여행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랜드의 경우 온라인을 통한 모객활동이 능동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최근 들어 홈페이지를 방문한 네티즌들에 의해 심심찮게 가격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 한국 여행시장의 여건상 그 지역에 관한 한 민감한 문제에서부터 시시각각 변화되는 간단한 정보까지 취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랜드.

특히 온라인 환경구축이 확대되면서 막강한 현지 정보력을 바탕으로 마음만 먹으면 여행사를 앞지를 수 있는 모객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랜드가 항공좌석 확보라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어 언제까지 사슬에 묶인 호랑이로 남아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인터넷과 항공 : 피할 수 없다면 머리를 맞대라
누누이 강조하지만 항공사의 인터넷 활용에 있어서 핵심은 역시 소비자 직판을 통한 유통 및 운영비용의 절감이다. 여행사의 반발을 우려, 적극적인 표현은 삼가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인터넷 활용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선 위주이긴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직판을 강화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그 수요의 폭발성에 상당히 고무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일부 선도 외항사들을 중심으로 단순한 스케줄 확인 및 예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에 자체 부킹엔진을 설치, 인터넷 결제와 자체 발권을 서두르고 있는 형국이다. 가격과 편리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결국 소비자들은 이런 새로운 유통구조에 힘을 실어줄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여행사들도 겉으로는 핏대를 세우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마디로 뻔히 보이는 결과를 두고 항공사는 ‘쉬쉬', 여행사는 ‘일단 안돼'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변화의 한복판이다. 더 늦기 전에 서로 무릎을 맞대고 새로운 환경에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노중훈 기자 win@traveltimes.co.kr

◆인터넷과 인바운드 : 인터넷 진출 올 하반기 기대
‘Slow and Steady'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인터넷 진출은 ‘느리지만 꾸준하게’진행중이다. 특히 대형 일반여행업체들 중 인바운드 물량이 많은 여행사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이용한 인바운드 여행업 진출을 비밀리에 진행중이다. 몇몇 업체는 자사 홈페이지를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로 구분해서 섹션화하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인바운드만 따로 분리해서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관광공사도 인바운드 여행사들을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어로 제작된 별도 웹사이트를 제작해 국내 관광지 홍보와 함께 여행사 상품을 홈페이지 링크나 웹사이트내 별도 섹션을 통해 알리고 있다. 아직 여행사 참여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몇몇 업체는 적극적인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대체로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인터넷 사업 진출은 소극적이다.

“먼저 나서는 것을 꺼립니다.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지켜보면서 나름대로 수정과 수정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모 여행사 전산팀 관계자의 말이다. 몇몇 관계자들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면 인바운드 여행 사업을 어떻게 인터넷에 접목시킬 것인지는 올 하반기,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김성철 기자 ruke@traveltimes.co.kr

◆인터넷과 호텔 : ‘인터넷은 또 하나의 거대 서비스’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임에 틀림없습니다' 굳이 호텔 종사자의 이런 언급을 빌리지 않더라도 호텔에도 역시 인터넷의 세찬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호텔은 물론 전세계 대부분의 호텔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갖추고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전자우편 주소를 확보해 전자우편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또 인터넷 전문업체와의 활발한 기술제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신속하고 간편한' 홈페이지 제작에 경쟁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몇몇 호텔은 아예 ‘테크놀러지 버틀러(Technology Butler)'라고 불리는 인터넷 전담 직원을 두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호텔의 인터넷 마케팅 및 서비스제공은 현재로선 미미한 게 사실이다. 온라인 예약의 경우 성사되는 건수는 하루 5∼6건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강하지 않을뿐더러 예약시스템도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인터넷이 거부할 수 없는 주력 서비스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는 거의 모든 종사자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인터넷과 온라인여행사 : 온라인 여행사, 인내만이 살길(?)
H여행사 사이트기획팀은 오늘도 4시간 릴레이 회의를 했다. 초미의 화두는 '수익모델'. 일주일에 3-4번은 어김없이 모인다. 뭐든지 제대로 하려면 돈 안드는 사업이 없겠지만 인터넷은 초기자본부터 관리까지 그야말로 돈 먹는 귀신이다.

뚜렷한 수익모델이 있으면 그나마 위로라도 받겠건만 지금까지는 '뭔가 해놓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강박에 숨가쁘게 달려오기만 했다. 여행사뿐 아니라 온라인을 하고 있는 모든 인터넷업체가 수익창출과 관련해서는 목이 마르다. '전문화만이 살길'이라는 구호를 거쳐 이제 '전략적 제휴'와 '인수 및 합병(M&A)'이 대두되고 있다. 그것도 같은 업종의 단순협력이 아닌 웨딩, 금융, 증권, 동호회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변화한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현재로선 눈에 띄는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전문가들은 사이트 구축에서부터 수익이 생길 때까지의 기간을 '인내기간(patient period)'이라고 부른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2년을 보고 있고, 온라인여행사의 살길모색 역시 그 시간이 고비다. 이제는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인터넷과 관광청 : 홈페이지 관리? 얼굴 가꾸기!
주한외국관광청에 있어서 한글 홈페이지 개설 여부는 아무래도 한국시장의 입지와 비례관계를 가진다. 올해만 해도 괌관광청, 홍콩관광청이 한글 홈페이지를 오픈 했고 싱가포르와 캐나다 관광청이 준비작업을 진행중일 정도로 ‘정보의 바다' 한쪽에 해당 국가를 챙겨 넣고 싶어한다.

그러나 예산부족과 절차상의 복잡함, 그리고 관계자들의 마인드에 따라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도 많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한글 홈페이지들은 천편일률적으로 가이드북의 내용을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올려놓는 수준에 머무른다. 이런 작업들이 소비자들의 전화문의와 자료요청에 응하는 업무들을 크게 덜어줄지는 몰라도 좀더 따끈따근하고 정확한 정보를 위해 굳이 관광청의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에게는 무성의의 표본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관광청의 홈페이지는 한 국가의 얼굴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애써 쌓은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리포트 작성을 위한 자료요청부터 가장 싸게, 심지어는 공짜로 여행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요구들을 다 소화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의 의견에 좀 더 탄력적으로 반응하고 노력하는 실무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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