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의 조그만 식당이 새로 문을 열어도 화분을 보내 축하해 주는 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이다. 나중에 영업이 잘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그런데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 때 축하보다는 볼멘소리가 전국 각지에서 터져 나왔다. 한 마디로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서울에 살면서 지하철 5호선이나 올림픽대로를 타고 김포공항을 쉽게 이용했던 사람들은 공항이 멀고 요금도 많이 든다고 불평하고, 다른 지역주민들은 인천국제공항과 직접 연결하는 국내선이 없어서 불만이다. 그러니 개항을 축하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홍콩관광청 초청으로 한달 전에 홍콩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쳅락콕 공항에 도착하여 승용차를 타고 구룡반도 중심부에 있는 호텔까지 도착하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일요일 오후인데도 차가 밀리지 않기에 동행한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더니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은 승용차보다는 고속열차인 야마테를 이용하기 때문이란다. 돌아오는 길에 야마테를 이용해보니 홍콩 중심부의 구룡역에서 공항까지 17분이 걸렸다.

홍콩이라는 작은 지역을 감안하더라도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인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국제항공사들이 어떤 공항을 이용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교통량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만, 승객들의 편리도 함께 생각한다. 대전 이북 지역에서는 고속터미널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정기적으로 운행한다. 그러나 부산, 대구, 포항, 광주지역 등 대전 이남에서는 이나마도 없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부산에서는 인천공항으로 직항하는 항공편이 일부 운행되고 있고, 미국, 유럽, 호주 등 장거리 노선이 있어서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지역의 한 여행사 사장에 의하면 요금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보다 대략 20~30% 저렴하여 남부지역 주민들이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장거리 여행의 경우, 일본에서 갈아타야 하니 공항세를 일본에 지불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인바운드의 경우, 교통이 불편하여 몇 군데만 둘러볼 수밖에 없는 여행상품보다 여러 곳을 다녀갈 수 있는 상품을 여행자는 선호한다. 비용, 시간, 여행경험을 총체적으로 생각하여 여행상품의 가치를 재단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김포에서 지역공항으로 바로 연결되어 외국인 관광객의 일부를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내선과 국제선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느낀다.

지역의 주요 관광목적지로 가는 접근성이 좋지 못하면 외국인들은 굳이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 서울근교에서만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제2차 관광개발기본계획에 의하면 지역특성화와 연계를 통해 관광개발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국제선과 국내선의 연계가 불편하여 과연 계획대로 추진하게 될는지 의문이다.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고, 해마다 개최하는 메가이벤트를 활용하여 전체적으로 한국의 붐을 조성하려면 항공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관광의 국제경쟁력 강화는 관광교통체계에서 나온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한국방문의 해가 아니라 서울방문의 해가 될 것이고, 서울 붐만 일어날 것이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ickoh@kmucc.kei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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